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만들어진다

계속해서 가면 없던 길이 생긴다. 한 지역을 여러 번 가다 보니 영혼 구원의 길이 조금씩 더 체계화 되어 간다.

낯선 곳에서 처음 본 얼굴을 익히게 되고, 이후 그들의 호기심이 사랑의 관심이 되고, 일회성 행사 차원에서 영혼 구원으로 점점 더 바뀌어 간다. 할 수만 있다면 자주 가는 것이 구원의 열매를 볼 수 있는 길이다.

처음에 그들은 그저 모르는 사람들의 방문 정도로 생각하며 호기심만으로 다가오지만 나중에는 우리의 진심을 알게 되고 이후에는 주님에 대한 관심과 결단으로 이어지게 됨을 20번이 넘는 방문과 9차에 걸친 선교로 알게 되었다.

계속해서 가다 보니 그 발걸음 속에서‘어색함-얼굴 익히기- 친구 되기-복음 전함과 결단’이라는 사이클이 만들어졌다.

하카
M 마을에서 우렁찬 하카 소리가 들렸다. 마을 젊은 청년들이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우리 선교팀을 위하여 답례로 하카 춤으로 보여준 것이다. TV에서 본 적은 있었지만, 직접 본 것은 대부분의 대원들에게는 처음이었다.

하카는 그들의 자부심이었다. 그 춤을 마친 후, 그들은 우리 대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포옹하며 다음에도 또 와 달라고 말했다. 일정을 마치고 떠나는 우리와 그들은 두 줄로 쭉 늘어서서 서로 축복하며 헤어지는 가운데 주님의 일하심을 보게 되었다.

한 번에 여기까지 오지 않았다. 이 청년들도 처음에는 방관자를 넘어 어쩌면 방해자의 모습으로 있었다. 늘 그러하듯 처음에는 멀리서 바라보며 비웃듯이 웃거나 혹은 자동차 경적을 크게 여러 번 울리면서 집회나 개인 전도를 방해하였다.

그러나 여러 번의 방문과 만남, 그리고 끈질긴 기도와 전도 속에서 닫혀 있던 마음 문을 열고 우리와 전하는 복음을 환영하는 사람들이 된 것이다.

첫 대면과 친구 되기
첫 대면은 늘 낯설고 힘들다. 일부 대원들은 첫 방문지로 들어갈 때마다, 두통과 복통을 느낄 정도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로토루아 중심지를 벗어나 산속으로 계속 들어가는 장소의 낯섦 보다는 모르는 사람과의 만남이 당연히 더 어려운 것이다. 첫 만남의 시간에는 서로를 알아 가고 선물과 음식을 나누며 친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 N 마을에 들어가서 복음을 전하기 시작한 시작은 늦은 오후 시간이었다. 현지에서 전도하며 목회하는 샘이 찬양을 틀어 놓고 집회를 준비하고 대원들은 집집을 다니며 초청하며 전도하는데 일부 주민들에게 짜증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달콤한 낮잠 시간을 너희들이 시끄럽게 떠들어 방해를 받았다.”며 가볍게 화를 낸다.

미안한 마음으로 다가가 초청을 하니 처음에는 거절하지만, 친구가 되기를 바라며 대화를 나누면 대다수는 집회에 와서 함께 하기도 하고, 친구가 되기도 하고, 도와주기조차 한다.

우리 대원의 차 한 대에 문제가 생기자 처음 보는 사람들이 나와서 밀고 끌고 도와주어 무사히 숙소로 돌아갈 수 있게도 해 주었다.

복음 전함과 결단
친구가 된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복음을 전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당연히 친해지며 자신들의 아픈 부분도 우리에게 드러내기도 한다.

집회를 통해 전체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소그룹 전도 방식이 더 효과적이다.
집회를 마친 후, 친해 진 사람들끼리 몇 명씩 한 조를 이루어 함께 땅바닥에 둘러 앉아 복음을 제시하고 결단하게 하는 것이다. 주님을 만나게 된 간증을 나누고, 일부는 자신의 간증을 인쇄하여 나누어 주기도 한다. 이후 복음의 핵심을 전하고 함께 결단기도를 한다.

교회가 세워지기를
매우 기쁘게도 결신자가 나오는 전도의 열매가 생기는 것이 좋지만 늘 아쉬움이 남는다. 결신 이후의 이들을 계속해서 신앙적으로 이끌어 줄 교회와 목회자가 없는 것이다.

K 마을도 L 마을도 N 마을에도 교회가 없다. 250명에서 800명까지 사는 마을들이지만 아직은 교회가 없다. 갈 때마다 떠나 올 때마다 우리는 기도 한다. 마을마다 교회와 목회자가 세워지고 사람들이 말씀으로 잘 자라고 믿음이 강건해지며 사람들의 찬양이 울려 퍼져 주께 영광 올려 드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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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수
아세아 연합신학대학교를 졸업하고, 중화민국(대만)에서 중국 선교사로 있다가 지금은 말씀의 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성도들과 함께 로토루아 주변 산 아래의 마을들을 두루다니며 복음 전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