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더 큰 믿음을 가진 코소보 아이

지난 2011년, 나는 터키 다음으로 무슬렘 인구 퍼센티지가 가장 많은 코소보에서 3명의 친구와 통역해 주시는 선교사와 함께 한 팀이 되어 길거리 예배를 드리려고 한 마을에 갔었다.

그 땅에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마음에 따라 온 종일 곳곳에 멈춰 길거리에서 예배와 기도를 드렸다. 95% 이상이 무슬렘인 코소보에서 주님께 경배와 찬양을 우리의 목소리를 통해 올려드릴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은혜로웠던 시간이었다.

기도의 기회
그렇게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중 아이들이 놀고 있는 곳을 지나가고 있었다. 별다른 생각 없이 지나가려고 할 때, 우리 중에 막내가 한 남자아이의 한쪽 팔에 붕대를 감고 있는 것을 보고, 기도해 줄 기회라며 기뻐하며 가서 기도해 주자고 나섰다.

우리가 외국인이어서 신기한지 가까이 가자 호기심을 갖고 놀고 있던 아이들이 다 우리한테 모여들었다. 그리고 우리는 통역해 주시는 선교사를 통해 한쪽 팔에 붕대를 감고 있는 한 아이에게 예수님의 이름으로 치유를 위해 기도해 주어도 되냐고 물어보았고 그 아이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우리의 기도는 길지 않았다. 치유를 위한 기도는 단순히 믿음과 함께 예수님의 이름으로 명령하면 된다고 배웠기 때문이었다. 기도가 끝나자마자 아이가 손가락과 팔목을 움직이면서 다 나았다고 별 감정 없이 얘기해 주었다.

나는 아이의 감동 없는 반응에 솔직히 그 아이가 팔이 아직도 아픈데 우리가 실망할까 봐 거짓말한다고 확신했었다. 기도 받고 바로 친구들과 함께 다시 놀던 곳으로 달려가는 아이를 보면서, 우리들은 기뻐했지만, 나의 한구석에는 혹시나 하며 부정적인 의심도 들었었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예배를 드리러 다음 장소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노트와 연필을 들고 달려온 아이
한 5분 정도 걸어갔을까? 뒤에서 한 아이의 외치며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Wait, people from America!”

어설픈 발음으로 그 아이가 “미국에서 온 누나들, 형들 잠깐만요.” 하며 우리에게 달려온 것이다. 뒤를 돌아보니 한 손에는 노트와 또 한 손에는 연필을 갖고 헉헉거리는 숨소리와 함께 우리 앞에서 멈추었다.

그리고 그 아이가 고백한 그 한마디는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아직도 나의 마음속에 큰 감동으로 남을 만큼 나의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이 되었다.

“아까 해주신 그 기도 적어주세요”

우리에게 노트와 연필을 내밀며 알바니아 언어로 얘기하기 시작했다.

“아까 그 기도하고 나서 저의 아픈 팔이 하나도 아프지가 않아요. 손가락도 움직이지 못했는데 손가락도 움직일 수 있어요. 그 신기한 기도 적어주세요. 나중에 저나 우리 가족이 아프면 아까 해주신 기도 따라 하게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했더니 나았다고 그 기도문을 적어달라는 그 아이의 단순하고도 순수한 믿음을 통해 나는 충격과 도전을 받았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나는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서 역사하실 거라는 믿음보다는 의심부터 했었고, 심지어 나았다고 하는 고백을 듣고도 믿지를 못했는데, 예수님을 알지 못하는 이 아이는 난생처음 예수님의 치유를 경험하고 자기도 다른 사람들을 치유해주고 싶어 이렇게 순수하게 노트와 연필을 들고 달려온 모습을 보며 나는 감탄과 회개의 눈물이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금도 이 글을 쓰면서 나는 눈물이 나온다.

낮은 자를 통해 겸손하게 하시는 나의 주님. 나는 이 아이보다 기도와 예수님의 치유와 능력에 대해 지식으로 더 많이 알고 있었지만, 그 지식은 머리에만 있을 뿐 정말 기도에 대한 신뢰는 하나님을 모르는 이 아이를 통해 직접 보고 배우게 하셨다.

또한 이 일을 통해 주님께서는 나에게 얼마나 세상에 있는 영혼들이 예수님의 손길을 갈급해하고 있는지 알게 해 주셨다.

우리 부모님이 알면 혼나요
우리가 했던 기도를 적어 달라고 하는 아이에게 우리는 예수님을 소개해 주었다. 치유가 일어난 것도 예수님을 우리의 구주로 영접했기에 그분의 권위를 갖고 기도할 수 있었다고 얘기해주었다.

어린아이에게 복잡할 수도 있었을 내용이었지만 복음과 기도에 대해 확실히 얘기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설명을 다 하고 예수님을 영접하고 싶냐고 물었더니 그 아이는 아주 아이답게 대답했다.

“우리 부모님이 알면 혼나요.”라며 조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래서 우리는 복음에 대한 내용과 예수님을 구주로 받아들이고 싶으면 따라 기도하라고 기도도 적어주었다.

나를 꾸준히 성장시키시는 주님
고맙다고 하며 노트를 귀하게 가슴에 품고 다시 친구들 쪽으로 향해 달려가는 그 아이를 보며 나는 이런 경험을 허락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예수님을 모르는 그 아이의 기도를 향한 순수한 믿음과 열정. 머리로만 배우고 마음으로 깨닫지 못했던 나의 태도. 믿음이 연약했었던 나를 지금도 꾸준히 성장시키시고 계시는 예수님의 은혜에 나는 더욱더 감사하고 감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