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져 사는 넬슨

뉴질랜드에서 살기 좋은 곳이라고 불리는 넬슨은 자연과 사람이 잘 어우러져 사는 도시이다. 넬슨은 뉴질랜드 남섬 북서쪽에 위치해 있고 블레넘 지역과 함께 뉴질랜드에서 일조시간이 가장 길다.

이곳은 세계적인 휴양지로도 유명하다. 해마다 여름이면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온다. 특별히 유럽관광객들이 제일 많이 온다. 남섬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고, 소도시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활기찬 도시이다.

좋은 날씨와 국립공원, 그리고 아름다운 비치가 어우러져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놀거리와 함께 볼거리가 많고 먹거리도 다양해서 찾는 사람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주고 있다.

오클랜드, 로토루아, 더니든 그리고 넬슨을 포함하여 4도시에서 살아보고 경험한 결과 넬슨이 가장 좋다고 나와 아내는 의견의 일치를 봤다. 늘 사람들에게 하는 이야기지만 이곳에 대학이 있다거나 교통이 편하다면 한국 사람들이 꽤 선호하는 도시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곳 교민들이 하는 사업은 스시 일식당, 판타스틱 달러숍, 아시안식품점, 미용실 등 교민 규모에 비해 다양한 편이다.

그리고 160년 전통의 칼리지도 있어 유학생이 선호하는 도시이다. 한인회도 있고 또한 한인사회의 중심 역할을 교회가 하고 있다. 현지에서 열리는 다양한 행사와 축제에도 교회가 중심이 되어 참여하므로 한국과 한국인을 제대로 알리고 있다.

넬슨의 한인교회를 찾아서

첫 한인교회 세우고 교민사회의 중심 역할 감당
넬슨으로 부임한지 벌써 12년이 되었다. 2005년 6월 추웠던 겨울 밤, 창립예배를 드린 것이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이전 사역지는 더니든이었다.

새로운 임지로 떠날 때, 늘 그랬던 것처럼 명을 받자마자 이삿짐 싸는 것을 거들지도 못하고 서둘러 승용차에 필요한 것만 대충 챙겨 떠났다. 아내는 건강이 좋지 않아 이삿짐을 보내고 다음날 비행기로 넬슨으로 가도록 했다.

더니든 사역지에서 넬슨으로 교회 개척하러 가

더니든에서 넬슨까지 차로 가는데 꼬박 12시간을 운전하는 1박 2일의 긴 거리이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1번 국도로 카이코우라에 들어서는 길은 산길이었다.

카이코우라에서 1박하고 다음 날 임지인 넬슨에 도착했다. 사택은 20일 전 답사와서 구했기에 찾아 갔더니 벌써 오전에 아내가 와서 텅빈 사택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건강이 안 좋은데도 밤새 잘 왔는지 걱정을 했단다. 그렇게 넬슨의 사역이 시작되었다.

더니든의 6월 날씨는 한겨울이다. 떠나 오는 날도 쌀쌀한 날이었다. 그런데 넬슨에 도착하니 너무나 화창한 날씨가 아닌가. 집에 들어서니 난방도 안한 집이 얼마나 따뜻하던지 과장하자면 여기가 열대 지방이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였다.

한 겨울임에도 온화한 날씨와 곳곳에 팜츄리도 있고 군데군데 단풍든 나무들도 보이고 환경적으로는 뉴질랜드 이민와서 4번 째로 살게 된 도시이지만 최고였다.

한인목회자가 필요한 지역에 순종하며 달려가
지난 1994년 6월 20일 오클랜드에 도착해서 4년을 살았다. 오클랜드에 와서 살면서 오클랜드순복음교회를 섬기다가 첫 부임지로 로토루아에 가서 로토루아순복음교회를 4달 동안 섬겼다. 그 후 다시 6월에 더니든으로 부임하여 7년을 더니든순복음교회에서 사역을 했다.

“교회가 세워지면 교인들은 염려하지 말라”고 하면서 “열심이 있는 성도 30명은 문제없고 자체 헌금으로도 지원이 필요없이 자립할 수 있다”고 큰소리 치던 성도가 있었다. 그 말만 믿고 넬슨에 교회를 세우기로 결정했다.

넬슨순복음교회 개척 첫 주일은 그 성도와 유학 온 자녀 2명 그리고 위킹홀리데이 청년 3명이 첫 예배에 참석하여 예배를 드렸다. 그런데, 워킹홀리데이로 온 청년 3명이 오늘이 마지막 예배라며 작별인사를 했다. 뉴질랜드에서 기한이 다 되어 다음날 호주로 떠난다는 것이다.

이렇게 시작한 개척초기에는 전도지를 들고 여기 저기 한국사람 만나기 위해 돌아다녔다. 그럴 때마다 “아무개 성도, 그 교회 다닙니까?”하고 물어서 “다닌다”고 했더니 고개를 저었다. 교회를 세워달라고 요구한 사람이 교민들 사이에서는 이상한 여자로 소문이 나 있었다. 결국 교회에서 문제를 일으키더니 한국으로 떠났다.

어려움 딛고 교민과 유학생 섬기며 한글학교도 세워
교민들에게 교회가 알려지기 시작하고 많지 않은 교민사회지만 대부분 교민이 교회에 나오게 되었다. 교회가 세워지고 교민사회의 중심이 교회가 되었다. 한글학교도 세우게 되고, 주일예배에는 칼리지 유학생들과 어학 연수 차 온 청년들이 교회를 찾아왔다.

부임한지 2-3년 지났을 때는 주일예배에 많은 청년들이 참석하여 교회가 활기를 띤 적도 있었다. 그러나 청년들은 단기로 오기 때문에 길어야 1년 이내는 다 떠났다. 그래도 청년들이 찾아오고, 유학생들이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주일날 교회 와서 예배드리며 예수님을 알아가고 믿게 되는 경우가 많으니 그저 감사할 뿐이다.

이제 은퇴할 때가 가까워 오니 이곳에서 해야 될 일은 교민 모두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이다. 얼마 되지 않는 교민 가운데 3분의 2는 교인이 되었지만, 나머지 교민들도 예수를 믿게 하는 것이 교회와 성도의 사명이다.

요한복음 4장에는 우물가에서 예수님을 만난 수가성 여인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녀는 예수님이 메시야 임을 깨닫고 물동이를 내버려 두고 동네로 달려가 만나는 사람마다 “와보라”고 외쳤다.

성도 모두가 이처럼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기를 소원한다. 그래서 넬슨의 모든 교민들에게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놀라운 역사가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최태일 목사<넬슨순복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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