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에 함께하는 북한이탈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그 통일의 시작입니다.”
“북한이탈주민을 따뜻하게 품는 것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첫걸음입니다. 우리 곁에 함께하는 북한이탈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그 통일의 시작입니다.”
지난 7월 14일 화요일 저녁, 오클랜드 버컨헤드에 위치한 NZ선한이웃교회(담임 고창범 목사)에서는 이 문구처럼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뉴질랜드북한인권개선협의회(이하 협의회)가 주최한 ‘제3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식과 강연회가 그것이다. “함께 만드는 희망, 통일로 가는 동행”이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이날 행사에는 북한 인권 개선에 관심을 가진 많은 동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함께 만드는 희망, 통일로 가는 동행”
1부 기념식은 개회 선언으로 문을 열었다. 사회를 맡은 장경원 위원은 “오늘 우리는 북한이탈주민들의 용기와 희망을 기억하고,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 회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라는 인사말로 행사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어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 제창으로 국민의례가 진행됐으며, 참석자 전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태극기를 바라보며 마음을 함께했다.
이날 행사 장소를 제공한 NZ선한이웃교회의 고창범 담임목사가 대표 기도를 맡았다. 고 목사는 이 뜻깊은 행사를 NZ선한이웃교회 예배당에서 갖게 된 것에 감사를 드리며, 복음 통일의 그날을 고대하고 함께 기도하며 마음과 뜻을 모으는 기회가 되게 해달라고 간절히 간구했다.
특별히 이번 행사는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기념하는 뜻깊은 자리이자, 협의회가 창립 3주년을 맞이하는 날이기도 했다. 그동안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 증진을 위해 묵묵히 헌신해 온 협의회의 발자취를 되짚어보는 소개 영상이 상영되어 참석자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환영사는 협의회를 위해 성심껏 노력해온 윤근채 회장이 맡았다. 그는 따뜻한 환영의 인사와 함께 오늘 행사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며 참석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
북한 인권 실상을 현지 사회에 알리고 탈북민의 치유 역할 감당해야
이날 축사는 영상으로 대신했다. 행사에 직접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 증진을 위해 오랫동안 헌신해 온 북한기독교총연합회 수석부회장 김광호 목사와 갈렙선교회 대표 김성은 목사가 축하와 격려의 가슴 뭉클한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다.
1997년 7월 14일 북한이탈주민의 날 제정하고 기념해
2부 강연회에서는 ‘UN에서 뉴질랜드까지, 북한 인권을 향한 세계의 움직임과 우리의 과제’를 주제로 이상연 강사(사회통일 강사)의 특별 강연이 이어졌다. 이상연 강사는 통일연구원 국제관계센터 프로젝트 연구원,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담당관을 역임한 국제관계 전문가로, 북경대학교 정부관리학원에서 법학을 전공, 와세다대학교 아시아태평양 연구과에서 국제관계를 전공했다.
강연은 먼저 ‘북한이탈주민의 날’이 국내 북한이탈주민의 법적 지위와 정착 지원 근거가 되는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날짜인 1997년 7월 14일을 기념해 정해진 배경을 소개로 문을 열었다.
이 강사는 북한 인권 문제가 국제사회 전체가 마주한 양심의 문제임을 강조하며, 유엔총회와 유엔인권이사회가 2005년부터 매년 채택해 온 북한인권결의안의 흐름을 짚었다. 특히 2014년 발표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진정한 분기점이었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커비 전 호주 대법관이 이끈 COI는 사상·표현·종교의 자유 박탈, 성분 제도에 따른 조직적 차별, 이동·거주 자유 침해, 고의적 기아 유발, 정치범수용소의 참상, 외국인 납치 등 여섯 가지 내용의 인권 침해를 ‘반인도 범죄’로 규정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같은 해 채택된 유엔 결의 69/188에는 북한 최고책임자를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 권고까지 담겼으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실현되지 못했다는 국제정치의 한계도 함께 짚었다.
또한 2024년 통일연구원에서 발간된 보고서에 따르면, COI 보고서 발표 10년이 지난 지금도 북한 인권 실상은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외부 정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으로 처벌 수위가 사형까지 확대되고 공개 처형이 급증한 현실도 소개했다. 동시에 한국의 북한인권정보센터, 미국의 북한인권위원회와 리버티인북한(LiNK), 영국의 세계기독연대, 호주와 일본의 관련 단체들이 위성사진 추적과 탈북민 구출, 인권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으로 연대를 이어가고 있음을 소개하며 국제사회의 노력이 결코 멈추지 않았음을 전했다.
