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마지막 시간 여행 안내자

사람은 자기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다가 죽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물에 빠져 죽고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산에서 죽었다는 얘기를 듣곤 합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음악 때문에 죽고, 돈을 좋아하는 사람은 돈 때문에 죽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다가 죽는 사람은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7월이면 참 고마운 한 사람을 떠올립니다
그분은 테니스를 참 좋아하였고 7월의 어느 좋은 날 주일 오후에 만나는 사람들에게 행복한 이야기들을 나눠주고 맛있는 음식들을 사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주간에 테니스를 즐겁게 치다 휴식 시간에 쉬다가 천국으로 갔습니다.

많은 연세는 아니지만 그분은 평생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주일을 보내고 천국에 갔으니 참 행복한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분은 나의 고등학교 음악 선생님이었습니다. 그리고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왔을 때 우리 교회의 장로님으로 다시 만났습니다. 고등학교 제자라고 언제나 기도를 아끼지 않았고, 제자가 목회자로 잘 되는 것을 가장 기뻐하며 가장 든든히 지원해 주었습니다.

그분은 나에게 테니스를 가르쳐 주신 분이십니다. 테니스뿐만 아니라 테니스 라켓도 사주고 테니스 연회비도 내주면서 건강하려면 운동을 해야 한다고 건강한 습관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7월의 어느 좋은 화창한 날이면 그분이 몹시 그리워집니다.

장로님께는 한국에 사는 아버님이 계셨습니다. 장로님 가족만 뉴질랜드로 이민을 왔습니다. 장로님은 참 신실하였지만 아버님은 예수를 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디멘시아까지 걸렸으니 이제는 예수를 믿는다고 고백하기는 더욱 어려운 형편이 되었습니다.

아버지를 보면서 어떻게든 천국 가실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는 장로님의 말씀을 듣고 제자 된 도리로 그 댁에 자주 찾아가서 어르신께 ‘내게 강 같은 평화’ 찬양을 불러드렸습니다. ‘예수님 찬양’을 부르고, ‘예수 사랑하심을’ 부르고 요한복음 3장 16절을 읽어 드렸습니다.

어르신은 아들이 믿는 예수님을 전하는 목사인 나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계십니다. 몇 번을 심방을 가고 나서 어느 날 어르신은 ‘예수님 찬양’을 따라 부르고, ‘내게 강 같은 평화’ 노래와 율동까지 따라 하고, ‘예수 사랑하심’을 따라 부르기 시작하십니다.


그리고 한 날은 “오늘 별세하시면 어느 곳에 갈 것 같으신가요?”라는 질문에 “오늘 죽으면 나는 천국에 간다.”고 확신 있게 말씀하십니다. “그것을 어떻게 아냐?”고 여쭈니 “성경에 써 있는 이야기”라고 말씀하십니다.


디멘시아가 인지 장애를 가져오고 뇌를 축소시킵니다. 인지 장애로 지적인 활동들은 줄어드는 반면에 노래는 새롭게 배우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영적인 영역도 새롭게 개발됩니다.

교회 당회는 그분의 신앙고백을 받고 세례를 드렸습니다. 장로님은 어르신이 세례를 받고 첫 성찬을 받던 순간의 감격을 장로님과 그 가족에게 세상에 어떤 선물보다도 더 값지고 좋은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제자 하나를 참 잘 뒀다!”라고 했습니다. 평생의 소원인 아버님의 구원이 제자 때문에 이루었다고 더욱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몇 년 후 아버님은 천국에 가셨고 또 어머니도 천국에 가셨습니다. 나는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 선생님이자 형님 같은 장로님의 아버님께서 구원받고 천국 가는 그 순간에 천국의 인도자로 사용 받은 것을 참 행복하게 여깁니다.

내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내가 말을 할 수 있다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예수 천국”을 증거하기를 소원합니다. “내가 만나는 마지막 사람들에게 나는 천국 가는데 너도 예수 잘 믿고 천국에서 만나자.”라고 말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7월의 끝자락에 또 기억나는 분이 있습니다
이분은 종교가 다른 분이었습니다. 이분이 별세하고 조문을 가게 되었습니다. 종교가 다른 가정에 목사들이 찾아가는 것을 반겨주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 가정에 구원이 임하기를 기도하며 찾아갔습니다.

