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일상에 들어온 카페인

요즘 청소년들에게 에너지 드링크는 그리 낯선 음료가 아니다. 피곤하거나 졸릴 때, 운동을 하기 전 힘을 내고 싶을 때, 시험 기간에 잠을 쫓기 위해 찾기도 한다.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쉽게 살 수 있고 종류도 다양해 에너지 드링크 한 캔을 마시는 일이 그다지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에너지 드링크를 찾는 이유 중 하나는 카페인의 각성 효과 때문이다. 카페인은 일시적으로 잠을 깨우고 정신을 또렷하게 하며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성장기 청소년에게는 얼마나, 언제, 어떤 형태로 섭취하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카페인은 우리에게 ‘에너지’를 만들어 주는가?
카페인을 마시면 잠이 깨고 머리가 맑아지며 다시 힘이 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 이유는 몸에 새로운 에너지가 생겨서가 아니다. 우리 몸에서는 깨어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데노신’이라는 물질이 쌓인다. 아데노신은 뇌가 피로와 졸음을 느끼는 데 관여하는데, 카페인은 이 아데노신의 작용을 방해한다. 그래서 몸은 이미 피곤하지만 잠시 덜 피곤하고 더 깨어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쉽게 말하면 카페인은 없던 에너지를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이 보내는 ‘피곤하다’는 신호를 잠시 가려 주는 것이다.

커피만 조심하면 될까?
카페인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커피를 떠올리지만 카페인은 생각보다 여러 곳에 들어 있다. 차와 초콜릿, 콜라, 에너지 드링크뿐 아니라 일부 식품과 의약품에도 포함될 수 있다.


Health New Zealand가 제시하는 평균치를 보면 250mL 에너지 드링크 한 캔에는 약 80mg, 인스턴트커피 한 잔에는 약 80mg, 차 한 잔에는 약 60mg, 330mL 콜라 한 캔에는 약 35mg, 초콜릿 50g에는 약 30mg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더블샷 에스프레소 커피는 평균 약 210mg이다. 물론 실제 카페인 함량은 제품의 종류와 용량, 커피의 추출 방법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몇 잔을 마셨느냐’만이 아니다. 아침에 커피를 마시고 오후에 콜라나 초콜릿을 먹은 뒤 저녁에 에너지 드링크를 마셨다면 각각의 카페인이 하루 섭취량에 더해진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생각보다 많은 카페인을 섭취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에너지 드링크에는 카페인뿐 아니라 당류가 많이 들어 있는 제품도 있으며, 구아라나·타우린·L-카르니틴 등의 성분이 포함되기도 한다. 그래서 제품을 고를 때 화려한 광고 문구나 캔의 크기만 볼 것이 아니라 카페인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표시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뉴질랜드 청소년들의 카페인 섭취는 어떨까?
뉴질랜드 청소년의 카페인 섭취를 살펴본 연구가 있다. 2023년 Nutrients에 발표된 Massey University 연구에서는 15~18세 청소년 216명을 조사했다. 참가자의 94.9%가 하루에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카페인 함유 식품이나 음료를 섭취했으며, 하루 카페인 섭취량의 중간 수준은 68mg이었다. 21.2%는 연구에서 비교 기준으로 사용한 유럽식품안전청(EFSA)의 체중 1kg당 하루 3mg 수준을 넘었다.


참가자의 31.6%는 에너지 드링크를 섭취했으며,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는 청소년의 85%가 ‘에너지를 얻기 위해’ 마신다고 답했다. 카페인 섭취 후에는 에너지가 증가하거나 더 들뜬 느낌뿐 아니라 안절부절못함과 수면 방해 등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있었다. 특히 41.4%는 카페인 섭취 후 수면 방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에너지 드링크, 뉴질랜드의 기준은?
뉴질랜드에서는 에너지 드링크의 카페인 함량과 표시를 Australia New Zealand Food Standards Code를 통해 관리한다. Food Standards Australia New Zealand(FSANZ)에 따르면 에너지 드링크에 허용되는 카페인은 최대 리터당 320mg이다. 제품에는 카페인과 관련된 표시가 필요하며, 어린이와 임신·수유 중인 여성,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취지의 안내도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FSANZ는 카페인에 대해 일반적인 ‘하루 권장량’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다만 어린이의 경우 체중 1kg당 하루 약 3mg 수준에서 불안 증가가 관찰됐다는 연구 결과를 안내하고 있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3mg을 ‘안전 기준’으로 단정해서는 안 되며, 체중과 개인의 민감도, 다른 음료나 식품을 통해 섭취한 카페인까지 함께 생각해야 한다.

