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턴한인교회에서 참전용사를 위한 첫 행사는 1996년 6월에 있었다. 하지만 그 뒤로 다시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한인교회 창립 20주년 맞은 2015년 이듬해인 2016년에 다시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모시고 감사의 뜻을 전하자는 의견이 모였다.
계속되는 참전용사의 한국에 대한 진심 어린 사랑
이러한 계기가 마련된 것은 아무도 의도하지 않는 일에서 시작되었다. 해밀턴에만 있는 한뉴우정협회를 참석하게 되면 늘 참전용사들이 오신다.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자신이 생명을 걸고 지켜낸 대한민국을 여전히 사랑하고 진심 어린 마음으로 아끼는 모습을 볼 때마다 여전히 우리가 사랑의 빚을 지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
그러나 이분들의 희생으로 해외까지 나와 사는 우리는 정작 아무것도 해드리는 것이 없었다. 하여 참전용사들이 더 나이 들기 전에 대한민국의 한 일원으로서 이분들의 희생과 헌신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 교회의 도리라 여겨졌다.
이 일은 키위와 코리안이 한 몸을 이루고 있는 우리 교회가 이 일을 감당할 일이었다. 2016년부터 매년 6월 25일을 전후로 Peace Sunday 연합예배와 감사의 행사를 하고 있다.
이렇게 다시 시작된 이 행사에 참전용사는 기꺼이 기쁘게 참석한다. 부부와 함께 오는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때론 그 손녀들이 대신 참석하기도 한다. 할아버지께서 오래전 한국을 위해서 싸우신 십자가의 흔적인 자랑스러운 훈장을 고이 지니고 참석한다.
젊어서 자신을 희생하신 분들, 그중에 돌아오지 못한 분들에 대한 숙연한 감사는 어떻게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그런 마음을 담아 참전용사들을 섬길 때 연세 많으신 참전용사 할아버지들은 어린아이같이 즐거워하고 기뻐하신다.
세계에 진출하며 선두에 서 있는 발전하는 대한민국을 보며 이분들께서는 자신들의 수고가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하며 자부와 긍지를 가진다.
Peace Sunday의 목적은 감사와 기도
이제 연세가 많으신 관계로 생존하는 참전용사들이 한 분 한 분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매년 6월 이분들은 70년 전 생명을 나눈 전우를 다시 만난다. 세상에 그런 우정을 나눈 친구보다 더한 친구가 있을까? 살아계시는 동안 잊을 수 없는 전우를 만나 기쁨을 나누게 하고, 생존해 계시는 동안 끝까지 감사의 마음을 품고 섬기는 것이 작은 보답을 하는 것이 이 행사이다.
마지막 가시는 순간까지 자신이 희생한 땅을 위한 기도를 통해 그 꿈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는 것이 이 행사의 주목적이다. 이를 위해 우리가 함께 모여 감사하며 꿈을 이루시는 하나님께 기도하며 Kiwi-Korean Peace Sunday 연합예배를 드린다.
“한반도의 자유 .평화 .통일은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가능한 꿈”
해밀턴에서 제일 먼저 설립된 해밀턴 한인교회는 지난 10월 18일 오전 10시, 해밀턴 한인교회 교회당에서 와이카토 지역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초청하여 St. Andrew’s 교회 키위 공동체와 Peace Sunday 연합예배를 감사와 기쁨과 소망으로 드렸다.
Peace Sunday 연합예배로 진행
이날 행사는 1부 연합예배, 2부 감사와 오찬으로 진행되었다. 1부 연합예배는 참전용사들과 가족들을 맨 앞줄 좌석에 모시고, Rev Ken Wall 목사와 함태주 목사가 한국어 혹은 영어로 공동 진행하였다. 예배는 그 어느 때 보다 진지했고, 한반도를 향한 평화와 통일을 위한 간절한 기도의 마음으로 가득했다.
예배가 진행되는 순서 가운데 교제하는 시간이 되었을 때 모든 성도들은 다 일어나 함께 참여한 성도들을 기쁨으로 환영하고 축복의 교제를 나눈 후 특별한 순서가 가졌다.
예배 공동진행자인 켄 월 목사가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의 아낌없는 수고와 헌신에 대해 경의를 표하자는 제안에 키위와 코리안 교우들이 일제히 일어나 우레와 같은 박수로 경의를 표한 것이다. 참으로 감동을 주는 장면이었다.
설교에 앞서 어린이 시간에는 키위 공동체를 섬기는 켄 월 목사가 참전 용사 한 분을 앞으로 초대하여 한국전 참전 당시의 역사를 생생하게 듣는 시간을 가졌고, 한인교회 성도들로 구성된 특별찬양이 은은하게 예배당에 가득 차는 순서도 있었다.
리차드 로렌스 목사의 희망 메시지
설교는 한국과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하였으며, 뉴질랜드인 그 누구보다 한반도에 대한 깊은 애정을 품고 한뉴우정협회를 결성하여 10년 이상 대한민국과 뉴질랜드의 민간 친선 가교 역할을 이어가 가고 있는 Rev Richard Lawrence가 담당했다.
