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고싶다-루아페후의 겨울

"이렇게 멋진 설경을 보다니!" 그저 감탄이 절로 나와

아직은 겨울인지라 크리스천라이프 커버 스토리에 눈 사진을 싣기로 했다.

컴퓨터에 눈 사진이 있긴 하지만 금방 찍은 생생한 사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신문 기사를 봤다. 어 이게 뭔가? Met Service에서 북섬 동남부 지역에 폭설 주의보를 내렸단다.

호크스 베이는 전체가 눈으로 출입이 통제되었고 북섬의 고산지대인 데저트 로드도 폐쇄되었다고 한다.
데저트 로드면 루아페후산의 남측이니, 북측인 화카파파쪽도 분명 눈이 많이 내렸을 것이다.

그런데 그 지역 기상 위성사진을 보니 딱 내일 하루는 맑은 것으로 나온다. 모레부터는 다시 일주일 내내 비가 온단다.
“으잉! 그렇담 때가 바로 내일이구먼.”

요즘 기온이면 폭설이 왔다 해도 해가 나면 차가 다니는 길은 금방 녹을 거니 갔다 오는 길은 문제가 없으리라. 혹 길이 막힌다면 포기하고 돌아오기로 하고 내일 아침에 일단 출발하기로 했다.

아침 8시에 출발해서 테쿠이티에서 주유 겸 잠시 쉰 후 부지런히 4시간을 달렸다.
예상대로 4번에서 47번이 갈라지는 국립공원 삼거리 근처까지는 무난히 도착했는데 거기서부터 4번이 폐쇄되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트럭이 눈길에 미끄러져 넘어진 사고가 났다고 했다.

북섬 최고봉 루아페후의 겨울눈
통가리로는 오후부터 구름이 낀다는 예보 때문에 오후 1시 전에는 도착해야 설산을 찍을 수 있다. 국립공원 삼거리 근처까지 갔을 때 이미 서쪽에서 검은 비구름이 밀려와 루아페후산 서쪽 편을 휘감고 있었다. 어쩌나~ 이번 호에 결국 해묵은 사진을 실어야 하나?

우리는 거기서 47번으로 좌회전하기 때문에 일단 차에서 내려 상황 파악한 후 텅 비어있는 반대차선으로 조심조심 간신히 빠져나갔다. 하나님께서 길을 인도해 주심에 감사하며 화카파파로 들어가는 48번 삼거리까지 무난히 도착했다.

홀리데이 파크는 예약해 두었으니 일단 설산부터 찍기로 하고 적당한 포인트를 찾았다. 산 서쪽 일부는 구름이 덮고 있었지만, 각도만 잘 잡으면 설산 전경을 담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설산 전경을 찍은 후 구름이 온 산을 덮기 전에 산 위로 가고자 곧장 입구로 갔는데 입구에서 통제되었다. 4X4 나 바퀴에 체인 감은 차만 허용되어 스키 장면과 설산 근접 촬영은 포기하고 밑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오후 3시 반에 혹시나 하고 산 입구에 다시 가봤더니 출입 통제가 막 풀렸다.
“이렇게 멋진 설경을 보다니!” 그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스키장도 개장되어 있어 스키 장면도 찍고 눈에 푹푹 빠져보는 체험도 하며 마음껏 눈과 함께 놀다가 홀리데이 파크로 들어갔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언 16장 9절) 말씀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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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득
1978년에 해외 연수를 갔다가 카메라를 구입한 이래 사진 찍는 것이 재미있어 짬만 나면 카메라를 들고 여행 다니며 풍경 사진을 즐겨 찍어왔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멋진 풍경을 카메라를 통해 사진으로 표현하여 독자와 함께 감사하며 찬양하고자 포토에세이를 연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