Health New Zealand도 어린이는 성인보다 적은 양의 카페인으로도 비슷한 문제를 경험할 수 있다며, 특히 에너지 드링크와 콜라처럼 당이 많이 들어 있는 음료를 많이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고 안내한다.

잠을 깨우려고 마셨는데, 잠을 빼앗는다면?
시험 기간에는 평소보다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기 위해 카페인을 찾는 경우가 있다. 졸음이 쏟아질 때 커피나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면 잠이 깨고 다시 집중할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효과가 그 순간에만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늦은 시간에 섭취한 카페인의 각성 효과가 남아 있으면 정작 자야 할 시간에 쉽게 잠들지 못할 수 있다. 잠이 부족하면 다음 날 아침은 더 피곤하다. 그러면 다시 커피나 에너지 드링크를 찾는다. 피곤해서 카페인을 마시고, 카페인 때문에 충분히 자지 못하고, 다시 피곤해서 카페인을 찾는 것이다. 어느 순간 한 번의 선택이 반복되는 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다.

Health New Zealand는 카페인을 많이 섭취했을 때 잠들기 어려움, 불안, 과민함, 어지러움, 두통,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평소 카페인을 자주 섭취하던 사람이 갑자기 끊으면 두통이나 피로, 집중력 저하, 불안, 떨림 등의 금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졸음은 없애야 할 방해꾼일까, 아니면 이제 쉬어야 한다고 몸이 보내는 신호일까? 특히 성장기 청소년에게 충분한 수면은 다음 날의 집중과 학습, 기억, 감정 조절에도 중요하다. 시험을 앞두고 잠을 줄여 가며 카페인으로 버티는 것이 반드시 공부에 도움이 되는 선택이라고 볼 수는 없다. 카페인은 잠을 잠시 미룰 수는 있어도 잠 자체를 대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마시지 마”보다 먼저 물어야 할 것
청소년에게 “에너지 드링크 마시지 마”라고 말하기 전에 왜 카페인을 찾게 되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요즘 많이 피곤하니?”, “잠은 충분히 자고 있니?”, “왜 에너지 드링크가 필요했니?”라고 물어보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


처음에는 친구가 마시니까 호기심으로 한 캔을 마실 수도 있고, 시험 기간에 한두 번 찾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이게 없으면 공부를 못 하겠어”, “이걸 마셔야 하루를 버틸 수 있어”라고 느끼기 시작한다면 자신의 습관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싶다면 갑자기 모두 끊기보다 조금씩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늦은 시간에는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를 피하고, 물을 충분히 마시며, 무엇보다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 중요하다. Health New Zealand도 카페인을 줄일 때 서서히 줄이고 충분한 수면과 건강한 식사, 신체 활동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에너지를 회복하도록 권한다.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절제
성경은 “모든 것이 내게 가하나 다 유익한 것이 아니요 모든 것이 내게 가하나 내가 무엇에든지 얽매이지 아니하리라”(고전 6:12)고 말씀한다.

이 말씀은 절제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절제는 무조건 하지 않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내가 선택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어느 순간 나를 끌고 가고 있지는 않은지 살피고, 필요할 때 멈출 수 있는 힘이 바로 절제이다.


피곤해서 한 캔, 공부하려고 한 잔으로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카페인 없이는 하루를 버티기 어렵다고 느낀다면 자신의 생활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금 내 몸에 필요한 것이 정말 카페인일까, 아니면 쉼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는 것이다.

절제의 습관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자신의 몸을 소중히 여기고, 무엇인가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으며, 필요할 때 스스로 멈출 수 있는 힘을 길러 주어야 한다.

청소년 중독예방을 위한 절제 사역도 이러한 실천에서 시작된다. 술이나 담배, 마약뿐 아니라 일상 가까이에 있는 카페인까지 살펴보며, 무엇에도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절제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주는 것이다. 가정과 교회, 그리고 우리 공동체가 다음 세대에게 절제의 가치를 가르치고 함께 실천해 나가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자료 출처: Health New Zealand, Caffeine, Food Standards Australia New Zealand(FSANZ), Caffeine , Turner et al. (2023), Nutrients 15(4):1011, 한국가족보건협회·A랩 아카데미, 「청소년 중독예방 지도사」 자격과정 교육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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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 회
재뉴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는 2011년 11월 11일 김정주 박사에 의해 창립되어 성경적 가치에 기반한 청소년 중독 예방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본 지면에서는 태아 알코올 증후군, 마약, 음주, 니코틴(전자담배), 음란물 중독 등 청소년 중독 문제와 이에 대한 절제회의 실제 사역을 연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