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셋째 주 찬송/132장(통38장), 주의 영광 빛나니
찬송시 ‘주의 영광 빛나니’는 라이트(Henry Francis Lyte, 1793-1847)목사가 지었습니다. 그는 스코틀랜드 에드남(Ednam)지방의 작은 마을 켈소(Kelso) 태생으로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의 트리니티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가 된 후 라우어 브릭스햄(Lower Brixham), 디본셔(Devonshire) 같은 교구를 맡으면서 주로 어촌에서 사역을 했습니다.
평생 천식과 폐결핵을 앓으면서도 병약한 몸을 이끌고 드센 어부들을 상대로 이십여 년 간 사역을 하였지요. 지병으로 인해 가냘픈 체구와 창백한 얼굴을 가지고서도 목회를 하며 많은 찬송시와 기도문을 남겼습니다. 그가 지은 찬송으로는 우리 찬송가에 네 편이 들어 있습니다.
악보 왼편 위를 보면 작시 년도가 나와 있지요? 이 찬송은 1834년에 시편 150편을 의역해서 그가 저술한 ‘시편의 영가’(Spirit of Psalms)에 실어 발표했습니다. 이 찬송이 ‘메기고 받는’ 형식의 노래로 되어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원래의 시에는 받는 부분의 “할렐루야”는 없었고, 쭉 이어진 8행시인 2절로 만들어졌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지금의 곡에 맞추게 되면서 ‘할렐루야’를 삽입하게 된 것이지요. 시편 150편이 ‘할렐’ 시편이고 보면 더 잘되지 않았습니까?
1절은 “할렐루야 그 성소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며, 그 권능의 궁창에서 그를 찬송할찌어다” 를 의역한 것인데, 영어찬송가에서 ‘show’,‘below’에서 끝음절이[오우]로, ‘above’,‘love’엔 [어브]발음으로 시의 맛을 더 하고 있습니다.
2절은 시편 150편 2절 “그의 능하신 행동을 인하여 찬양하며, 그의 지극히 광대하심을 좇아 찬양할 찌어다”의 내용인데, 여기에서도 ‘earth’,‘worth’에서[어스]로, ‘shore’,‘evermore’의 [오]발음으로 되어있고, 3절에서도 ‘trace’, ‘grace’에서 [에이스]로, ‘done’,‘Son’에서 [언]으로 맞추고 있습니다. 이런 걸 각운(脚韻, Rhyme)이라고 하지요. 영어찬송으로 불러보시면 그 아름다움을 더 느끼게 될 것입니다.
3절 가사는 시편 150편 6절을 내용으로 한 것인데, “호흡이 있는 자들아 여호와를 찬양할 찌어다. 할렐루야”로 되어있지요. 이러한 배경을 무시한 채 하나님의 보좌 앞에 성도들과 천사들이 찬양하는 내용만으로 요한계시록 4장 8-11이 표시된 관련 성구로만 본다면 시편가(詩篇歌, Psalter) 전통에서 발전된 영국찬송은 접어두고 부르는 셈이지요.
곡명 LLANFAIR의 작곡자 윌리엄스(Robert Williams, 1781-1821)는 북 웨일즈의 앵글시(Anglesey)섬의 미니드 이텔(Mynydd Ithel) 태생인데요, 앞을 전혀 못 보는 시각장애인으로 태어나서 바구니를 엮는 일로 생계를 유지하며 평생을 섬에서 보낸 교인입니다. 그래도 목소리가 아름답고, 음악을 듣고 받아 적는 청음(聽音)실력이 뛰어났다고 합니다.
이 찬송은 윌리엄스가 지은 것이 아니고 오래 전부터 전래되어 내려오는 멜로디를 그가 적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 곡조는 처음 BETHEL이라는 곡이름으로 1817년에 발표되어 챨스 웨슬리의 ‘구주 부활하신 날’(개편 144장)에 붙여 사용되어 왔는데요, 1906년 ‘영국찬송가’(England Hymnal)에 이 찬송가사로 수록되면서 제 짝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이 찬송은 같은 악구(樂句, phrase)가 여러 번 반복되지요. 음악의 형식으로 볼 때, AABA의 두 도막 형식입니다. 이런 노래는 언급한 바와 같이 화답창으로 부르기에 적합하지요.
