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 좀 내려놓자”자존심 때문에 이 순간까지 움켜쥐었던 것을. 손안에 움켜쥔 것을 내려놓지 못하면 시간이 가면서 결국 흔들리는 손을 견디지 못하고 모두 쏟아내고 만다. 그것이 무엇이던 간에.
사람이 살면서 정작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물음에 진지해 볼 필요가 있다. 이탈리아 속담에 “이것을 알고 있는가,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것뿐이라는 것을.”
사회는 “같이 있었으면 가치를 보여줘. 일을 했으면 성과를 보여줘. 성공하지 못했으면 책임을 져. 이익이 없으면 나가주라”고 한다. 교회도 손해를 보려고 하지 않는다. 교인이 늘거나 헌금이 늘지 않으면 목사도 잘라버린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오직 숫자로 계산되고 평가되는 자본주의의 성공에 따르기 때문이다. 오직 사람의 가치는 돈으로 판단한다. 돈이 조직을 통제하고 사람을 지배한다. 조직 안에서 살아 남으려고 발버둥을 치다가 결국 견제와 경쟁에 밀려 쫓겨난다. 승자 독식의 조직은 끝없는 투쟁과 전쟁으로 몰고 간다. 인간적인 것은 약점이 되고 고통이 된다.
어쩌면, 오만한 사람의 욕망이 빚어낸 산물의 수렁에 빠진 것이 아닐까. 사람 속에 사람이 들어와 자리를 잡고 자라는 것을 임신이라고 하듯 성공을 품었더니 불안이 자라고 집착과 강박, 그리고 편집 증후군에 이르고 환청과 과대망상에 빠져 자기 진단이나 평가를 못 하는 신경 쇠약으로 우울과 분노가 잠재된 발작 상황이 되어간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그동안 돈의 이익과 조직의 사람, 그리고 사업의 관계에서 변화와 선택, 그리고 집중의 과정을 꼼꼼히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해를 맞이하고 마무리하는 동안 태어난 아기도 있고 아픈 사람도 있고 죽은 사람도 있다. 사람은 태어났으면 결국 죽는다.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다. 강한 사람이 살아 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사람이 강한 사람이다.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위대하다.
사는 것이 버거워서 때로는 “어, 아, 후”하는 탄식의 연속이었더라도 오직 믿음으로 죽지 않고 사노라면 “휴”하고 숨을 고를 날도 있다. 세상의 ‘같이’ 보다 구원의 ‘가치’를 두고 살아간다면 나를 밟고 가는 제국에서 나를 업고 가는 천국의 비밀을 누리게 된다.
“소망의 하나님이 모든 기쁨과 평강을 믿음 안에서 너희에게 충만케 하사 성령의 능력으로 소망이 넘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로마서 15:13).
한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해에도 나와 함께 하는 하나님의 은혜를 바라고 원하면서 소망을 이루어 가는 것을 기대하고 기도하며 기다려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