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나의 사랑하는 책

군인에게는 총이, 요리사에게는 칼이 그가 하는 일을 대변하는 상징이자 없어서는 안되는 유용한 도구인 것처럼 사역을 감당하는 목사에게 성경은 필요한 사역의 도구 이상의 의미임을 모두가 인정할 것이다. 왜냐하면 성경은 목회를 하는 목회자의 믿음의 근간이며 오늘도 우리가 전해야 할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이다.

나는 중학생 때 신앙생활을 시작하여 내 이름의 성경책을 처음 갖게 된 것은 이삼 년이 지난 고등부 여름 수련회에서 은혜를 체험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갈급함과 체계적으로 성경을 읽고 싶은 소원이 생긴 후였다.

당시만 해도 있던 성경들은 기드온에서 보급하는 작은 파란색 신약 성경이나 옆면 종이가 빨간색인 세로 글씨용 성경이 주류였다. 내 소유의 지퍼가 달린 고급스런 가죽 성경을 어렵게 구입하여 고등학생 시절 학교에서 점심시간에 서둘러 점심을 먹고 남은 시간에는 성경을 규칙적으로 성경 읽기 표에 표시를 하면서 한 장 한 장 읽어나갔다.

하루 세 장씩 창세기부터 읽어 나갔고 시편과 잠언은 매일 읽다 보니 성경 읽기표 작은 칸이 시간이 지날수록 / X O 와 같은 표시로 채워져갔다. 지금 생각하면 성경의 맥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했었고, 용어도 어려웠던 성경을 밑줄을 그어가며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새롭다.

이후 신학대학에 진학하여 신학생으로, 전도사로, 목사로 여러 사역지에서 목양을 감당하면서 내가 가진 성경은 여러 번 바뀌었지만 첫사랑 성경책은 지금도 나의 서재에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때마다 위로해 주시고 힘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
1995년에 뉴질랜드로 오기 전 한국에서 서해안에 있는 고군산군도 작은 섬에서 총각 전도사로 3년간 수련 목회를 마치고 부산에서 부목사로 또 3년 반을 사역하였다.

섬 목회를 하는 동안은 지역 주민들과도 교류가 있었지만 서해안의 지리적 특성상 해군부대가 있어서 그곳 부대를 종종 방문하여 젊은 부사관 청년들과 교제하면서 성경공부를 자주 하였다.

목사 안수를 받고 젊은 해군 형제에게 처음 세례를 베풀었던 곳이 바로 이곳에서였다. 목사 안수 후 결혼을 하고 부산으로 목회지를 옮겨서 3년 반 동안 청년 사역을 주로 하였다.

대학부, 청년부 그리고 갓 결혼한 부부들과 공감대를 나누며 목회하는 동안 성경공부에 많은 정성을 쏟았고, 성경공부를 하는 동안 하나님의 말씀이 나를 뉴질랜드로 사역지를 이동하게 하는 도화선이 되었다.

청년들과 아브라함의 생애를 공부하는 동안 하나님 한 분만 바라보며 믿음의 여정을 따라갔던 아브라함의 모습에서 도전을 받게 되었고 그 후 지금까지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목회를 이어오고 있다.

이민 목회를 하는 동안 여러 번 위기가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여러 경로를 통해 주셨던 하나님의 말씀이 나를 견디어내게 하셨다. 이민 초기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고 어려울 때 주신 말씀이 시편 42편 5절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 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는 말씀이었다.

이민목회 생활이 13년 정도 지나서 또 다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다리며 기도하고 있을 때 주신 말씀이 예레미야 29장 11절 말씀이었다.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라는 말씀으로 힘을 얻고 길을 헤쳐 나올 수 있었다.

2년 6개월전 대북 선교활동을 하다 북한에 억류됐다가 최근 병 보석으로 풀려난 임현수 목사(캐나다 큰빛교회)가 2년 6개월 동안 북한 감옥 독방에 갇혀있었던 시간을 이렇게 간증하고 있다.

“그곳에서는 주님과 나만의 시간밖에 없었다. 밥을 먹고 노동을 하면서도 주님과 대화하며 마치 바울의 아라비아 3년 세월처럼 주님과 나만의 시간을 그곳에서 보낼 수 있었다. 그곳에서 한글과 영어 성경을 다섯 번 읽었고, 성경구절 700구절을 외우고, 찬송가 가사를 외웠다. 주일에는 혼자 아침 7시부터 찬송을 3~4시간 부르고, 성경 읽고 기도하면 저녁 7시에 끝마쳤다.” 임현수 목사는 하나님께서 그때 감당할 수 있는 힘을 주셨다고 고백하고 있다.

사람을 변화 시키는 하나님의 말씀, 성경
루터(Luther)의 원래 이름은 사냥꾼의 뜻을 가진 루더(Luder)였다. 하지만 그는 독일 비텐베르그 성당 문에 붙인 95개조 반박 문에‘루더’대신‘루터’라고 썼는데 그 이유는 루터라는 이름의 뜻이‘자유인’이라는 헬라어‘Eleutheros’에서 온 것이기 때문이었다.

종교개혁의 중심에 있었던 루터는 누구나 자유인이며 평등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게다. 루터에 의해서 점화된 종교개혁운동은 제네바에서 칼빈의 말씀 사역을 필두로 존 낙스의 성경에 충실한 개혁의 외침이 가세하면서 수많은 영혼들을 진리에 눈뜨게 하였고 교회를 진리의 기둥과 터로 온전히 세워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감당하였다.

라틴어 성경이 독일어로 번역된 것만이 아니라 낙스에 의해서 주도된 1558년 제네바 영어 성경의 출판은 영국의 교회 개혁운동에 기름을 부은 것이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종교)개혁운동은 항상 말씀 회복운동으로 특징 지워진다.

18세기 대 각성운동 역시 교회(종교)개혁운동이요 말씀 회복운동이라 할 수 있다. 20세기 강단의 거장으로 한 시대를 하나님께로 돌리고자 사력을 다했던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는 당시 강단의 위기를 논하면서 지적하였던 첫 번째가 바로 성경의 권위에 대한 믿음의 상실이라 하였다.

기독교의 모든 핵심과 삶은 다 성경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성도들의 삶을 변혁시키는 힘도 하나님의 말씀의 권능에 있다. 교회는 오직 성경의 말씀이 절대적으로 우선되어야 한다.

기독교인에게 있어서 삶의 기준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대변하는 것이 성경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사람을 살리고 영생하게 하기 위한 말씀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서 역사되는 곳이어야 한다.

목회자에게 성경은 설교하기 위해 읽는 성경이 아닌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성경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변함없이 나의 길을 인도하는 지침서이다.

힘들고 어려울 때면 시편의 말씀을 통해 위로와 평안을 누렸고, 용기가 필요할 때면 창세기에 나오는 요셉과 다니엘, 여호수아를 읽으면서 힘을 얻곤 하였다. 공관복음을 읽으면서 하나님 나라의 소망을 키워갔고, 바울 사도의 행적을 따라 읽으면서 선교의 열정을 불태우곤 하였다.

여러 선지서를 읽으면서 자녀들을 향한 간절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성경은 나의 사랑하는 책, 내 사모하는 주님을 만나게 해주는 나의 가장 소중한 책이요 내 인생의 나침반이다.

하나님의 종으로서 목사는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의 성품을 알아가고 주님이 행하시는 그 길과 방법을 알 수 있으며 시편 기자와 같이 ‘여호와의 율법은 완전하여 영혼을 소성시키며’(시편 19:7) 라고 고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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