우리는 그 가정에서 그분과 만났던 시간에 대한 기억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마지막 시간에 대한 이야기들을 가족에게 들었습니다. 그분은 마지막 시간에 가족들에게 “나는 좋은 곳으로 간다. 하늘에 나의 집이 있다.”하며 평소와 다른 말씀을 하셨고 참 편안하게 별세하셨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별세하기 얼마 전에 이 가정을 방문하셨던 목사님이 잠시 찬송 한 곡 부르고 돌아가려고 했는데, 어르신이 그날따라 찬송을 모두 따라 하고 말씀을 너무 잘 들었답니다. 목사님은 다시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복음 제시를 하였고 이 어르신은 복음을 받아들이고 영접하였습니다. 그리고 영접하는 자에게 주시는 영생과 천국의 복음을 온 삶으로 받으셨습니다.

그 후 어르신의 말이 바뀌었고 항상 행복해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얼마나 오래 믿고 얼마나 많은 선행을 하느냐와 관계없이 주님을 믿고 고백하면 천국에 갑니다. 예수님과 함께 낙원에 이른 한편 강도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 그 한마디 고백으로 영생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7월에 아쉬운 사람도 떠 오릅니다
이분은 다른 종교인이었고 디멘시아 센터에서 성탄절 부활절에 카드를 만들면 짓궂게 불교 마크나 초승달을 그려서 내게 주곤 했습니다. 그의 집에 방문하여 그와 지낼 때 나는 그의 나라 노래를 같이 불러주고 그의 종교 이야기도 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시간에는 내 이야기도 들어 달라고 찬송 몇 곡과 말씀을 읽어 주었습니다.

그는 나의 노력에도 끝내 예수를 영접한 것을 확인 못 했고 별세했습니다. 그의 가족들은 나를 장례식에 초대하였습니다. 그들은 내가 하나님께서 그들의 아버지에게 보내주신 천사였다고 감사 메시지를 보내주었습니다. 그들의 아버지가 뉴질랜드 온 후 10년 동안 고립되어 지냈는데 내가 찾아온 날 처음 노래하는 모습을 보았고 그 후 나를 만나면서 그의 마지막 시간을 행복하게 보냈답니다.

그러면서 자녀들은 아버지의 종교를 존중하지만 그들은 무신론자인데 나를 통해 하나님을 알게 되었다고 감사했습니다. 어떻게 하나님을 알게 되었냐고 물으니 내가 방문하여 거실에서 전한 복음을 그들은 자기 방에서 들었다고 하였습니다. 가족들이 복음을 대신 들었다 해도 그분의 구원의 소식을 못 들은 아쉬움은 여전히 오래 남습니다.

한해의 절반인 7월을 지나며 연합주간센터를 섬기는 나와 아내는 예수님을 좋아하니 예수님 때문에 살고 예수님과 함께 죽는 행복한 전도자로 살고 또 죽기를 소망합니다.

디멘시아가 진행될수록 인지기능은 상실되어 가지만 찬송과 영적인 부분은 유지되거나 새롭게 생성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연합주간센터에서 어르신들은 찬양과 말씀으로 육신은 후패하나 영적으로 더 성숙해져 가는 비전을 나눕니다.

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지나는 사람을 보게 되거든 기회를 얻든 못 얻든 대답할 말을 준비하게 하시고 오직 예수를 증거하는 삶으로, 또 어떤 이의 인생의 마지막 여행길에 천국 안내자로 세우실 때마다 은혜와 감사가 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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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충성
장로회 신학대학 신대원, 기독교교육 대학교 석사 졸업. 밀알선교단장. PCK선교사. 장애인 토요학교, 연합주간센터 (UNITED CROSS CULTURAL COMMNUNITY CENTRE, 치매 어르신 주간센터, 주바라기 사랑방)를 운영하며, 인생에서 하나님이 가장 필요한 순간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걷는 것을 축복으로 여기는 목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