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셋째 주 찬송/2월 넷째 주 찬송

2월 셋째 주 찬송/통합238장, 주님의 귀한 말씀은

찬송시 ‘주님의 귀한 말씀은’을 지은 바튼(Bernard Barton, 1784-1849)은 영국 런던 태생으로 철저한 퀘이커(Quaker)교도였습니다.

퀘이커교는 교회의 직제나 의식을 거부하고, 평화주의, 검소한 생활, 구제를 원칙으로 하는 교파이지요. 명상을 원칙으로 하고, 교역자 없이 누구나 성령의 감동대로 설교하고 간증하는 예배로 유명하지요.

바튼은 어려서부터 퀘이커학교에서 교육을 받았고, 청년 시절엔 가게 점원도 하고, 장사도 하다가 우드브리지(Woodbrige)에서 은행원으로 40년간 일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지요? 퀘이커 교도들은 원래 찬송을 부르지 않는데 말입니다. 그런데도 바튼은 많은 찬송을 지었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에 그의 딸이 시와 수필 등의 유작들을 모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8권의 운율 시(Metrical Effusions)가 그것인데, 이 시들 가운데서 20편이 뽑혀 찬송가로 사용되고 있고, 주로 스코틀랜드 연합교회 찬송가(Scottish Evangelical Union Hymnal)에 실려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 찬송은 운율시집 중에‘성골함’(聖骨函, The Reliquary)에 수록된 11절이나 되는 시입니다. 우리 찬송에는 여기에서 1절, 2절, 9절, 11절만 발췌되어 있는데, 번역된 우리 말 가사로는 영시(英詩)의 아름다움을 느껴볼 수는 없지만 원래의 시는 영문학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고 합니다.

“주의 말씀은 내 발의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시편119;105)라는 말씀을 배경으로 쓴 시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죄로 인해 어두움 속을 헤매는 인간들을 구원으로 인도하는 생명의 빛이죠. 그런데 영적으로 소경인 사람들은 이 빛을 눈으로 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마음으로도 깨닫지도 못합니다.

이 빛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지요. 이 밝은 빛을 따라 어두움 속의 세상을 향해 가는 자가 바로 우리 성도이고요. 어두움에‘빛’, 목마른 사막 길에 ‘샘물’, 굶는 이에게 ‘만나’, 갈 길을 잃은 이에게 ‘불기둥’과 ‘구름기둥’… 이렇게 여기에서 시인은 말씀의 역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성경말씀은 우리 삶에 있어서 실제적인 인도자이시며 고난 중에서 구출해 내는 구원자이신 것이죠.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말씀을 잊을 수 없고, 말씀을 준행하려는 노력에 전심을 기울이게 됩니다. 그래서 4절에서 “지혜를 깨닫게 하시고”,“밝히 알도록” 도와달라고 간구합니다.

곡명 LAMBETH는 독일의 레겐(Regen)태생인 슐데스(Wilhelm August Ferdinand Schulthes, 1816-1879)가 작곡했습니다. 스페인계 독일인인 그는 독일에서 공부하고 영국으로 건너가 브람톤 기도원(Brampton Oratory)의 성가대 지휘자로 활동했습니다.

그는 많은 찬송가를 정통기법에 의해 작곡하여 발표했고, 여러 음악학교를 순회하면서 발성과 음악 이론을 강의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웅변과 음성학의 권위자로서 목회자들을 위하여 호흡과 음의 높낮이 등 설교의 훈련이 절실하다고 여겨 그를 위한 교육도 많이 하였다고 합니다.

곡명이 LAMBETH라고 되어있지요? 람베트는 영국 근교 테임스 강변에 위치한 지명인데요, 왜 찬송곡명이 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2월 넷째 주 찬송/563장(통합411장) 예수 사랑하심은

‘예수 사랑하심은’은 옛날부터 어린이들에게 매우 인기가 있었습니다.

