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길을 따라 가다 보니

열번 째, 로토루아 주변의 ‘산속 마오리 마을 선교’를 이번 주에 은혜스럽게 마쳤다. 모든 일정을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항상 시작은 희미하고 부족하지만 결국은 잘 마쳐지게 된다. 가다 보면 예상치 않은 일도 만난다. 갑자기 계획을 변경해야 하는 일도 생긴다. 그러나 일은 되어져간다. 이번 선교도 예외는 아니었다.

예상하지 못한 일
출발을 하루 앞두고 현지 사역자에게서 갑자기 연락이 왔다. 가고자 준비하던 N 마을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구체적 내용은 “갑자기 지역에 치안상 심각한 일이 발생해 마을에 다른 지역인을 들어오게 할 수 없다.”고 마을의 지도자급 인사들이 모여 결정했다는 것이다. 작년에 그 마을에서 첫 선교 집회를 가진 후, ‘이번에는 개인전도 및 소그룹 모임을 통한 결신 전도를 하려고 했는데…. 주민들과 아이들에게도 1년 후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했었는데… .’ 너무 아쉽지만 할 수 없이 두 번째로 가려고 했던 마을을 먼저 가고 다른 한 마을에서 2차 사역을 하기로 하였다.

당초 두 번째로 계획했던 M 마을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자, 유명한 방송사 기자들이 도로와 상가를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10분 정도 먼저 도착한 이유로 일부 대원만 차에서 내려 광경을 지켜 보고 있는데, 안전요원 복장을 한 담당자 한 명이 다가오더니 기자에게 화를 내면서 “무슨 일로 촬영을 하느냐?”며 나가 달라고 요구를 했다.

그 모습을 보며 약간은 긴장을 하고 있는데 우리에게도 와서 “무슨 일로 왔느냐?”고 물었다. 우리는 매년 이곳에 와서 선교 사역을 하는 한국 교회 선교팀이라고 대답을 하였다. 그러자마자 그 사람의 태도는 완전히 바뀌었다. 10번의 선교가 “평안의 길”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는 우리와 악수를 하고 포옹을 청하기도 하며 “너희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고맙다며 자신이 도울 일이 없냐고 물었다. 그 사람은 우리의 모든 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했다.
“Ten Thousands Reasons”라는 곡을 부를 때에는 감동에 겨워했다. 찬양에 목마른 모습이 우리에게 큰 울림이 되었다. 그는 마지막까지 우리와 함께 하였으며 우리들 도와주었고 떠날 때에는 아쉬움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였다.

사역 중간에 무섭게 비가 쏟아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이것에 개의치 않고 ‘한 영혼이라도 더…’ 라는 마음으로 복음을 전하였다. 준비한 전도지가 비에 젖어 너덜대기도 했지만 그 복음을 들으며 함께 결신 기도하는 어린 영혼 들은 우리에게 큰 기쁨을 주었다.

10번의 선교를 마치며
시간이 빠르다. 처음 우리에게 주신 사명으로 여기며 시작한 여정이 벌써 열 번이 되었다. 모든 숫자에 의미가 있지만 10이라는 숫자가 좀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한 과정을 마치는 수라서 그런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본다. 그저 순종의 길을 따라 한 영혼이라도 주님께 올려 드리려는 소박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떠올리며 사랑의 마음으로 로토루아 산속 마을로 난 한적한 길을 따라가다 보니 열 번의 선교 일정이 완성되었다. 길을 따라가면서 많은 마을과 사람을 만났다. 기쁨과 보람도 있고 안타까움과 아쉬움도 있다.

가장 큰 아쉬움은 “마을에 교회가 없다.”는 것이다. 200~ 300여 명 정도의 마을이 주를 이루는데 교회가 없다. 사역자도 없다. 아픈 영혼과 방황하는 영혼이 많다. 교회가 없음으로 영혼이 병들고, 목자가 없음으로 방황하는 것이다. 우리가 계속 가면서 기도해야 할 일이다. 마을마다 교회가 세워지고 십자가가 우뚝 서며, 예배의 소리가 울려 퍼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돌아보니 많은 분들의 기도와 물질의 후원을 많이 받았다.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께 가장 큰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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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수
아세아 연합신학대학교를 졸업하고, 중화민국(대만)에서 중국 선교사로 있다가 지금은 말씀의 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성도들과 함께 로토루아 주변 산 아래의 마을들을 두루다니며 복음 전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