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 세대의 영성

기존 교회는 모이기에 힘썼고, 예배의 열기가 있었으며, 하나님을 뜨겁게 찾는 공동체였다. 그에 반해 오늘날 다음 세대는 상당수가 교회를 떠났고, 특히 코로나 이후 온라인 예배와 교회 밖 모임이 활발해지면서 이전과 같은 교회의 열기는 눈에 띄게 사그라든 듯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세대는 분명한 영적 갈급함을 가지고 있다. 세대 간의 다름처럼 그 갈급함이 향하는 방향과 표현 방식이 이전 세대와 매우 다를 뿐이다. 이 차이로 인해 간혹 당황스러운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사람 안에 내재한 영적 갈급함은 여전하다.

과거처럼 교회나 특정 공간을 찾아가야만 예배하고 성경공부에 참여해야만 하나님을 아는 방식이 아니라 일상에서 가볍고 접근하기 쉬운 방식으로 영성을 추구한다.

최근 알파 세대와의 만남에서 하나님을 믿는다고 고백하면서도, 동시에 휴대폰 바탕화면에 부적을 설정해 둔 모습을 보고 조금 당황했다. 이는 신앙이 없어서라기보다 무엇을 붙들어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타로와 사주, 부적은 이미 다음 세대의 문화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이는 더 이상 음지의 문화가 아니다. 온라인 플랫폼과 SNS를 통해 언제든 접할 수 있고, 심지어 ‘자기 이해’와 ‘위로’라는 이름으로 소비된다.

실제로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흐름은 하나의 신흥종교 현상이라 불러도 무리가 없을 만큼 대세가 되었다. 동시에 불교에 대한 관심 또한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AI로 만들어진 가상의 스님이 삶의 조언과 인생 메시지를 전하고, 수백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리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다음 세대가 추구하는 영성은 마음 챙김, 힐링, 자기 돌봄 위주다. 정신적인 위안과 안정을 절실히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대한 부담이 없고, 간섭이 적으며, 자신에게 맞춰진 영성을 갈구한다.

다음 세대의 종교 생활은 자신의 정신 안정을 위해 필요에 의해 언제든 쉽게 들어갔다가, 미련 없이 나올 수 있는, 큰 헌신을 요구하지 않는 구조를 선호한다. 이러한 지점에서 기존 교회의 성향과 다음 세대의 기대는 자연스럽게 어긋난다.

하나님과의 관계 경험케 해야 할 교회의 사명
매주 예배 참여를 강조하고, 공동체와 성경공부를 요구하는 교회는 다음 세대에게 불편한 공간인 것이다. 이러한 간극 속에서, 기존 세대와 다음 세대가 어떻게 어우러질 수 있을지 교회 정체성에 대해 많은 교회가 고민하며 지혜를 구하고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분명한 것은 교회의 정체성의 중심에는 하나님과 이웃과의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을 아는 것은 교회라는 구조적 공동체에 속하는 문제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관계의 문제임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교회를 꾸준히 다닌다고 해서 저절로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가 깊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음 세대는 이미 그 실상을 보아왔고, 그래서 더이상 단순하고 꾸준한 참여가 아닌, 참된 관계에서 비롯되는 변화와 위로를 갈망한다.

어쩌면, 다음 세대가 사주와 부적, 타로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도 사회적 변화 때문만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를 향한 왜곡된 시도의 단면이 아닐까.

하나님과의 관계는 사라지고, 교회라는 사회를 유지하고 운영하는 것이 중심이 될 때 교회의 본질은 왜곡된다. 다양한 행사와 눈길을 끄는 변화 역시, 그 목적이 하나님과의 관계로 이끄는 데 있지 않다면 결국 그저 소비되고 마는 헛수고가 되어버릴 수 있다.

교회의 본질은 성령님과의 깊은 교제에 있기에, 온라인 예배, 행사 중심의 예배, 전통적인 예배 등 그 형식보다 본질을 점검하며 다음 세대를 위한 예배를 재정비해야 한다.

노마드한 삶과 Work from Home이 일상이 된 현대 사회에서, 진정 필요한 것은 어디서든 유지될 수 있는 하나님과의 관계다. 관계를 중시하는 신앙은 특히 다음 세대에게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관계는 한 번에 완성되지 않고, 시간과 때로는 헌신을 요구하며, 즉각적인 결과를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빠른 성과와 변화에 익숙한 다음 세대에게는 여간 불편한 게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장소와 형식이 달라져도 흔들리지 않는 깊은 관계 속 예배를 위해, 교회는 어떤 시도와 선택을 해야 할까? 관계 맺는 것에 취약한 다음 세대에게 어떻게 하면 하나님과의 관계를 경험하게 하고 또한 그 관계가 깊어질 수 있도록 이끌 수 있을까. 열심히 섬기다 지치고 흔들리는 모습을 보아온 다음 세대에게 과연 어떤 믿음의 유산을 물려줄 수 있을까.

수많은 정보와 가치가 범람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진리를 분별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그만큼 진리에 대한 갈급함은 오히려 깊어지고 있다. 관계라는 단어가 무겁게 느껴지는 시대이지만, 크리스천에게 관계는 가장 원칙적이고 본질적인 가치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은 결국 관계로 살아내는 신앙을 요구한다. 그렇기에 다음 세대를 위해 다시 한번 가장 본질적인 자리, 관계의 자리로 나아가야 한다. 그곳이 다음 세대의 영적 갈급함이 진리로 연결되는 통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