예를 들자면 1-4마디는 여성만, 5-8마디는 남자, 나머지는 다함께 부른다든지, 아니면 1-2, 5-6마디를 독창으로, 3-4, 7-8마디의‘할렐루야’는 다함께 불러 메기고 받는 히브리 창법을 살려 재미나게 부를 수도 있습니다.
8월 넷째 주 찬송/14장(통30장), 여호와 하나님
유대교에는 익달(Yigdal)이란 것이 있습니다. 이 찬송의 곡명이 YIGDAL이기도 한데요, 익달이란 12C 유대교 학자인 마이모니데스(Maimonides, 1130-1205)가 유대교 신조 13개 항을 구성해서 정리한 것을 이 찬송가의 작시자로 표기된 14C 랍비인 유다(Daniel Ben Judah)가 운율 시로 만들어서 유대교 예배 찬송으로 사용한 것입니다.
여기서 유대교 예배를 살펴보면, 먼저 감사기도로 시작해서 십계명을 암송하고, 신명기 6장 4-9절을 봉독한 다음에 제사장의 축도가 있고, 제물을 드리는 1부 예배가 있고, 곧 이어서 2부로 찬양하는 음악예배순서로 들어가는데, 회당에서 먼저 선창자(先唱者, Cantor)가 익달을 부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익달은 유대교 예배뿐 만 아니라 매일 아침 하루 일과를 시작하면서 부르고, 저녁에도 불렀다고 하는데, 이 익달이 우리 기독교 찬송가에 들어온 경위는 이렇습니다.
영국의 올리버스(Thomas Olivers, 1725-1799)목사가 런던에 있는 유대교 회당에 들어가 예배에 참석했다가 익달을 듣고 감명을 받아 12절의 가사로 만들어 현재와 같은 찬송으로 만들었지요. 상당히 가사가 길죠? 당시의 찬송은 모두 가사가 길었습니다.
오죽하면 챨스 웨슬리(Charles Wesley)가 찬송 부르는 법을 설명하면서 “찬송이 혹 십자가가 되더라도 끝까지 불러라”라고 했을라고요.
그 날 회당에서 노래 부른 선창자(先唱者, Cantor)의 이름이 레오니(Meier Leoni)였는데, 그의 이름을 따서 YIGDAL (LEONI)이라고 했습니다.
올리버스 목사님은 몽고메리셔 태생으로 4세 때 고아가 되어 어렵게 자라나 구두제조 기능공으로 생활하면서 젊은 시절엔 매우 방탕한 생활을 했다고 하는데요, 저 유명한 부흥사 휫트필드(George Whitefield)목사님이 인도하는 부흥집회에 참석했다가 회개하고 새사람이 된 후 목사가 되었습니다. 25년간 영국과 아일랜드 등지를 누비며 전도사역으로 일생을 보냈습니다.
이 찬송은 “너는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는 신명기 6장의 모세가 교훈한 핵심 되는 내용과 그 정신을 바탕에 깔고 경건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우러러 불러야 할 것입니다.
로드스(Joseph Rhodes)가 익달의 멜로디를 정리하고, 화음을 붙이는 등 편곡한 이 곡은 우리 찬송가에 몇 안 되는 단조(單調) 노래입니다. 아무래도 단조 노래는 장조(長調)에 비해 무게가 있지요.
특히 처음 “여호와 하나님”하며 시작하는 모티브가 상행하므로 하나님 보좌 앞으로 올라가는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상행하는 멜로디는 둘째 단 “온 천하 만민 주” 라든가 마지막에 “그 거룩하신 이름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긴 가사를 4절로 요약이 되었습니다만 우리 찬송가에선 1,2절은 성부 하나님, 3절은 성자 예수 그리스도, 4절은 삼위일체 하나님께 경배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마지막 ‘아멘’에서 파카디 화음(Picardy chord, 단조 곡에서 장3화음으로 마침)으로 더욱 종교적 감흥을 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