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셋째 주/6월 넷째 주

6월 셋째 주 찬송/75장(통일333장) 날마다 주와 멀어져

어려울 때 마다 귓전을 스치는 어머니의 기도소리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중략)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시인 심순덕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중 일부입니다.

요즈음도 한밤 중 어디선가 흐느끼는 소리에 잠 깨어 살펴보면 어김없이 멀리 떠나보낸 자식들을 위해 울며 기도하는 아내입니다. 같이 난 자식인데도 자신의 몸에서 산고를 겪으며 열 달 동안 함께 있은 탓인지 자식생각이 아비인 나와는 사뭇 다른가봅니다.

모성애(母性愛)는 부성애(父性愛)에 열 곱은 더한가봅니다. 그런 엄마 품에서 잠결에 들어왔던 그 기도소리를 자식은 평생 잊을 수 없습니다. 더욱이 인생을 살다 어찌할 바를 모를 때일수록 그 기도소리는 더더욱 크게 귓전을 스칠 것입니다.

찬송 시 ‘날마다 주와 멀어져’는 프랑스 계 미국인인 드아르몽(Lizzie DeArmond, 1861-1921)여사가 지었습니다. 그녀는 일찍이 목사인 남편을 잃고 생활전선에서 온갖 고난을 겪으면서도 굳센 믿음으로 여덟 자식을 잘 양육했다고 합니다. 거푸 반복되는 “어머니의 기도가 나를 따라 다녔다”(Mother’s pray’rs have followed me)란 구절에서 시인이 가진 ‘머리맡 신앙교육’철학을 엿 볼 수 있습니다.

바울도 디모데를 가리켜 어머니가 물려준 믿음의 유산(遺産)으로 보고 “이 믿음은 먼저 네 외조모 로이스와 네 어머니 유니게 속에 있더니 네 속에도 있는 줄 확신하노라.”(딤후 1;5)라 하지 않았던가요.

곡명 MOTHER’S PRAYER의 작곡자는 미국의 피아니스트인 벤틀리 아클리(Bentley DeForest Ackley, 1872-1958)로 ‘부활 하신 구세주’(162장)를 작곡한 헨리 아클리(Alfred Henry Ackley, 1887-1960)의 친형이입니다.

그는 1907년부터 8년간 성가출판사 대표인 로드히버(Homer Rodeheaver)와 빌리 선데이(Billy Sunday)부흥사와 함께 전도단 일원으로 봉사하였습니다. 그는 평생 3천곡 이상의 찬송 곡을 작곡하였는데, 이 찬송은 이 전도단의 총무와 반주자로서 일하던 1912년에 작곡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엔 1935년 출간된 ‘신편 찬송가’에 처음 실렸습니다. 지금껏 줄곧 “날마다 주와 버성겨 그 크신 사랑 버리고”로 불렸는데, 이번 찬송에서 “날마다 주와 멀어져”로 바뀌었습니다.

국어사전(이희승 저)을 찾아보니 ‘버성기다’는 “①벌어져서 틈이 있다. ②두 사람 사이가 탐탁하지 않다.”란 순전한 우리말로서 “멀어져”보다 오히려 입에 더 익고 시어(詩語)로도 더 좋아 보이는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 어머니’랍니다. 아, 그 이름, 어머니! 어머니!

6월 넷째 주 찬송/430장(통일456장) 주와 같이 길 가는 것

주님 함께 즐거이 천국 향해 오르는 한 걸음 한 걸음
자를란트 인터내셔널 뮤직 페스티발에 참석 차 독일에 다녀왔습니다. 연주를 마친 이튿날 우연히 건네받은 축제일정표를 보다가 아니 이럴 수가. 악 소리를 질러버리고야 말았습니다. DVD와 CD로나 접하던 기라성 같은 세계최고의 음악가들의 이름들이 우리 이름과 함께 있지 않겠어요?

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다니엘 가티,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사계’ 전곡을 지휘하는 구텐베르크, 그리고 빈 소년합창단, 바리톤 토머스 햄프슨, 니콜라스 아르농쿠어와 콘첸투스무지쿠스 비인, 첼리스트 하인리히 쉬프 등등…

세계정상급 연주자들이 펼치는 국제음악제 개막연주에 크리스토프 폽펜 지휘로 우리합창단이 자브뤽켄 방송교향악단과 부르크너의 f단조 미사와 여러 곡을 협연하는 내용이 실렸습니다.

그 중 우리가 연주한 빌리(Herbert Willi)의 ABBA-MA(평화의 메아리)는 세계 초연 곡이었습니다. 나는 담당자 실수로 인해 그토록 영광스럽고 자랑스러운 자리를 미처 모르고 담담히 연주 한 것에 대한 부끄러움에 드디어는 분노를 터뜨렸습니다. 미리 알았었더라면 대서특필 했을 터인데…

예수님도 이래서 속 상하셨을 겁니다. 바로 당신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바리새파 사람은 물론이고(요한복음 9;35-41), 많은 무리와(마태복음 13;17) 하물며 제자들까지도(누가복음 24;13-35) 하나님의 아드님이심을 몰라봤으니까.

우리가 있는 곳이 주님과 함께 하는 천국임을 깨달아 알아본다면 얼마나 즐거운 일이겠습니까. 에녹이 그랬습니다. 하나님과 동행한 그는 그가 살아온 패턴대로 “한걸음, 한걸음” 천국 길로 올라갔습니다.

찬송 ‘주와 같이 길 가는 것’은 캐나다 태생의 심프슨(Albert Benjamin Simpson, 1843-1919)목사가 작사 작곡하였습니다. 심프슨 목사는 토론토의 존 낙스 대학을 나온 후 장로교 목사가 되었습니다.

뉴욕의 큰 교회에서 목회를 하다가 스스로 빈민들을 위한 목회를 택해 뉴욕 저소득층 이태리 거류민 지역에 들어가 일생을 보냈죠. 그는 캠프를 통한 성경공부와 복음전도운동을 벌였는데, 그것이 지금의 CMA, 기독교인 선교협회(The Christian and Missionary Alliance)입니다.

그가 작사나 작곡으로 지은 찬송은 172편이나 되는데, 우리찬송에는 ‘어저께나 오늘에나’(135장), ‘내 주 하나님 넓고 큰 은혜는’(302장), ‘은혜 구한 내게 은혜의 주님’(441장), ‘네 병든 손 내밀어라’(472장)등이 실려 있습니다.

후렴의 “한걸음, 한걸음”(Step by step, step by step)과 “날마다, 날마다”(All the day, all the way)는 노래와 가사가 딱딱 떨어져 신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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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엽
연세대 성악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서울시합창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 1960년부터 전국을 무대로 광범위하게 교회음악 활동을 하면서 김명엽의 찬송교실1-5을 예솔에서 출판했다. 이번 25회 연재를 통해 교회력에 맞추어 미리 2주씩 찬송가 두 곡씩을 편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