찬송 시를 지은 분은 찬송가에는 안나 워너(Anna Bartlett Warner, 1824-1915)라고 쓰여 있지만, 사실은 안나보다 네 살 위인 수잔 워너(Susan Bartlett Warner)와의 합작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들 자매는 미국 뉴욕주의 롱아일랜드 태생으로 변호사의 딸로 태어났는데요, 어려서부터 글 쓰는데 뛰어난 두각을 나타냈다고 해요. 재미있는 것은 이 자매가 합작으로 소설을 써서 큰 인기를 끌었지요.

이들 자매가 쓴 소설은 ‘넓고 넓은 세상’(The wide wide world),‘말과 표적’(Say and Seal)등인데요, 수잔이 웨더렐(Elizabeth Wetherell), 안나가 로드럽(Amy Lothrop)이란 예명으로 발표한 이 장편소설들은 수백만 부가 팔려나가는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당시에‘톰 아저씨의 오두막’이나‘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훨씬 능가할 만큼 대인기를 누렸다고 합니다.

찬송 시 ‘예수 사랑하심은’은 1860년에 쓴 바로 그 소설 ‘말과 표적’에 나옵니다. 소설 중엔 주인공인 데릭이라는 소년과 함께 린든이라는 주일학교 교사와 병약한 팩스라는 소년이 등장합니다.

내용 중에 팩스 어린이가 병상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자기를 극진히 돌보는 린든 선생님에게 노래를 불러 달라고 하지요. 그때 주일학교 제자 어린이 앞에서“예수 사랑하심은 거룩하신 말일세”하며 나직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줍니다.

어린 팩스는 “날 사랑하심, 날 사랑하심”하는 노래를 조용히 들으며 평안하게 숨을 거두게 되는데, 바로 그 장면에 쓰인 노래이지요.

소설을 지은 워너는 후에 육군사관학교(West Point) 생도를 위한 주일학교를 운영하며 헌신했습니다.

곡명인 CHINA는 중국이란 뜻이지 않습니까? 이 곡명은 중국에서 활동하던 선교사들이 이 찬송이 중국 어린이들에게 매우 인기가 있었다고 선교 보고를 했던 모양입니다.

이를 기억한 미국 침례교 찬송가위원회에서 찬송가(Baptist Hymnal, 1956)를 편찬하면서 그렇게 붙였는데, 우리 선교사들도 그렇게 보고했었더라면 KOREA라고 붙였을 지도 모르죠.

이 곡조는 미국의 유명한 주일학교 찬송작가인 브래드버리(William B. Bradbury, 1816-1868)가 1861년에 이 소설을 읽고 영감을 얻어 작곡을 했습니다.

물론 곡명은 CHINA가 아니고, JESUS LOVES ME 이었고요. 찬송가에는 1862년으로 밝히고 있는데, 이 찬송이 처음 수록된 ‘황금 소낙비’(Golden Shower)의 출판연도입니다.

브래드버리는 미국 태생으로 ‘내 주를 가까이’를 작곡한 메이슨(Lowell Mason)과 함께 음악공부를 했고, 오르간 연주자로, 음악 교사로 활동했습니다.

그는 영국과 독일에 유학한 후에 성악학교와 음악학교를 세우기도 했고, 많은 작곡 활동을 했지요. 수십 권의 가곡집과 성가집도 출판했고, 그의 형과 합작 투자하여‘브래드버리’란 피아노사도 창업을 했습니다. 그가 작곡한 찬송가는 우리 찬송가에 11곡이나 됩니다.

“Jesus loves me”로 시작되는 이 찬송은 “Jesus loves me”란 말이 일곱 번이나 등장하고, 특히 후렴에서 “Yes, Jesus loves me!”를 세 번 연거푸 외침으로 큰 감동을 자아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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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엽
연세대 성악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서울시합창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 1960년부터 전국을 무대로 광범위하게 교회음악 활동을 하면서 김명엽의 찬송교실1-5을 예솔에서 출판했다. 이번 25회 연재를 통해 교회력에 맞추어 미리 2주씩 찬송가 두 곡씩을 편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