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리의 암호 일기와 <원시 의학>

의학 요법 Art of Medicine을 설명하는 책들이 수없이 많기는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구입하기에 그 책들은 너무 비싸고, 거기에 담긴 내용은 너무 어려워서 보통 사람은 이해할 수도 없다.”(존 웨슬리, <원시 의학: 대부분의 질병을 쉽게 치료하는 자연치료 방법> 1747)

웨슬리가 암호 일기를 쓰면서 발전시킨 방법은 여러 가지 열매를 맺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원시 의학>이다. 일기 쓰기를 시작한 지 22년이 되었고, 한 시간마다 기록하는 꼼꼼한 방법을 사용한 지도 13년이 되던 해였다. “원시 의학”이라는 이름은 태초부터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보편 의학이라는 뜻이었다. 원시인도 쉽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 방법들을 모았다는 뜻이다.

300년 전에, 이미, 현대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데이터베이스 스프레이시트 형식으로 일기장을 나누어서 관리했던 것도 놀랍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생활에 적용하고 실천하면서 발전시켰던 꾸준함이다. <원시 의학>에서 소개하는 방대한 데이터는 일기를 쓰면서 수집한 것이고, 데이터 활용 능력은 일기를 쓰면서 배운 것이었다.

일기 쓰기와 예방 의학
생활에서 스스로 겪은 경험을 무시하지 않고, 수십 년 동안 실제 생활에 적용하며 점검한 결과였다. 거기에 더해서 자신의 경험을 성경 말씀과 비교하는 방법은 놀라울 정도로 꼼꼼하다. 그 모두가 하나님의 뜻을 찾는 방법이었다. 한 시간마다 자신을 멈추어 세우고, 기도하며 질문하고 다시 반복해서 질문하였다. 일기 쓰기에 그런 방법을 사용하고, <원시 의학>을 집필하는데도 같은 방법을 사용하였다.

한 번은 웨슬리가 “한 책(성경)의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였다. 오직 성경만이 생활의 기준이 된다는 뜻이었다. 자신의 경험을 성경을 통해서 설명하고, 자신의 모든 글에는 성경에서 배운 단어와 구절을 인용하였다. <원시 의학>도 그렇게 탄생한 책이다.

“얼굴에 땀을 흘려야” 한다는 말씀에서 출발해서, 첫째, “운동”의 중요성, 둘째, “음식의 종류와 양을 절제”하는 생활, 셋째,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의 규칙을 만들 것 등을 강조한 것이 그런 사실을 증명한다.

잠자는 시간에 대해서는 50년 이상 꾸준히 살핀 결과를 가지고 자신 있게 설교한 때가 1782년이었으니, <원시 의학>을 출판할 때만 해도 15년 이상 신중하게 실험하고 점검한 뒤에 강조한 것이다. 그 뒤로도 60년 이상 추적하여 자료를 정리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그런 방법으로 <원시 의학>을 실제 생활에 사용하면서 안정성과 효과를 입증하기도 하였다.

그가 강조한 ‘간소한 생활’을 평생 지속한 것도 일기를 쓰면서 매시간 반복 점검하던 ‘단순한 삶’이 생활 습관으로 열매 맺은 것이고, 그렇게 생활한 결과는 자신의 건강한 삶으로 이어졌다. 웨슬리의 일기 쓰기는 자신의 설교와 믿음과 지식을 생활에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방법이었고, 웨슬리의 <원시 의학>은 그런 삶을 실제로 증명하는 ‘실천 의학’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에서, 예방 의학을 강조하는 웨슬리의 결론은 <원시 의학>을 읽는 모두에게 실천을 요청하고 있다. 효과가 가장 확실한 약은 ‘기도’라는 것도, 모든 불행에 가장 강력한 처방이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것도, 그같은 사랑이 건강 생활을 돕는 가장 강력한 특효약이라는 것도, 실천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라는 결론이다. 한 시간마다 일기를 쓰던 생활 습관이, 원시 의학의 저술에도 크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원시 의학의 구성과 웨슬리의 건강법
머리말에서는 질병의 원인과 예방법을 소개하였다. 인간의 죄 때문에 자연에서 멀어지는 생활 습관을 지적한다. 질병과 아픔이 죄값이라는 단호한 선언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하나님의 사랑이 분명하게 나타난 때는 벌을 받는 순간이었다. “땀을 흘려야” 한다는 운동 요법을 강조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나님의 사랑이 작동하면 질병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는 믿음이었다. 질병을 예방하는 방법으로는 운동 요법에 절제를 더하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생활을 간소하게 관리하는 쉬운 방법이다.

첫 번째 원칙

  1. 숨 쉬는 공기가 건강에 아주 중요하다.
  2. 연약한 사람에게는 함께 있어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3. 건강을 유지하려면 청소를 잘해야 한다.

두 번째 원칙

  1. 필요한 음식을 가볍게 먹고, 항상 적당하게 절제해야 한다.
  2. 강하게 조리된 음식은 건강에 좋지 않다.
  3. 최소한으로 조리된 간단한 식사만큼 건강을 돕는 것은 없다.
  4. 학문하는 사람에게는 하루 230g의 고기와 350g의 채소가 충분한 식사이다.
  5. 물이 가장 좋은 음료이다.
  6. 독한 술은 천천히 작동하기는 하지만 확실히 독이다.
  7. 금주가 위험한 경우는 거의 없다.
  8. 독한 술보다 물이 안전하다.
  9. 몸이 약한 사람에게는 맥주도 해롭다.
  10. 신경이 약한 사람에게는 커피나 차도 해롭다. 세 번째 원칙은 잠에 대해서, 네 번째 원칙은 가벼운 운동과 냉수 목욕에 대해서, 다섯 번째 원칙은 변비와 감기에 대해서, 여섯 번째 원칙은 스트레스에 대해서 조언하는 것으로 머리말을 정리하였다. 본론에는 257가지 질병에 대한 민간요법과 처방전을 모아 놓았는데, 출판을 거듭하면서 285가지 질병에 대한 치료 방법으로 확대하였다. 마지막에 냉수 목욕을 다시 강조하면서 <원시 의학>을 출판하였다.

<원시 의학>은 문맹률이 높은 시대에, 초점을 가난한 사람에게 맞추고 있다. 정직한 의사를 찾아가라고 권하는 내용은 기존 의료체제를 대체할 목적이 분명히 아니었던 것을 보여 준다. 돈이 없어도 간단한 질병을 스스로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방법을 마련할 목적이었다. 웨슬리의 일기 쓰기가 가져온 또 하나의 성과였다.

이전 기사7월 첫째 주 찬송/7월 둘째 주 찬송
다음 기사우리가 결혼하던 날
이정환
감리교 신학대학원 졸업. 뉴질랜드 트리니티 대학에서 리더십에 관한 교사와 연구 학생으로 수학했으며, 현재 뉴질랜드 감리교회가운데 한 교회에서 영어 설교 목사와 한인 제자들교회 담임을 하고 있다. 존 웨슬리 암호 일기 연구해 “방법쟁이” 책내고 자기만의 암호 일기를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을 연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