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배가 등짝에 달라붙을 만큼 시장하던 바나바는 갈매기 기드온이 정어리 한 마리를 입에 물고오자 뛸 듯이 기뻤다.

“육지에서 웬 물고기?”
“으음…근데, 소금에 절인 거야. 네 입에 맞을지 모르겠네.”
“소금? 그게 뭔데?”

바나바는 정어리를 덥석 한 입 베어 물었다가 갑자기 퉤퉤 하며 도로 뱉어 내고 말았다.

“아이고, 이게 뭔 맛이래?”

그 모습을 보고 깔깔대며 웃고 있던 기드온이 냉큼 정어리를 입에 물어 호수 물에 이리저리 흔들어 소금 끼를 빼줬다.

“이젠 먹을 만 할 거야!”

배고픈 바나바로선 더 이상 군소리할 처지는 아니었지만, 소금 끼를 빼고 나니 정말 먹을 만 했다.
허겁지겁 먹고 있는 바나바를 물끄러미 쳐다보던 기드온이 문득 생각났다는 듯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며 혀를 내둘렀다.

“예수는 말이야, 진짜 놀라워.”

요나의 궁금증이 솟구쳤다.

“또 뭘 했길래?”
“진짜 맹세코 딸랑 오병이어 뿐이었어,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근데 그걸로 만 명, 이만 명의 사람을 모두 다 먹이는 거야. 희한해. 떡, 물고기를 줬는데 또 생기고 주고 나면 또 생기고….끝도 없어.”
“겨우 오병이어로 그 많은 인원을 다 먹였다고? 호오, 무슨 마술이라도 부린 건가?”
“마술은 눈속임이잖아. 눈속임으로 어떻게 사람들 배를 불려?”
“그럼, 뭐지? 무슨 감춰진 비법이라도 있는 걸까?”
“없어! 적어도 내가 보기엔…. 나눠주기 전에 하늘을 보며 감사기도를 한 것 빼곤.”
“감사 기도? 정말 그게 전부야?”

그들은 서로 얘기를 나누면서도 뭐가 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문득 요나가 기드온에게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기드온! 넌 아니? 사람에게 제일 중요한 게 뭘까?”
“제일 중요한 것? 그야, 당연히 돈이지. 어부가 고기를 잡는 것도 실은 다 돈을 벌기 위해서거든.”

요나는 갑자기 그게 궁금해졌다. 사람들은 왜 예수에게 모이는 걸까? 세상 물정을 잘 아는 기드온 의 설명을 듣고도 쉬이 답은 풀리지 않았다.

‘돈 때문에 예수를 찾는 건 아닌 것 같은데….’

근데 둘의 대화를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정어리만 열심히 먹고 있던 바나바가 어부가 돈 때문에 고기를 잡는다는 말을 듣자 갑자기 눈이 왕방울처럼 커졌다.

입 속에서 씹다만 정어리가 물결에 흘러나가는 것조차 알아 차리지 못할 정도로 입을 벌린 채 망연자실 해진 표정이었다.

이윽고 삼총사는 집으로 돌아왔다. 요나는 갑자기 어른이 된 기분이었다. 호수 저편까지 다녀오면서 더 넓은 세상을 느껴본 까닭이다. 기드온은 말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그의 촉에 예수란 존재가 잡혔기 때문이다. 예수에게 뭔가가 있다! 그는 직감적으로 그렇게 느끼게 되었다.

바나바는 어땠을까? 그로 말할 것 같으면….돌아와서 얼마 되지도 않아 큰 배탈이 나고 말았다. 왜냐고? 그게, 엉뚱하게도 호수 밑바닥에 떨어진 동전을 삼켰기 때문이다. 호수에 웬 돈? 싶겠지만 가끔 멍청한 사람들은 호수에 동전을 빠트리곤 한다.

거의 대부분 물고기는 동전을 무시해버린다. 물고기라고 해서 먹지 못할 동전을 삼킬 만큼 멍청하진 않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바나바가 그 동전을 삼켰다는 것이다.

“참, 어이가 없네.”

요나는 기가 막혔다. 다행히 바나바의 복통은 이제 멈췄다. 동전이 뱃속에서 빠진 건 아니지만, 어쨌든 그 상태로라도 이제 자리를 잡은 것 같았다.

“아니, 어쩌다가 동전을 삼켰어?”
“그게…..”
“뭐야. 왜 말을 못해.”

바나바는 한참을 머뭇거리다 마침내 입을 열었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갈릴리 호수의 평화를 위해서였지.”

뚱딴지 같은 바나바의 대답에 요나는 눈이 동그래졌다. 바나바는 일단 말을 꺼내자 마치 봇물이 터진 듯 거침없이 말을 쏟아냈다.

“돌아오는 길에 기드온이 하는 말을 너도 들었잖아. 사람은 돈 땜에 물고기를 잡는다는 말. 그래서 호수에 떨어져있는 동전을 내가 삼켜버렸지. 언젠가 봐둔 적이 있거든. “
“동전으로 뭘 어쩌려고?”
“예수의 오병이어처럼 늘려 보려고. 나도 동전을 입에 물고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어. 그게 비법이라면 비법이랬잖아. 근데 동전이 더 생기지 않는 거야. 그래서 아예 먹어버렸지. 사람들이 떡과 물고기를 먹었듯이. 그랬더니 돈은 안 생기고 찢어질 듯 복통만 생기더군.”

요나는 말문이 막혔다. 어리석은 건가? 순진한 건가? 아니면 그 둘 다?

“그래, 동전이 늘어났다 치자. 그 다음은 어떻게 할 생각이었는데?”
“어부들에게 가서 그 돈을 주는 거지. 그러면 그냥 돌아갈 거 아냐. 돈 벌려고 우릴 잡는 거라니까.”
“이런!”

바나바의 말을 듣고 있던 요나는 탄식을 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가슴이 뜻뜻해져 오면서 눈시울이 붉어져 얼른 고개를 돌려버렸다.

‘바나바는 물고기가 잡혀가는 걸 그토록 막고 싶었나 보다. 위로하는 자, 바나바! 내 친구 바나바는 이름처럼 저토록 남을 위하는 녀석이었구나!’

그러나 그러면서도 요나의 마음은 이내 답답해졌다. 아빠의 말이 기억났다. 아빤 물고기의 죽음을 설명하며 우리가 죽어야 사람이 살 수 있다고 말하셨는데, 바나바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좋아하는 돈을 주면 우리가 살 수 있지 않겠냐고 말한다.

대체 평화의 열쇠는 어디에 있는 걸까? 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