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냉장고를 구입하러 싱가포르의 대형 가전 체인점을 방문했다. 일본, 중국, 유럽, 미국등의 다양한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싱가포르는 주로 무역, 물류와 금융이 주산업이기 때문에 각 나라의 수입제품들을 비교해 보기에 좋은 곳이다.
각 나라에서 생산되는 모든 상품들이 가격대비 기능과 성능과 디자인이 그 자리에서 소비자들에 의해 점수가 매겨진다.
특히 한국의 엘지와 삼성제품이 가전 매장의 중심에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으며 늘 신제품들을 전시하고 있어서 홍보효과가 대단하다.
중국제품들은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점진적인 판매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성능과 기술면에서 입증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서 구매 경쟁력이 그다지 높지는 않다.
유럽제품은 성능면에서는 인정을 받고 있지만 A/S 부품의 조달과 수리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 문제점이다.
미국 제품은 아시아 시장에서는 그다지 인기 있는 제품이 아니다. 전기 소모량을 고려하지 않은 제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전기값이 비싼 지역에서는 환영받기가 쉽지 않다.
남은 선택은 일본 제품과 한국 제품이다. 가격과 제품성능 면에서는 일본 제품과 한국 제품이 비슷한 수준이지만 어떤 아이템은 일본 제품이 한국 제품보다 저렴하기도 하다.
그러나 현지 소비자에게 한국 가전은 매력이 있다. 왜냐하면 주부들의 마음을 끄는 미려한 디자인에 세세한 부분까지 소비자들이 원하는 부분과 문제점을 개선하여 항상 신제품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가전 매장에 비슷한 용량의 삼성냉장고와 샤프냉장고가 나란히 진열이 되어 있는데 어느 제품이 더 비쌀까? 단연 삼성제품이다.
판매원은 삼성제품의 새로운 첨단 기능을 설명하면서 결코 후회하지 않을 제품이라며 강력하게 권한다. 특히 한국에서 생산된 삼성과 엘지 가전에는 ‘Made in Korea’라는 배너가 어김없이 붙어있다. 그만큼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싱가포르에서 아파트를 렌트할 때 기본 가전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여러나라 제품을 사용하면서 비교분석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냉장고와 세탁기는 한국제품이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 이는 지역적인 문제점들을 고려한 기능으로 인해 한국제품의 선호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에어워시’라는 기능이 있는 세탁기를 열대지방의 주부들이 선호하는 이유가 있다. 습도가 높아서 옷을 장기간 보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장롱속에 걸어둔 옷이 눅눅해지거나 또 얼룩이나 반점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우기때 생기는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해주는‘에어워시’(건조기능) 부분은 의복의 내구성을 증대시켜주기 때문이다.
한국 가전의 섬세함과 새로운 아이디어가 반영된 제품들은 비록 가격이 높더라도 소비자가 먼저 알아보고 흔쾌히 구매을 한다고 한다.
예를들어, 정전이 자주되는 인도에 한국가전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정전이 되어도 자체 제너레이터로 인해 전기가 유지되어 냉장고의 음식이 상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제 가전은 각 나라와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고 배려하였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인정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제 세탁기에만 있는 인도네시아의 전통의상인 바틱을 세탁할 수 있는 ‘바틱케어 코오스’와 이슬람의 히잡을 세탁할 수 있는 ‘이슬라믹 린스’라는 코스도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동남아와 중동에서도 한국제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아이폰과 삼성폰의 경쟁구도가 형성되면서 한국은 첨단과학을 선도하는 아시아의 리더국가의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특히 한국드라마에서 보여지는 한국인의 일상생활의 단면은 구매력을 자극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 드라마속의 주방에서 보여지는 전기 밥솥, 쥬서, 정수기 등은 한국인의 현 생활과 소비패턴의 현장을 보여주고 있으며, 다양한 신제품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져 아시안들의 주방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산 상품들은 현지인들에게 호감을 갖게 하는 요인은 건강과 과학의 컨셉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현지인 이웃은 주방기기를 이용해서 집에서 두유와 두부등을 만들어 먹는다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기가 한국제품이라며 나에게 소개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산 전기 약탕기가 요즘 이곳 수퍼마켓에 등장을 했고 정수기 및 공기 청정기 등도 ‘Made in Korea’를 강조하고 있다.
이제 한국인의 일상 문화는 전세계를 상대로 각 나라에 멀리 퍼져나가고 있으며 한국의 기술력은 여러나라의 산업과 개인생활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으며 소비패턴을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감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