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백부장표 가래떡 인심

사진<1세기 회당 유적 기초>

“이리 오이라. 떡 하나 묵고 가라.”
쿵더쿵쿵더쿵 온동리 뒤흔들며 우렁차게 돌아가는 고향 방앗간. 학교 다녀오는 길 배고프지 않은 날 하루도 없었다. 방앗간 지날 때마다 솔솔 풍기는 고소한 가래떡 냄새. 그 냄새 따라가다 방앗간 문 기웃거리는 아이들.

어쩌다 친척 잔치 떡 하는 날 횡재하는 날. 손으로 떡가래 뚝 잘라 떼어주는 그 하얀 가래떡 인심. 얼마나 행복했던지. 팽이 놀이와도 같은 고향 이야기. 잠자던 팽이 채찍질하면 다시 살아 쌩쌩 돌아가며 온갖 옛날이야기 되살아난다.

예수님의 제2의 고향 가버나움 찾는다. 이미 폐허가 되어버린 오늘의 가버나움. 갈릴리 호숫가 빼어난 자리 둥지 튼 가버나움 회당. 한때 갈릴리 가장 빼어난 랜드마크. 여기서 가래떡 고향 인심 찾을 수 있을까? 잠자는 팽이 다시 살릴 수 있을까? 널브러진 회당 잔해 가운데서 예수님 발자취 찾을 수 있을까?

회당 안에 들어선다. 한때 무거운 지붕 떠받쳤던 육중한 아름드리 돌기둥들 줄지어 사열한다. 벽에 기댄 채 구석 자리 지키는 긴 돌 벤치에 앉는다. 해묵은 숨결 불러 모은다. 들린다. 회당 정치 토론 중인 장로들 언쟁 소리. 회당 바닥 매트 깔고 무릎 꿇은 예배자들 기도 소리.

12개 문과 테라스 사이 돌기둥 경계 삼은 방들 지난다. 기도실, 학교, 법정, 방문객 숙소, 식당, 회의실…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 만난다. 법궤 다윗의 별. 돌담에 새긴 회당 예술 손끝에서 만난다.

가버나움 히브리 이름 ‘크파 나훔’(Kfar Nahum). 그 뜻 ‘나훔의 동리’(Nahum’s village). 맞다. 가버나움 그 언어학적 이름 틀림없는 고물상 간판이다. “물건들 무질서하게 쌓아둔 곳.” 여기저기 부서지고 무너지고 쓰러지고 널브러진 수천 년 해묵은 하얀 건축물 잔해 덩이 가버나움 회당. 부끄러운 어제 역사 바로 그 모습.

가버나움 아이콘 3세기 초 지어진 이층 건물 하얀 석회암 회당(The white synagogue). 고스란히 아픈 역사 스산한 곳. 비잔틴 시대 맞닥뜨린 유대인 기독교인 긴장의 무대 가버나움. 4세기경 기독교인 주거주지. 5세기경 기독교인들 회당 해체한다.

614년 침략한 페르시아 유대교 편들면서 기독교 탄압한다. 629년 비잔틴 황제 기독교 편들면서 회당 파괴한다. 638년 유대교 기독교 모두 이슬람 정복 앞에 무릎 꿇는다. 746년 지진 회당 무너뜨린다. 보수 불가능 상태 회당 시대 맞이한다. 십자군운동 시대 회당 방치된다. 가버나움 주거지 갈릴리 부둣가 어시장 가까이 이주한다. 그 후 가버나움 천년 넘게 역사 속에 숨죽인 채 잠든다.

1838년 미국 탐험가 에드워드 로빈슨(Edward Robinson) 오늘의 가버나움 회당 유적 발견. 1866년 영국 캡틴 찰스 윌리암 윌슨(Charles William Wilson) 회당 유적 확인. 19세기 프란시스파 천주교 회당 터 매입. 울타리 설치 후 호주로부터 야자수 유칼립투스 수입. 빌라지오 코보(Virgilio Corbo) 지도 아래 가버나움 오아시스 꿈꾼다.

회당 발굴팀 심각한 고민거리 만난다. 하얀 석회암 회당 기초 아래 모르타르 없이 쌓은 검은색 기초 발굴한다. 어찌하여 하얀 석회암 회당 그 기초 새까만 검은색인가? 바닥 4피트 아래 검은색 포장도로 발굴한다. 4~5세기경 구리 동전 1만 여 개 발굴한다. 당황스럽고 놀랍다. 학자들 머리 맞댄 채 밤낮 고민한다.

