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기억하고 기도하면 좋겠지만 자주 그렇지 못하고 종종 잊어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기도도 습관이 되어야 하나 보다.
전에 ID Fashion week라는 곳에서 나름 디자이너로서는 큰 패션쇼에 참가했을 때 일이다.
금요일, 토요일 이틀을 패션쇼에 서게 되었었다. 정말 감사한 일이었고 그래서 더욱 backstage에서 꼭 나의 차례가 되었을 때 기도하리라고 마음먹었었다.
그리고는 쇼가 무척 바쁘게 지나갔었다. 그 무대가 나에게 처음이어서 그랬었는지 어려웠고, 무척이나 바쁘고, 정신없었으며 초조했던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화려했던 모든 것이 다 끝났을 때 그렇게 열심히 준비해온 게 3분 만에 끝났다는 사실에 허무할 수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아쉬운 것이 있었다. 그렇게 다짐 다짐하며 생각했던 기도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왜냐하면 똑같이 쇼했던 금요일에도 너무 바쁘고 정신없었는데 그 Pressure 가 있었던 시간에 기도하지 못했기에 그다음 날인 토요일에는 잊지 않고 꼭 하리라고 다짐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다짐을 하고도 토요일에 난 또 까먹었었다.
사람인지라 내 눈앞의 상황이 먼저 보이는 게 자연스러운 거라지만 너무 죄송스러웠던 시간이다.
그래도 하나님은 내가 기도하지 않던 순간들에도 처음 하는 모델들조차 정말 멋진 walk를 보여주었었다.
집에서의 기도
화려한 옷들 뒤에 필자도 편하게 옷 입는 시간이 있다.
우리 형 방문 앞
나의 가장 초라한 모습의 자리
나의 가장 솔직한 모습의 자리
나의 있는 모습 그대로의 자리
세상의 초라함이 아름다움이 되는 자리
망신당할 솔직함에 되려 칭찬받는 자리
나의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을 받는 자리
나를 가장 가치 있게 하는 그 자리
주님의 가치를 알아가고 인정해드리는 자리.
비싼 가방
나는 비싼 가방이 있다. 오늘 고기 부패에 갔었다. 불편했다. 가방에 고기 냄새가 밸까 봐.
옆에 걸어 놓고 음식 가지러 갈 때 라벨을 가리게 된다. 누가 알아보고 훔쳐 갈까 봐.
참 아이러니하다.
나는 가방을 멜 때는 상표가 보이는 쪽으로 사용했었다.
있는 사람인 척하고 싶었나 보다.
그냥 덧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비싼 돈 주고 불안함을 같이 샀다는 생각과
아무 데나 들고 다닐 수 없는 불편한 가방을 샀다는 생각에.
산 값과 불안함의 값이 비례한다.
살 수 없는 걸 사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