리차드 로렌스 목사는 해밀턴 한인교회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데, 해밀턴 한인교회 창립될 당시 키위 교회 담임목사였다.
리차드 로렌스 목사는 “A Possible Dream?”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한국전쟁에 참전한 용사들 꿈은 무엇이며, 대한민국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물으며 70년 전의 한반도의 아픔을 돌이켜보았다. 그것은 자유였으나, 하지만 70년 세월의 전쟁 아픔이 아직도 있고, 여전히 분단 되어 있으며 온전한 자유와 평화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아프게 말하였다.
“한반도의 진정한 자유와 평화와 통일의 꿈은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가능한 꿈”이라 증거가 되며 하나님 안에서 기대와 소망을 품으라 전하였다.
감사와 풍성한 잔치
2부 순서는 예배 후 장소를 옮겨 The link라는 선교관에서 계속되었는데, 참전용사 대표 Jim Newman 씨가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염원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했고, 주오클랜드 홍배관 총영사 또한 참전 용사들의 헌신과 희생에 대해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하였다.
아울러 한인교회 김용주 집사가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며 감사의 시를 직접 지어 낭송하였는데 깊은 울림이 있었다. 시 제목은 “70년-당신들이 지켜낸 것”이었다.
오찬 중 강강술래 전통 놀이 소개
이와 더불어 한인교회 성도들과 세인트 앤드류 키위 성도들이 함께 정성껏 준비한 오찬이 성대히 베풀어지며 행사의 분위기가 절정에 올랐다. 한편 한인교회 어린이 팀은 참전용사들 앞에서 한복을 입고 한국의 전통 놀이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강술래를 아이들이 직접 해 보였는데, 한복을 입고 강강술래 놀이를 하는 모습을 참전용사들이 매우 흥미롭게 바라보았고, 또 신기하게 여겼다.
맛있는 오찬 중에 키위 공동체와 한인교회 공동체가 한마음이 되는 식탁 교제를 마음껏 즐겼는데 키위들은 한국 전통음식을 새롭게 경험하는 재미와 맛에 빠졌고, 한인들은 키위 음식의 향취에 빠져 만면에 웃음이 가득하였다.
마지막 순서로는 선물을 준비하여 한 분 한 분에게 전해드리는 것이었다. 올해는 특히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한국대사관과 해밀턴 한인교회에서 준비한 선물과 민주평통 뉴질랜드협회에서 제작한 감사 편지와 책자까지 준비되어 예년에 비교해 더욱 풍성하였다.
기도와 참전용사들의 감사
이번 참전용사와 함께하는 Peace Sunday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더욱 각별한 신경을 써야 했다. 이유는 COVID-19도 문제지만 연로하신 참전용사들과 가족들이 오고 가는 길에 안전사고가 없이 평안과 기쁨 가득한 시간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 그렇게 응답하셨다.
행사 후 며칠 뒤 한국전 참전용사회 부대표로 섬기고 있는 Tony Marchioni 씨가 감사의 마음과 함께 그날 참으로 기뻤고, 한반도의 평화로운 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Covid-19로 인한 어려움 넘어 잘 감당한 협력과 헌신
이번 연합예배와 초청행사를 위해 키위와 코리안이 다시 한번 한 몸을 이루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2016년부터 매년 한국전쟁이 시작된 6월 25일 전후로 참전용사 초청 예배를 드렸는데 올해는 코로나로 인하여 거듭 연기된 끝에 어렵게 마련되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조율하고 기획해 나가는 Kiwi-Korean Liaison 위원회의 아름다운 협력, 남여신도회의 전적인 헌신, 구역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어린이 팀의 알찬 준비, 그리고 온 성도의 따뜻한 섬김과 기도가 COVID – 19로 어수선한 상황을 넘어 본 예배와 행사를 감당하게 하는 큰 힘이 되었다. 이번 행사는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며 모든 것을 함께 준비하고 헌신한 키위 성도들과 한인 성도들과 각 기관의 아름다운 협력에 감사드린다.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 기리는 감사의 시
70년, 당신들이 지켜낸 것
오늘 이곳에서 당신들을 봅니다
당신들이 지켜낸 우리의 가정,
당신들이 환히 열어준 조국의 미래,
아이들의 미래를 잡아준 당신들
그리고 평화를 피워낸 당신들
당신들은 생에서 처음 만난 꽁꽁 언 임진강에서
겪어본 적 없는 찌는 듯한 더위에서
적과 싸우고
큰소리로 노랠 부르며
당신들을 향한 가족들의 염려를 재우고
당신들의 젊음은 당당했습니다.
당신들이 지켜낸 곳의 고비마다
당신들은 함께 마음을 졸이며 지켜보았고,
춥고 배고파 거리에서 울던
당신들이 연민으로 바라보던
당신들이 지켜낸 아이들이 대한민국 역군이 되어
평화의 땅을 일궈낸 것에 흐뭇해하고
수만 킬로를 잇는
당신들의 삶은 풍성했습니다.
70년, 미래의 오늘 당신들이 지켜낸 것들
보며 환하게 웃는 당신들 앞에
평화도 활짝 웃습니다.
김용주 집사<해밀턴 한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