해답은 건물 기초에 있었다. 하얀 회당 기초 아래 놓인 검은색 현무암 기초 석재(Black basalt). 가버나움 현지 조달 토박이 석재 현무암. 하얀 석회암 수입 석재. 놀랍다. 천년 넘게 하얀 회당 떠받친 채 땅속에 파묻힌 검은색 현무암 기초 석재.

죽었던 팽이 되살리듯 가버나움 회당 역사 다시 쓴다. 이 검은 현무암 1세기 초기 회당 기초. 예수님 당시 초기 회당 그 기초 석재! 2천년 지나도록 말없이 하얀 회당 떠받치고 있었다!

이태리 발굴 팀장 코보(Corbo) 결론 내린다. 드디어 찾았다. 1세기 최초 가버나움 회당 그 기초. 예수님의 가버나움 발자취 찾았다(Loffreda, 1974). 하얀 회당 바닥 아래 예수께서 말씀 전하신 최초의 회당 잠자고 있다. 로마 백부장 통장 털어 봉헌한 주민 회당 그 회당 기초 찼았다(누가복음 7:5).

누가복음 7장 1세기 최초 회당 증언한다. 백부장 사랑받는 종 죽을 병 걸린다. 백부장 예수님 소문 듣는다. 유대 장로들 예수께 보내어 그의 종 치료해 주십사 간청한다.

“이 사람은 선생님께서 부탁을 들어줘도 될 만한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우리 민족을 사랑합니다. 그는 우리에게 회당을 지어 주었습니다.”(쉬운성경) 예수님 놀라셨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스라엘에서도 이처럼 큰 믿음을 본 적이 없다.”(쉬운성경)

세례 요한 감옥에 갇힌다. 예수님 갈릴리 떠나신다. 호숫가 타운 가버나움 새 둥지 트신다(마태복음 4:12-13). 기독교 첫 3년 가버나움 회당목회 시작된다.

찾았다. 가버나움 가래떡 인심 베푼 사람 찾았다. 동네 사람들 다 모여 백부장 종 살려주십사 간청한다.
“예수님, 그 사람 부탁 들어주셔도 될만한 사람입니다.”

동네 사람들 모두가 인정하는 로마 관료 백부장. 백부장 인심 가래떡 인심. 자기 손 아래 부리는 종을 위해 온갖 정성 다 바친 지극한 휴머니스트. 나라 사랑하고 자기 종 제 몸처럼 아끼는 사람.

하얀 회당 수천년 머리 이고 떠받친 채 묵묵히 자리 지킨 해묵은 가버나움 회당 기초 검은색 현무암. 은밀하고도 묵묵히 제 자리 지킨 기초 석재. 바로 로마 백부장 그 삶 자체. 1세기 가버나움 최초 회당 백부장 통장에서 건설되었다.

수천 년이 지나도 역사가 인정해줄 그리스도인의 삶은 어떠해야 하나? 그 해답 이미 나왔다. 축복 많이 달라 밤이고 낮이고 성전 찾아 손 잘 비비는 예배자가 아니라 손 잘 펴는 백부장 삶이 그 모델이다.

자기 종 제 몸처럼 사랑하고 제 민족 평화 위해 앞장서는 사람. 땅속에 파묻혀 수 천년 묵묵히 회당 기초 자리 지킨 은밀한 희생의 삶. 예수께서 가장 훌륭한 믿음과 삶의 모델로 인준하신 백부장표 믿음 백부장표 삶.

백부장 믿음 백부장 헌신. 수천년 해묵은 검은 현무암 기초 석재. 기초는 속일 수 없다. 기초 부실한 집 오래 못 간다. 기초 부실한 나라 민족 오래 못 간다.

세세토록 유적으로 기억되는 믿음 어떠한가? 백부장표 믿음 백부장표 헌신. 우리 모든 삶의 발자취 유적으로 남는다. 믿음은 유물로 남는다. 헌신도 그러하다. 한평생 삶 귀한 유물 되어 기억되는 백부장표 유적 우리의 목표.

맞다. 백부장표 가래떡 인심 2천 년 지난 오늘 가버나움 유물 되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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