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이 후진하는 삑삑삑 소리에 저는 서둘러 밖으로 나갑니다. “아이작?” 환한 미소를 머금은 키위 할아버지가 도어투도어 서비스를 하는 밴의 문을 열어 줍니다. 그 안에는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고 앉아 있는 아이작이 있습니다. 큰 눈으로 웃어 보이는 아이를 맞이하며, 몇 겹의 안전장치를 하나씩 풀고 조심스럽게 차에서 내릴 수 있도록 돕습니다.
책가방을 받아 들며 아이작에게 운전기사 할아버지에게 “Thank you, bye-bye”라고 따라 말해 보도록 합니다. 센터에 들어오면 가방을 제자리에 두고, 화장실에 다녀오고, 손을 씻습니다. 그리고 런치박스와 물통을 챙깁니다. “Fill in the water.” 짧은 문장을 반복하며 물을 받고, 도시락에 남은 과자를 함께 먹고 물을 마시는 이 평범한 과정 속에도 배움이 있습니다.

오후 2시 30분, 특수학교와 특수학급 수업을 마친 아이들 대부분은 ‘RICHERS’라고 쓰인 밴을 타고 집으로 향합니다. 그중 몇몇 아이들은 에임하이 센터 앞에 내립니다. 학교에서 곧장 센터로 와서 한 시간, 혹은 두 시간 동안 각자에게 필요한 활동을 하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언어가 느린 친구는 언어 수업을 받고, 소근육과 대근육 활동이 필요한 친구들은 몸을 움직이며 자신에게 맞는 훈련을 합니다. 때로는 3~4명의 소그룹으로 모여 사회성 향상을 위한 활동을 하기도 합니다. 전래놀이, 요리, 쇼핑, 도서관 활동, 운동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친구에게 말을 건네는 법, 함께 기다리는 법, 놀이에 참여하는 법을 조금씩 배워 갑니다.
일반 발달을 하는 아이들이 대학 진학과 성적 향상을 위해 방과후 수업을 받는다면, 에임하이에 오는 아이들은 삶을 조금 더 풍성하고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한 ‘삶의 기술’을 배웁니다. 단번에 눈에 띄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을 때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슬에 옷이 젖듯, 반복되는 교육과 훈련, 습관 형성 속에서 아이들은 분명히 자라고 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부모님들이 아이를 데리러 오시면, 선생님들은 그날 아이가 어떤 활동을 했는지 자세히 나눕니다. 활동 중 찍은 사진도 함께 보내 드립니다. 우리 친구들 중에는 집에 돌아가 스스로 “오늘 무엇을 했는지” 말하기 어려운 아이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센터와 가정이 함께 아이의 하루를 이어 주는 상담의 시간은 매우 중요합니다.
가위질, 풀질, 색칠하기, 퍼즐 맞추기, 여러 학습 활동을 방과후에 꾸준히 반복하며 아이들은 조금씩 자기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늘려 갑니다. 그 작은 변화들을 바라볼 때마다 교사들은 조용한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느낍니다.

장애가 있다는 것은 배울 수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조금 더 느릴 수 있고,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곁에서 함께 걸어 줄 조력자가 필요할 뿐입니다. 아이에게 맞는 과제를 아이의 속도에 맞추어 반복적이고 즐겁게 제공할 때, 아이들은 배웁니다. 그리고 그 배움은 하나님께서 각 사람 안에 심어 두신 가능성이 피어나는 과정입니다.
예수님은 가장 작고 연약해 보이는 한 사람에게도 멈추어 서셨습니다. 길가에 앉아 있던 바디매오의 부르짖음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네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 물으셨습니다. 에임하이의 사역도 그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이들이 더 존중받고 사랑받으며 사회 속으로 걸어갈 수 있는지 묻고 또 묻습니다.
에임하이는 애정 어린 관심과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장애를 가진 아이들도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붙듭니다. 장애인들이 사회 속으로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구체적인 대안과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자 하는 소망을 품습니다. 또한 한 인격체로서 장애인을 존중하며, 그들의 삶을 응원하고 함께하고자 하는 사랑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이 믿음, 소망, 사랑은 에임하이의 핵심 가치입니다. 그리고 이 가치는 몇몇 교사와 부모만의 힘으로 지켜 갈 수 없습니다. 교회와 성도들의 기도, 지역사회의 관심, 그리고 꾸준한 후원이 함께할 때 더 많은 아이가 방과후에 안전하고 따뜻한 배움의 자리로 올 수 있습니다.
에임하이의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아이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속도대로 자라 가도록, 부모님들이 지치지 않도록, 선생님들이 지혜와 사랑으로 섬기도록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또한 에임하이의 방과후 프로그램이 더 많은 아이를 품을 수 있도록 후원으로 동역해 주십시오. 작은 관심 하나, 정기적인 기도 한 줄, 따뜻한 후원 한 걸음이 한 아이의 내일을 바꾸는 하나님의 손길이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