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브루타의 핵심이 뭐예요?”

P: ‘질문’, ‘말하기’, ‘스스로 하기’에 대해 알아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
I: 저는 세 가지 단어의 공통 연결고리가‘관계성’으로 느껴지더라구요. 질문을 하거나 말을 하고 또 스스로 하는 장은 결국 사람들이 모인 곳이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이니까요?
P: 잘 보았네. 교회에서 교육하는 목적이 무엇인가? 하나님을 경외하고 이웃을 섬기게 하기 위한 것 아닌가? 그것은 세 가지 측면에서의 변화와 함께 일어난다네.

I: 세 가지 측면의 변화라구요?
P: 지식의 변화, 지혜의 변화, 태도의 변화라고 할 수 있어. 성경 하브루타를 하다 보면 깊은 지식을 얻고, 나눔을 통해 지혜로운 삶의 기술을 습득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뿐만 아니라 옆에 있는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갖게 돼.

I: 그럼 하브루타는 지식과 지혜와 관계 능력을 키워주는 교육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P: 그렇지. 자 그럼 자네가 한 주간 생각해온 질문에 대해 이야기해 보세. 질문이 무엇이고 왜 중요하고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일세.

I: 질문은 question이라는 영어 단어보다 한자 質問이 더 하브루타와 맞는 것 같아요. 프랑스어와 라틴어가 결합된 question은 과거의 어떤 것을 확인하는 정도에서 출발해서 오늘날의 ‘질문’이란 의미로 사용됩니다. 그런데 한자에서의 質問은 ‘바탕이나 근본을 묻는 것’이더라구요.
P: 잘 보았네. 그런데 하브루타에서 질문의 영역은 바탕, 근본, 원리를 묻는 심오한 것과 더불어 단순한 질문도 포함하는 세상의 모든 질문으로 보는 것이 더 좋다네. 유대인들의 ‘후츠파’ 정신은 ‘세상에 묻지 못할 질문은 아무것도 없다’라네. ‘후츠파’라는 단어의 뉘앙스는 ‘버릇없는’ 또는 ‘무례한’ 같은 이미지인데, 유대인들은 그렇게 보일 정도로 과감하게 질문한다는 말일세.

I: 후츠파가 그런 의미였군요. 유대인들이 질문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가 있나요?
P: 질문이 지식과 지혜의 갈고리이기 때문일세.

I: 갈고리요? 아주 재미있는 표현이네요. 좀 더 풀어서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P: 어떤 사람은 호기심이 질문을 만든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질문이 호기심을 만든다고 하는데 어디에서 출발했든 질문과 호기심은 우리를 지식 세계로 안내하고, 지혜의 샘을 마음껏 마시게 하지. 그리고 삶에서 그것을 누리게 해. 그래서 질문은 지혜를 캐는 갈고리라는 것 일세.

I: 그럼 어떻게 하면 질문을 잘 할 수 있을까요?
P: 질문도 배워야 해. 최근 ‘창의성’이란 말을 많이 하는데, 창의성도 결국 질문을 통해 만들어지지. 안타까운 점은 현재의 교육시스템이 지식을 지혜로 연결시키기보다 그저 진도를 빨리 나가고 사용빈도가 적은 지식들을 얼마나 기억했는가 평가하고 끝난다는 점이야.

I: 저도 동감합니다. 대부분의 교실은 질문을 만드는 연습을 안 해보기도 했지만, 질문을 하면 눈총을 주거나 수준 떨어지는 아이라고 생각해요.
P: 우리나라에 아주 나쁜 속담 둘이 있는데, 하나는 “쌀은 꾸어도 지식은 꾸지 마라”라는 말과 “가만있어도 중간은 간다”라는 말이 있어. 사실은 그 반대가 되어야 하는데 말이야. 세상에 쓸모없는 질문은 하나도 없다네. 사실 오늘날과 같은 과학의 발전은 아이러니하게도 엉뚱한 질문과 호기심에서 나왔다네. 질문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어떻게 성경 하브루타를 하는가?’에서 더 나눠보세. 이제 두 번째 요소인 ‘이야기하기’에 대해 말해 보세.

