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만났던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친구가 가족들과 식사하러 식당에 갔습니다.
한창 식사를 하는데 근처 테이블에 한 어린아이가 불 판이 있는 식탁으로 올라가는 것이 보였답니다. 아이가 너무 위험해 보여 당장이라도 번쩍 들어 안아 내려놓아야 할 것 같았는데 이해가 안 가는 건 아이 엄마의 행동이었답니다.
상황이 다급하니 아이를 먼저 내려놓고 단호하게 훈육해야 할 것 같았는데, 그럴 생각은 하지 않고 불 판 옆 아이에게 한참을 조목조목 위험한 상황에 대해 설명만 하더라는 것입니다.
요즘은 ‘이해시키고, 설명하고, 참아주고, 온유하게 사랑으로 키워라. 아이의 모든 것은 부모의 책임이다’ 하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타이르고 설명하기보다는 먼저 위험에서 아이를 보호하고 그러한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훈육하는 것이 우선일 것입니다.
최근 TV나 인터넷에서 자녀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이의 문제를 상담해 주는 말 그대로 ‘이름만 대면 전 국민이 다 아는’ 유명 의사에게 상담을 받으려면 ‘일 년을 기다려야 한다더라… 병원비가 얼마라더라…’며 많은 말들이 돌기도 합니다. TV를 보다 보면 그 선생의 금쪽같은 처방이 정말 신기할 정도로 아이들을 변화시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한 번만이라도 그 선생에게 상담을 받아보고 싶다는 부모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보이는 것이 다인지 그렇지 않고 보이지 않는 뒷이야기들이 더 있는지 TV만 보고 우리는 판단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프로그램이 육아를 하고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사실입니다.
2023년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이 0.72명으로, 가장 낮았던 2022년의 0.78명에 비해서도 0.06명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출산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서울로 그 합계 출산율은 고작 0.55였습니다. 직접적인 수치를 눈으로 확인하니 어린아이들이 너무나 귀하디귀한 세상이 되었다는 것을 더욱 실감하게 됩니다.
아기들의 울음소리를 듣기 힘들어진 오늘날, 결혼한 부부가 자녀를 한 명도 채 낳지 않는 세상에서 아이들은 더욱 귀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가뜩이나 과거부터 우리나라는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자식에 얽힌 속담이나 격언들이 많이 전해져 옵니다.
옛말에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주고 귀한 자식 매 한 번 더 들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밉고 예쁜 자식이 어디 있겠습니까? 자신의 생명과 바꿀 수 있을 만큼 자식을 귀히 여기는 것은 부모라면 누구나 그럴 것입니다. 그토록 귀하디귀하다면 응석받이로 키우지 말고 가르칠 것을 엄격하게 잘 가르치라는 이야기 일 것입니다.
귀하다고 모든 것을 다 받아주면 그 아이가 자신의 몫을 다하며 독립적으로 살아갈 힘이 생기기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때때로 미운 짓(?)을 하는 자식을 혼내어 혹여 마음에 상처라도 주는 일이 생긴다면 ‘떡’이라는 보상으로 아이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라는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조언이 아닐까 싶습니다.
교육학적 관점에서 수많은 연구와 견해들이 있지만 이미 아이들은 세 살 전부터도 많은 것을 배우고 보고 느낀다고 합니다. 아주 이른 시기부터 하얀 도화지와 같은 자신의 삶에 조목조목 기록을 하는 것입니다. 보고 듣고 받아들이는 것이 더 강력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에게 바람직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뉴욕타임스 34주간 베스트셀러 1위였으며, 전 세계에 1,700만 부가 팔린 미국 작가 로버트 풀검이 쓴 책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다 배웠다>가 있습니다. 이 책에는 로버트 풀검 자신이 유치원에 다니면서 배웠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무엇이든 나누어 가지라
공정하게 행동하라
남을 때리지 말라
사용한 물건은 제자리에 놓으라
자신이 어지럽힌 것은 자신이 치우라
내 것이 아니면 가져가지 말라
다른 사람을 아프게 했다면 미안하다고 말하라
음식을 먹기 전에는 손을 씻으라
변기를 사용한 뒤에는 물을 내리라
균형 잡힌 생활을 하라
경이로움을 느끼라
아주 당연하고 쉬운 것 같지만 어른이 되어서도 꼭 해야 할 일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삶의 지혜와 바른 습관이 잘 심겨져 성장한다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소망이 가득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삶에서 예수님의 향기가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미국의 목회자이자 신학자인 존 파이퍼(John Piper) 목사님은 기독교 교육의 필요성을 매우 강조합니다. 목사님에 따르면 ‘교육’은 마음의 습관과 정신의 습관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녀들이 평생 세상을 구성하는 수많은 것들 즉, 지구나 행성은 물론이고 정치나 책 등 세상의 모든 것을 주의 깊게 관찰할 수 있도록 돕고 관찰한 것을 명확하게 이해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보고 이해한 것을 바르게 평가하도록 하며, 현실에 대해 균형감각을 가지고 반응하도록 도와야 하는 것이 교육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에 ‘기독교 교육’은 네 가지 요소를 더하면 된다고 존 파이퍼 목사님은 말합니다.
그 첫 번째로 모든 것을 성령의 은혜로운 도우심을 의지하여 교육해야 하며(아침부터 밤까지 모든 순간), 두 번째로 예수 그리스도가 죄인들을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부활하심에 대해 ‘받을 자격이 없는’ 우리에게 주어진 은혜의 선물이라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로, 모든 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행해야 함을 가르치고, 마지막으로 모든 면에서 철저히 성경의 권위를 따르고 인정하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기독교 교육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을 함께 살고 있으며 앞으로 우리의 미래를 살아갈 자녀들에게 주님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세상을 제대로 읽고 써내려 가는 법을 먼저 가르쳐야 할 것 같습니다. 살아가는 그 길에 주님을 잃어버리면 모든 것을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