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첫째 주 찬송/12월 둘째 주 찬송

12월 첫째 주 찬송/115장(통일 115장) 기쁘다 구주 오셨네

크리스마스가 되면 누구나 어린이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게 되지요. 마구 간의 아기, 흰 눈,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와 양말, 그리고 선물, 반짝이는 크리스마스트리와 즐거운 캐럴, 자선냄비와 함께 울리는 구세군의 종소리… 이 모든 것들이 크리스마스를 더욱 아름다운 동화세계로 만들곤 합니다.

‘기쁘다 구주 오셨네’ 이 찬송은 ‘영국 찬송가의 아버지’로 불리는 왓츠(Isaac Watts, 1674-1748)가 1719년에 작시한 찬송입니다.

왓츠는 청년시절부터 당시 교회에서 불리는 시편가가 마음에 안 들어 시편 전체를 신약의 관점에서 의역 시편가를 만들었습니다. 모든 찬송은 신약의 복음의 빛으로 재해석하여 상황에 맞도록 적용시켜야 한다는 것이죠.

이 찬송은 시편 98편의 내용을 가지고 만든 찬송인데요, 9절의 “그가 땅을 심판하러 임하실 것이로다”를 “기쁘다 구주 오셨네”로, “온 땅이여 즐거이 노래할 지어다”를 “만 백성 맞아라” 등으로 만들고, ‘여호와’는 ‘구주’로, 여호와의 ‘심판’과 ‘임하심’은 예수님의 ‘온 세상 죄를 사하러’와 ‘오셨네’ 등으로 재해석한 것이죠.

시편과 찬송을 계속 비교해 볼까요? “만 백성 맞아라”는 “온 땅이여 즐거이 소리 칠 지어다”(시편 98;4)의 의역이고, “이 세상의 만물들아”는 “바다와 거기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 중에 거주하는 자는”(시편 98;7-8)의 의역인 것입니다.

ANTIOCH 곡명을 가진 이 곡은 ‘내 주를 가까이’를 작곡한 메이슨(Lowell Mason, 1792-1872)이 1836년 헨델의 오라토리오 제2부에 나오는 33번 합창 ‘문을 열라’(Lift up your head, O Ye Gates)의 첫 모티브에서 따왔다고 해서 곡명 밑에 헨델로부터의 편곡이라고 표시되어 있는데요, 아무리 보아도 ‘문을 열라’와 이 찬송의 분위기와 느낌은 전혀 달라요.

오히려 제1부에 나오는 15곡 합창 ‘주께 영광’(Glory to God)이 더 어울려 보이는데요. 처음 부분의 테너 파트와 목자들에게 보여준 천사의 찬송 내용으로 보아서도 그렇고요.

그런데 이 찬송이 그토록 정감이 있고 많은 이들이 즐겨 부르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와 요소가 있을 것 같아요. 또 이 노래의 음표에 유난히도 즐거움과 기쁨이 흠뻑 배어 있는 것 같지요?

‘말의 그림’ 혹은 ‘어화(語畵)’라는 뜻의 ‘word painting’이란 음악용어가 있습니다. 개개의 말을 개개의 음으로 묘사해 내는 것을 말하는데요, “기쁘다 구주 오셨네”의 음 진행을 보면 “도시라솔파미레도”로 순차진행으로 하행하고 있습니다.

word painting의 개념으로 해석하자면 이렇습니다. 예수님께서 높은 하늘의 영광을 버리시고 낮은 이 땅에 도시라솔파미레도 내려오셨다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12월 둘째 주 찬송/554장(통일 297장) 종소리 크게 울려라

이 유명한 시를 쓴 테니슨(Alfred Tennyson, 1809-1892)은 영국 링컨셔(Lincolnshire)의 서머스비(Somersby)태생으로 19C의 대표적인 시인이죠. 빅토리아 시대의 대표적인 시인으로는 테니슨과 브라우닝(E.B.Browning, 1806-1861)을 들 수 있습니다.

테니슨은 오랜 링컨셔 가문에서 12명의 자녀 중 4번째로 태어났는데, 아버지는 교구 목사였습니다. 두 형과 함께 라우스 그래머스쿨에 입학했으나 좋아하지 않아서 학교를 그만 두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재정 형편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광범위한 문학공부를 시켰는데, 테니슨은 조숙해서 십대가 되기 전에 포프, 스콧, 밀턴의 문체대로 글을 썼다고 하는군요.

