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2019년 여성 사역자 힐링 세미나가 크리스천라이프 주최, 한국 가정문화상담협회(이사장 구미례목사)후원으로 2월11일(월)과 12일(화) 이틀에 걸쳐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Blockhouse Bay Community Church에서 있었다.
못 말리는 잔치 초청자
작년 여성사역자 힐링 세미나에 참여하고 잊을 수 없는 은혜의 기억이 있었기에 올해 다시 힐링세미나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참가 신청을 했다.
작년 이후로 함께 참여하고 싶었던 지인 사모님, 여 사역자분들께도 참여 안내를 해 드리며 권유했다.
이분 저분 연락하며 나는 참 못 말리는 잔치 초청자라는 생각도 들었다. 올해 다시 참여하며 작년과는 또 다른 은혜를 받고 감사할 뿐이다.
오전에는 워크숍 위주로 자기를 소개하는 손 본뜨기, 콜라주로 꾸며 보는 삶의 여정, 계란화와 동굴화, 9분할 통합회화법으로 내가 원하는 것 그려 보기, 5년, 10년 후의 장기 계획표 써보기 등의 활동을 하였고 점심식사 후에는 정석환, 권수영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다.
색연필로 그리고 가위질하며
오전 활동은 참여자를 크게 4그룹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테이블마다 색연필 잡지 가위 풀 등이 준비되어 있었다.
내 두 손을 본뜬 그림에 한 손 다섯 마디에 내가 생각하는 나의 장점을 적고 다른 손 다섯 손가락은 같은 테이블의 동역자들이 생각하는 나의 장점을 써 주었다.
내가 나의 장점을 써서 보고 다른 이가 써 준 것도 보면서 10개의 장점을 읽는 중에 마음속으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며 자존감이 올라가는 소리가 들렸다.‘흠흠 그래그래 나 썩 괜찮은 사람이군…’
책상에 웬 잡지들이 이리 수북할까 싶었더니 콜라주 작업을 위한 준비물이었다. 커다란 도화지를 주며 가운데 가로로 줄을그리고 내 나이만큼 10살 단위로 칸을 나누어 타임라인을 만들라 하였다.
내 인생에 있었던 잊지 못할 사건들을 기쁨과 슬픔의 높낮이를 정해서 그 라인 위아래로 좌표 찍어 보고 각 사건을 표현할 수 있는 이미지들을 잡지에서 찾아 오려서 각 사건의 좌표에 붙이고 발표하기를 했다.
그림을 찾아 가위로 오려 붙이기를 하는 모든 여 사역자분들은 진지했고 책장 넘기는 소리, 사각사각 가위질하는 소리만 들렸는데 이 작업 자체가 마음을 평온케 하는 것 같았다.
작업을 마치고 내가 만든 콜라주에 대한 설명을 해 보고 나니,‘아, 내 인생에 20대 30대 40대에 한 번씩 큰 어려움이 있었구나, 그리고 그 깊은 구덩이에서 어김없이 하나님은 나를 깊이 만나 주셨고 통과하는 은혜도 주셨구나…’ 하는 것을 새삼 깨닫고 감사하게 됐다.
둘쨋날 오전에는 A4지 종이에 커다란 타원형만 그려서 두 장을 받았는데 이것이 나의 내면의 욕구를 나타내는 달걀 그림이 되고 동굴 그림이 되는 시간도 재미있었다.
이런 오전 활동들이 흥미로워서 아침에 밀리는 찻길도, 전날 부족했던 잠에도 세미나장 가는 길은 소풍 가는 아이처럼 들뜬 길이 되었다.
크리스천라이프 교열담당 기자들이 점심 식사로 마련해 준 나물밥과 회덮밥은 꿀맛이었다. 교회 야외 테이블에 둘러앉아 같이 밥을 먹으며 서로 알아가며 은혜를 나누었다. 행복한 식탁 교제였다.
오후 시간은 연세대 권수영.정석환 교수가 강의를 해 주셨다. 이분들은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상담의 전문가시다고 하는데 정말 강의가 너무 재미있으면서도 핵심을 기억시키는 것이었다. 두 분의 강의 중에 식곤증은 얼씬도 못 했다.
목회상담에서의 공감
마음의 엘리베이터 같이 타기
권수영 교수는 목회 상담에서 공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당신의 아들과 어머니가 병원에서 겪었던 일을 비유로 소개했다.
