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점 맞은 사람 나와서 노래 한 곡 하는 게 우리 전통인데 오늘 백 점 맞은 사람 나와서 노래 한 곡하세요”
“우와~~~ 100점 맞은 사람이 있다고?”
“헐!! 난 진짜 어렵던데, 100점을?”
누가 만점을 맞았을까 둘러둘레 시험장을 둘러보는데
맨 끝 자리에서 아주 앳된 아가씨가 쭈삣쭈삣 일어납니다.
사람들의 함성과 격려의 박수,
300여 개의 부러운 눈빛!
그도 그럴 것이 수험지 양쪽 가득 빨간 인지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수두룩한데
100점을 맞았다니요.
“오늘 시험 본 사람은 총 157명인데
100점 한 명, 떨어진 사람 72명, 통과한 사람은…”
70점 이 커트라인인 운전 필기시험에서
나는 겨우 턱걸이 72점을 맞아
통과한 사람 가운데 당당하게 그 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워낙 겁이 많아 죽어도 운전 못 하겠다는 나를 설득한 사람은
중고 자동차 센터를 하고 있던 부부 집사였습니다.
“맨날 택시만 타고 다니지 말고 운전을 하세요.
운전면허증 받으면 저희가 차 한 대 선물로 드릴게요.”
그들의 설득과 꼬임에 홀딱 넘어가
유명하다(?)는 운전 학원을 추천받아 등록했습니다.
열과 성의를 다하여 죽도록 연습한 결과
“이제 하산해도 되겠습니다.”
운전 강사의 하산 명령을 받고 실기 시험에 등록하고
우황청심환 하나 먹고 자신 있게 시험장으로 갔습니다.
“42번 탈락!”, “76번 탈락!”
들어가자마자 통과 소리는 들리지 않고
계속 ‘탈락!’ 소리만 들려옵니다.
“탈락!” “탈락!” “타락!”
가뜩이나 긴장해서 우황청심환까지 먹고 왔는데
나중에는 ‘탈락’이 ‘타락’으로 들립니다.
“아이고, 운전 시험이 쉽다고? 하산해도 된다꼬?”
“136번, 5번 차에 탑승하십시오.”
폐차장에 보내도 손색이 없을 듯한 5번 차에 올랐습니다.
“136번 타락(?)! 차에서 하차하십시오.”
차에 올라 1분도 안 되어 136번 탈락했습니다.
한 발짝도 못 가고 엑셀 서너번 밟다 탈락해 버린 거지요.
운전 학원에서는 늘 시동이 걸려 있는 차를 타고 연습했는데
너무나 긴장한 나머지 이 차도 시동이 걸린 줄 알고
시동도 안 걸고 엑셀만 퍽퍽 밟다가……
“아니, 시동 걸어야 한다고 말을 해줬어야지이~~!!!”
운전 강사만 죽일 놈이 됐습니다.
두 번째는 언덕 오르다 시동이 꺼져 탈락!
세 번째는 T 자 마지막 라인 디디딕 밟아 탈락!!!
이렇게 136번은 세 번이나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운전대를 놨습니다.
중고 차든 새 차든 그것 역시 물 건너 가버렸지요.
그랬던 136번이 뉴질랜드에 와서
필기시험 한 방에 통과! 실기시험 한 방에 통과!!
그때, 내가 운전을 못한 게 아니라 학원 강사가
시동 걸어야 한다고 말 안 해 줬다고,
내가 세 번이나 탈락한 건 그 차가 고물이어서 그랬다고.
그리고, 자동차 물 건너가게 한 건 하나님 아버지 탓이라고…
그래도 하나님 아부지,
그때 그 자동차는 물 건너가게 하셨지만
지금 이렇게 운전 신나게 하고 다니는 건
다 아부지 덕분인 줄 압니다.
정말 감사해요, 아부지…
만수무강하세요~~~!!!
오늘도 ’자동차 탓’ ‘내 탓’을 하며 신나게 엑셀을 밟아 봅니다.
세금(?)을 바쳐가면서 말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