그는 바이런의 영향력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하는데, 18세 때 이미 첫 시집을 내는 등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1850년에 그는 역작인 장편 시인 ‘추모하면서’(IN MEMORIAM)를 발표했는데, 친구의 죽음을 애도한 이 시로 인하여 유명하게 되고, 드디어는 영국 왕실이 영국에서 가장 뛰어난 시인에게 내리는 계관시인(桂冠詩人, Poet Laureate)이라는 명예로운 칭호를 받게 되어 명예와 부를 동시에 얻게 되었습니다.

테니슨은 찬송 시를 짓진 않았지만 그의 시에는 언제나 하나님의 세계가 있었고, 주님을 찬양하는 구절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이 찬송은 ‘추모하면서’에 있는 내용을 발췌하여 4행시 8절로 된 찬송으로 만든 것으로, 우리 찬송가에는 2, 4, 7, 8절을 뽑아 4절로 되어 있습니다. 예전엔 찬송가가 8절 정도는 보통이었는데, 요즈음엔 그 긴 찬송들을 3절이나 4절 찬송으로 요약해서 만들었죠.

이 곡조 WALTHAM은 작곡가 칼킨(John Baptiste Calkin, 1827-1905)이 미국의 뉴져지 주 벌링턴(Burlington)에 있는 성 마리아(St.Mary)학교에서 국기 게양할 때 부르는 ‘깃발을 날려라’(Fling out the banner, let it float)라는 곡으로 작곡한 것인데, 테니슨의 시와 만나 세계적인 곡이 되었습니다.

칼킨은 영국의 크로이든(Croyden)태생으로 음악교사인 아버지로부터 음악교육을 받고 자랐으며, 크로이든 음악원(Croyden Music Academy)을 졸업했습니다. 그는 16세 때에 이미 영국 전역에 순회연주를 다닐 만큼 탁월한 오르가니스트가 되었고, 28세 때에는 모교인 크로이든 음악원 교수가 되어 평생을 오르가니스트로, 작곡가로, 합창지휘자로 활동을 하였습니다. 우리 찬송가에는 이 한 편만 수록이 되어 있습니다.

이 유명한 테니슨의 시는 이렇습니다
“울려라 우렁찬 종아. 거친 창공의 날아가는 구름, 얼어붙은 빛에 이 해는 오늘밤 사라져간다. 울려라 우렁찬 종아. 이 해를 가도록 하라/ 울려 보내라 낡은 것을, 울려 맞으라. 새로운 것을, 울려 퍼져라 흰 눈 너머로, 기쁜 종이여 이 해는 가니 가도록 두어라. 거짓을 울려 보내고 진실을 울려 맞으라./ 울려 보내라 보지 못할 죽은 자들, 생각으로 마음의 기력을 앗아가는 슬픔을, 부자와 가난한 자의 반목을 울려 보내고, 만민 위한 구제책을 울려 맞으라./ 울려 보내라 서서히 쇠퇴할 주의주장을, 고리타분한 당파싸움을, 울려 맞으라. 아리따운 예절과 순수한 법을 가진 고상한 삶의 양식을/ 울려 보내라 결핍과 근심과 죄악을, 오늘의 차가운 불신의 마음을, 내 애도의 노래를 울려 보내고, 더 풍요한 시인을 울려 맞으라. 울려 보내라. 지위와 가문의 그릇된 자만을, 세상 사람들의 중상과 모략을, 울려 맞으라. 진리와 정의를, 사랑하는 마음을, 다함께 선을 사랑하는 마음을/ 울려 보내라. 온갖 해묵은 고질병을, 황금을 좇는 척박한 탐욕을, 지나간 수천의 전쟁을. 울려 맞으라, 천년의 평화를/ 울려 맞으라. 용기 있고 자유스런 사람을, 더 관대한 마음과 더 다정한 손길을, 이 나라의 어둠을 울려 보내고, 오실 그리스도를 울려 맞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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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엽
연세대 성악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서울시합창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 1960년부터 전국을 무대로 광범위하게 교회음악 활동을 하면서 김명엽의 찬송교실1-5을 예솔에서 출판했다. 이번 25회 연재를 통해 교회력에 맞추어 미리 2주씩 찬송가 두 곡씩을 편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