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모토웨이에서 서버렸어요. 어떻게 해요?”
며칠 전부터 차가 영 시원치 않아 걱정을 했습니다.
“차가 이상해요. 후진하려면 가끔 울컥거리고, 달리다가 가끔 힘이 빠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 그럼 오늘 주일이니까 내일 정비소에 한번 가보지 뭐.”
주일 아침, 교회 가는 길에 남편과 주고받았던 이야기입니다.
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기름 없으면 기름 넣고,
운전해야하면 운전만 그냥 하고 다니는 내가 봐도
가끔 차가 이상하긴 합니다.
“설마 달리다가 서기라도 하겠어?”
정비소에 가서 차량 점검을 해봐야겠다는
남편의 말을 무시한 채
신문 마감으로 미뤄왔던 약속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잡혀 있어서 차량 점검을 또 내일로 미루고
울컥! 들들! 거리는 차를 끌고 집을 나섰습니다.
처음 시동 걸 때만 약간 이상한 듯했지만
운전하는 데 문제 없고
모토웨이도 문제없이 잘 달립니다.
북쪽으로 하버를 건너가려니 조금 걱정이 되긴 합니다.
하버에서 차가 서면 벌금이 무척 세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아이고, 하나님! 하버만 무사히 잘 건너게 해주세요.”
기도하는 맘으로 조심스레 하버를 건너고 나니
그 기도는 하버 밑 바닷속에 던져버린 듯
룰루랄라 약속 장소를 향해 힘차게 또 달립니다.
오후까지도 불안불안, 아슬아슬!
“이제 저녁 약속만 끝나면 얼른 집에 가야지.
오, 주여! 오늘만 무사히 잘 넘기게 해주세요.”
그런데, 그 기도가 무색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저녁 약속장소를 향해 조심스레 잘 달려가고,
모토웨이도 문제없이 힘있게 잘 달려가고,
후진도, 전진도 문제없이 잘 달렸습니다.
“그래, 비록 십 수년 된 차이지만
아직 쓸만하고, 엔진도 삼 년 전쯤에 갈았겠다,
아직도 빵빵하게 잘 나가는데 설마 달리다
덜컥 서기야 하겠어?”
그런데 서버렸습니다.
정말 서 버렸습니다.
모토웨이에서 서버렸습니다.
그래도 감사하게
갓길로 겨우 비켜나서 완전‘Gone~’했습니다.
“차가 모토웨이에서 서버렸어요. 어떻게 해요?”
모토웨이를 쌩쌩 달리는 차들의 울림이
온몸을 울립니다.
모토웨이를 쌩쌩 달리는 차들의 세찬 바람이
온몸을 시리게 합니다.
얼마 후 정비소 기술자가 달려오고,
경찰차가 달려오고,
남편이 달려오고,
레카가 달려옵니다.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조금 전까지 쌩쌩 달리던 나의 발 이스티마는
그렇게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버렸습니다.
아, 나도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주를 위해 열심히 신나게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그대로 멈춰 눈을 떴을 때
천국! 바로 하나님 앞!
오늘도, 신나게 주를 위해 달려 봅니다.
즐겁게 춤을 추며 달려 봅니다.
즐겁게 춤을 추다 그대로 멈추는 그 순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