아무리 진단과 처방이 정확해도 환자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면 그 의사 다시 찾고 싶지 않은 것처럼 상담에서도 내담자의 마음에 공감해 주는 상담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사람이 코로만 숨을 쉬는 것이 아닌 것처럼 공감은 마치 심리적 산소와 같아서 이 공감을 받으면 자살하려던 사람도 살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이 공감이라는 것은 ‘마음속 엘리베이터 같이 타기’ 같은 것으로 예수님이 우리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와 같이 되셨듯이 내담자의 아픈 마음이 있는 그 지하층이나 그의 기쁨이 있는 지상층에 같이 머물러 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것이 성육신과 같은 공감이라고 했다.
이틀의 수강을 마치고 권수영 교수의 성육신적 공감의 ‘마음의 엘리베이터 같이 타기’와 정석환 교수의 담아 주는 사람이 되라는 의미의 ‘숨 쉬는 항아리’가 계속 마음에 남는다.
어떻게 이 쉽지 않은 마음 자세 잡기를 시작해 갈까. 우선은 ‘마음의 엘리베이터’와 ‘숨 쉬는 항아리’를 종이에 쓰든 그리든 해서 부엌에 붙여 놓고 볼 때마다 의미를 새기는 작업을 먼저 해야겠다.
가족상담전문가 플래너 통합과정 청년그룹 /예수 닮으려는 사람이 ‘상담가’는 아닐까?
여승재 청년<한우리교회>
소셜 미디어를 통해 연결되어있는 거 같지만, 점점 멀어지는 우리 사회. 그리고 그 사회 안에서 성장하는 우리 다음 세대와 소통해야 하는 숙제를 가진 우리 교회들.
그런 사이에서 청년들은 어떤 마음을 품고,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What Would Jesus Do? 예수님은 무엇을 하셨을까?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8명 중 한 명의 청년으로 EAP 상담 코스에 함께 하게 되었다.
우리 8명은 예수님의 사랑을 닮고 싶어 하는 마음을 공통점으로 교제를 시작하였다. 몇 주간 우리는 4명씩 반을 나눠 일과 학업 이후에 만나 공부하였다.
미술과 명상을 통한 상담부터 일터에서의 관계 등 많은 요소를 짚어 넘어갔다. 한국말이 어렵고 한국 문화의 바탕으로 써졌기에 이해가 원활하지 못했지만, 다들 최선을 다해 함께 읽어나갔다.
그렇게 몇 주가 흐른 뒤 6명의 강사들이 도착하셨다. 그로부터 하얗기만 했던 우리 교제에서 까만 글씨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글이 누군가의 삶에서 적용이 되었고 또 다른 이에게는 힘이 되었다는 간증을 듣게 되었다.
강사님들을 통해 우리는 EAP 상담가의 목적, 그 목적을 주어진 시간 안에 달성하기 위한 기능 등의 중요한 요소들을 복습하였다.
강의가 끝난 뒤 몇 청년들에게 남겨진 강한 여운은 가시지 않았다.
여호수아의 다음 시대가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잊고 다른 시대가 되었듯이, 우리들은 다음 세대에 물려줄 것을 준비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이민 사회에서의 1세대의 고된 정착, 1.5세대의 정체성 혼란, 그리고 2세대와의 문화 차이. 우리 가정에서의 깨진 관계가 교회로 흘러들어온 건 아닐까?
너무 달라진 2세들의 모습에 아직도 1세대의 모습을 닮기를 원하는 건 아닐까? 이 사이에 1.5세들은 샌드위치가 된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 코스를 통해 샌드위치란 한편으로는 양쪽을 이해할 수 있는 연결고리로써의 훈련이라고 다짐하게 되었다.
그렇게 한 주가 흐르고 워크숍으로 이어가게 되었다. 우리가 배운 것들을 실행해보고, 우리 자신의 심리를 파악해보았다.
빈 종이와 크레파스면 아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 하얀 종이에 그은 줄과 그 안을 색으로 칠하니,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마음을 덩그러니 그려놓은 것이었다.
그림들로 나눔을 하며 자신의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워크숍을 통해 미술 상담을 더 이해하며, 상담가는 먼저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사랑해야 남의 마음에 귀 기울일 수 있을 거란 마음이 들게 하였다.
이 시간을 통해 내가 생각했던 ‘상담가’는 뒤바뀌었다. 상담가는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말을 하게끔 하는 사람이다. 상담가는 대답을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방만의 정답을 찾아주게끔 하는 사람이다.
상담가는 자신보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입보다는 귀에, 그리고 답보다는 질문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결국 기독교적인 상담가는 예수그리스도의 사랑, 남을 위한 희생이 아닐까 묵상하게 되었다.
현대 사회에서 청년들은 어떤 마음을 품고,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예수님이셨다면 무엇을 하셨을까?
예수님은 이미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위해 희생하셨다. 그 모습을 닮으려는 한 사람의 모습이 상담가는 아닐까? 라는 생각으로 마무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