뉴질랜드 한인사회가 나아갈 실천적 2가지 방향
강연 후반부에서는 뉴질랜드 한인사회가 나아갈 실천적 방향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 뉴질랜드협의회는 북한인권개선협의회와 같은 민간단체와 협력하여 공공외교 네트워크를 구축해 북한 인권 실상을 뉴질랜드 현지 사회에 알리는 교량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둘째는 뉴질랜드 이민보호재판소가 2016년과 2019년 탈북민에게 난민 지위를 인정한 사례를 언급하며, 한인교회가 중심이 되어 탈북민의 정신적 고립과 박탈감을 치유하는 ‘감성치유프로젝트’를 기획하자는 제안이었다. 이 강사는 뉴질랜드의 청정한 자연환경과 신앙 공동체가 이러한 치유의 역할에 다른 어느 곳보다 적합할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강연은 “우리가 그들이 될 수 있었고, 그들이 우리가 될 수 있었다”는 말로 마무리되었다. 북한 인권 문제가 먼 나라의 정치적 이슈가 아니라 같은 핏줄의 존엄성에 관한 문제임을 되새기는 이 메시지에 참석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정성껏 준비된 만찬을 나누며 참석자들 간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특히 만찬의 디저트로 탈북민이 만든 북한식 과자가 마련되어 눈길을 끌었다. 참석자들은 낯설면서도 정겨운 맛을 함께 나누며 북한의 음식문화를 경험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바쁜 일정 가운데서도 귀한 걸음을 해준 모든 이들의 얼굴에는 뜻깊은 만남에 대한 감사와 여운이 가득했다.
뉴질랜드북한인권개선협의회 소개
뉴질랜드북한인권개선협의회는 지난 30여 년간 대북식량 지원, 북한 고아원 돕기, 탈북자 구출 및 정착 지원 등 다양한 인권 활동을 이어온 뉴질랜드 교민 사회의 축적된 경험과 열정이 한데 모여 2024년 공식적으로 출범한 단체다. 협의회는 스스로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해오던 분들의 손과 발이 모여 만들어진 단체”라고 소개한다.
협의회의 5가지 설립 목적
첫째, 교민 사회와 현지 사회에 북한 인권의 실상을 바르게 알린다.
둘째, 북한인권 관련 학술 포럼과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셋째, 뉴질랜드 내 탈북민 돕기 및 역량강화 사업을 추진한다.
넷째, 뉴질랜드와 전 세계 탈북자 인권단체들과 연대해 국제공조를 이룬다.
다섯째, 북한동포사회를 돕는 활동에 적극 협력한다.
2024년 2월 협의회 구성의 필요성이 논의된 이후, 그해 7월 14일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행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사)북한인권민간단체협의회 63번째 회원 단체로 등록했고, 호주·뉴질랜드 북한인권개선주간 행사, 류현우 전 쿠웨이트 북한대사대리 초청 강연 등을 통해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2025년에는 김하균 매시대학교 교수를 초청해 북한인권 세미나를 개최했고, 뉴질랜드 정부로부터 공식 비영리단체로 인정받았으며, ‘2025서울세계북한인권대회’에서 뉴질랜드 사례를 발표하는 등 국제무대에서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러한 활동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이미 2013년부터 탈북자 돕기와 구출 사역, 탈북자 초청 강연회 등 비공식적인 섬김이 꾸준히 이어져 왔음을 알 수 있다.
현재 협의회는 매달 넷째 주 일요일 오후 4시 정기 모임을 가지며 뉴질랜드 내 이주 탈북민들과 직접적인 교류와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호주 북한인권개선운동본부와의 교류, 북한민간단체협의회 회원 활동, 각계 전문가 초청 강연회 개최 등을 통해 국내외 공조 체계도 꾸준히 넓혀가는 중이다.
북한의 회복과 재건 위해 가장 먼저 달려갈 수 있기를
협의회가 그리는 향후 비전은 분명하다. “언젠가 남북이 자유롭게 만나게 될 때, 디아스포라인 우리가 북한 땅의 회복과 재건을 위해 가장 먼저 달려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라는 다짐 아래, 협의회는 탈북민들이 자신의 고향에 교회를 세우고, 학교를 세우고, 지역사회 기반을 다시 세우는 그날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3가지 구체적인 방향
첫째, 탈북민 정착지원과 해외유학 지원 등 실질적인 구출 사역 협력을 강화한다.
둘째, 북한선교학교와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해 복음 통일을 준비한다.
셋째, 오는 9월 말 발족을 앞둔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 오클랜드 모임’과 연대해 기도로 하나님의 일하심을 함께 구하고자 한다.
협의회는 북한이탈주민을 우리의 이웃으로 따뜻하게 품는 것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와 복음 통일의 첫걸음이라는 믿음으로 오늘도 그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제공: 뉴질랜드 북한인권개선협의회
문의: 김혜선 사무처장 (022 313 9684, nznkhria@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