한인교회부터 깨워 선교적 교회로 전환시켜야
21세기 신(新)유목민의 시대를 맞아 다민족 다문화 출신 디아스포라 공동체가 미전도종족 복음화를 위한 새로운 선교 주체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교회에서도 전 세계 750만 한인디아스포라의 선교동원이 이슈다. 이런 가운데 한인디아스포라를 선교에 동원하려면 개개인을 모집하기에 앞서 지역 한인교회부터 깨워 선교적 교회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한인교회가 선교적 교회가 되려면 구체적인 선교로드맵 제시와 함께 제자훈련, 전도훈련, 양육 등 비형식 교육이 반드시 요청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7일 남서울교회 비전센터에서 열린 한국선교연구원(KRIM, 원장 문상철) 2016 상반기 한국선교학포럼에서 정철화 GBT 선교사는 호주와 뉴질랜드 한인교회를 대상으로 연구한 박사학위 논문 ‘선교적 교회를 위한 선교 동원가의 교회 사역 참여 전략’을 발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올해 13년째 호주와 뉴질랜드 한인교회를 대상으로 선교동원사역을 해 온 그는 이날 먼저 전인성과 함께 성경적 교육을 지향한 기독교교육학자 테드 워드의 ‘비형식 교육’을 언급하며 “선교적 교회가 되기 위한 비형식 교육의 필요성은 이번 논문의 중요한 결론이며, 이는 선교적 교회로 진행되는 모든 과정에서 기본 전제”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교차 문화적 상황을 가진 호주와 뉴질랜드 한인교회의 상황에서 나온 새로운 이론은 ‘교차문화 속의 비형식 교육’”이라며 다른 나라의 문화적 상황에서도 한인교회가 선교적 교회가 되기 위한 연구 프로젝트들이 이어지길 기대했다.
한인디아스포라 교회, 어떻게 선교적 교회로 전환할 수 있나
호주.뉴질랜드 한인교회 대상 연구 결과 발표돼
이번 연구는 호주(350개)와 뉴질랜드(150개) 내 총 500개 디아스포라 한인교회, 3만 6천 명의 한인 신자 중 104개 한인교회, 209명의 한인 신자를 대상으로 2014년 2월부터 3월까지 약 1달 반 동안 설문지를 통한 양적 조사, 33개 교회 64명을 대상으로 2014년 4월부터 5월까지 약 두 달 동안 인터뷰를 통한 질적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연구에 따르면 호주와 뉴질랜드 한인교회는 선교적 교회의 롤모델로 ‘안디옥 다민족교회’를 주모델로, ‘예루살렘교회의 유무상통 신앙공동체’를 부모델로 삼고 있었고, 선교적 교회가 됐을 때 행복지수(83.3%)도 높았다. 또 해외 단기선교 경험과 이후 중장기 선교사 양성에 대한 책임도 인식하는 등 선교적 잠재력이 높았다.
그러나 해외 단기선교 경험에 비해 국내 다민족 선교 경험은 현저히 적었고, 교회 전체가 선교적 부르심에 순종하기보단 담임목회자, 당회 부속기관으로서 선교위원회, 선교위원장이 선교 사항을 책임지는 점, 선교팀 제도를 도입해도 책무의식이 낮고 사후 보고 체계가 허술한 점 등의 부족한 부분도 나타났다. 선교 로드맵이 없는 응답자도 97.6%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정철화 선교사는 “선교적 교회를 향한 가장 중요한 실천 방안은 복음 중심의 목회 시스템 구축”이라며 “호주, 뉴질랜드 한인교회의 높은 선교적 이해와 잠재력에 비해 교회 선교 역량 분석, 선교 구조 확립, 선교 전략 설정, 선교 인프라와 인력 확보, 단계별 실천 계획 등 실무에 취약하여 선교로드맵이 요청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주와 뉴질랜드 지역 상황에서 한인교회의 현 상황을 ‘①높은 선교적 이해와 선교 열정 ②다문화 일상에서의 활발한 이웃과의 교제 ③활발한 해외 단기선교와 미진한 국내 다민족 선교 ④경직된 선교 구조와 허술한 행정 ⑤세대 간 신앙 전수 이슈’ 등으로 요약하고, 선교적 교회로 전환하려면 ‘①강력한 선교적 말씀 선포 ②2세와 다민족을 위한 영어 예배 시작 ③주일학교가 선교적 교육에 중점을 둘 것 ④체계적인 선교 교육 ⑤국내 다민족 선교와 해외 단기선교의 연결’이 요청됐다고 말했다. 또 선교로드맵에 포함될 내용을 3년 교과 과정으로 가정해 소개하기도 했다.
정 선교사는 “가속되는 디아스포라 현상의 세계화 추세에서 다민족 다문화 현상은 전 세계 대도시들이 예외 없이 당면할 사안”이라며 “나라, 지역, 도시 단위로 선교학적 연구가 더 활발하게 진행돼야 하며, 디아스포라 한인교회와 전문 선교단체, 신학교들이 협력과 분업의 형태로 연구사역을 감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교적 교회를 위한 이러한 모든 시도는 교회 체질 변화와 질적 성장에 관계되는 중대사로 오랜 시간과 끈질긴 노력을 요구한다”며 “눈에 띄는 결과를 얻거나 다수의 주목을 받지 못해도 하나님의 시간(Kairos)에 이뤄질 것이며, 그 유익함을 목회 현장과 선교 현지에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
_출처:저자와 선교신문의 허락과 함께 https://missionews.co.kr/news/481323에서 가져오고 33면 지도와 32면 하단 사진 및 33면의 제목만 편집자가 임의로 실었음을 밝힌다.<편집자 주>
정철화.조경자 부부 선교사 가족은 1988년 12월 한국을 떠나 2003년 3월까지 파푸아뉴기니의 쿠오트 부족 위한 성경번역 및 사역을 하다가 호주의 위클리프선교회의 초청으로 한인교회가 선교적 교회로 나아가는 사역을 섬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