I: 유대인들은 “말로 설명하지 못하는 지식은 모르는 것”으로 말합니다. 설명한다는 것은 단순한 암기가 아닌 이해를 전제로 하는 것이죠.
P: 맞네. 사실 사람은 자기가 이해한 것을 더 잘 기억하는 법이지. 에드거 데일(Edgar Dale)이 학습한지 48시간이 지난 후 학생들의 기억력을 실험한 적이 있어. 읽기만 한 경우 10%, 듣기만 한 경우 20%, 보기만 한 경우 30%, 보고 들은 경우 50%, 말하고 필기 할 경우 70%였다네. 그런데 행동하고 말한 경우는 90%를 기억했다네. 유대인들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가정에서 말하는 훈련을 시작해.

I: 베드타임 스토리와 안식일의 저녁식사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P: 그렇네. 베드타임 스토리는 아이와 소통하며 아이들의 상상력과 생각 근육을 키워주는 시간일세. 아이들은 자기가 책을 읽을 때보다 부모가 읽어줄 때 상상력이 더 커진다네. 아직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이 작기 때문이지.
또 금요일 저녁에 가족들은 한 주일 중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으며 신앙적인 대화와 더불어 한 주간 있었던 일을 나누지. 거기서 부모와 자녀의 소통과 관계성이 깊어진다네. 그 시간은 부모의 족집게 지혜 코칭이 이루어지는 시간이야. 물론 안식일 식탁 나눔은 유대인들의 종교의식이기도 해

I: 그래서 그들이 세대를 초월해서 이야기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이군요. 예전에 신문에서 본 적이 있는데요. 군대에서 신병이 장군과 편하게 대화하고, 회사에서 신입사원이 CEO에게 스스럼없이 자기 의견을 이야기하더라구요.
P: 나도 흥미롭게 읽었던 적이 있었어.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점은 말을 잘 한다는 것이 많이 한다는 것이 아니고 자기 주장을 분명하게 말하고 근거와 사례까지 논리적으로 잘 표현한다는 의미지. 자, 그럼 아이들이 독립적 자기 주체가 되는 것이 왜 중요한지와 하브루타가 어떻게 아이들을 자기 주도적으로 행동하게 하는지 이야기해 보세.

I: 한국인 부모들을 ‘헬리콥터 맘’ 또는 ‘캥거루 부모’라고 하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아마 아이들을 지나치게 사랑해서 생기는 부작용 같아요. 아이들이 스스로 하게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요?
P: 유대인들은 “자녀를 반만 사랑하라”고 해. 사실 자식 사랑하는 마음과 자식이 잘되기 바라는 마음은 어느 부모나 같을 거야. 하지만 사랑하는 만큼 모든 것을 해주는 것을 사랑이라고 볼 수 없어. 한국인 부모들은 자식을 너무 사랑해서 아이들을 보호하기 바빠. 그래서 지시하고 통제하고 어떤 틀 안에 가두어 놓으며 꽃 길만 걸으라고 해.
하지만 유대인들은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에게 결핍을 겪게 한다네. 그리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시도하도록 격려해.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꽃 길이 아니라, 험한 길을 지혜롭게 통과하도록 격려하고 도와주는 것이라네. 그래서 직접이든 간접이든 많은 경험이 필요한 것이고.

I: 맞아요. 아이들도 자기의 문제를 부모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오늘 목사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질문, 이야기, 스스로 하기가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를 확실히 정리했다. 지금까지 하브루타가 오늘날 왜 필요한지와 특히 학교와 가정과 교회에서 정말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

다음 주는 하브루타를 오랜 시간 연구하면서 목사님이 고안한 4ways 7steps의 원리를 말씀해 주시기로 했다. 특히 목사님이 만든 원리는 하브루타의 모든 요소를 영어 스펠링에 맞춰서 누구나 쉽게 배우고 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