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6일 간의 피지 의료선교

얼굴과 몸에 사마귀 많아…몇 분은 사마귀가 제거되어 기뻐해

피지행 의료팀은 한국의 국제 복음선교회(대표 권용철 치과의)에서 15명과 뉴질랜드에서 우리 부부가 참여하여 17명으로 의료인 7명과 찬양팀과 가족들로 구성됐다. 진료할 지역은 난디에서 동쪽으로 1시간 가는 “싱가토카” 지역인 나쉬까와 비전 칼리지(교장 조남건 목사)와 학교에서 5분 걸리는 인근의 “나마따꿀라” 마을이었다.


오클랜드 공항에서 탑승을 기다리는 중에 매장들 앞에서 호객하는 인도인 점원들을 보면서 전도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그들에게 가까이 가서 대화하기 시작했다. 28년 전에 인도와 피지에서 지냈던 이야기를 시작으로 전도하여 결국 한 피지 점원 “알까”가 영접했다.


피지 난디 공항에 도착했을 때 바 지역에 사는 유광종 선교사가 픽업하러 나왔다. 우리는 싱가토카를 가는 도중 길가의 울창한 망고나무를 보면서 과일을 먹고 싶어 유 선교사에게 말했다. 그가 우리를 식당으로 안내하여 점심과 함께 망고를 가져와 맛있게 먹으면서 옛날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가 24년 전인 2000년도에 라우토카 병원에서 일할 때 국가에서 준 관사는 이웃과 울타리를 공유했는데 울타리 옆에 큰 망고나무가 있었다. 망고 철이 되면 잘 익은 망고가 두 달 가까이 매일 떨어져 아내가 좋아했던 기억이 난 것이다.


저녁때가 되어 우리를 다시 픽업하여 학교 식당에 가니 우리 팀들만 아니라 봉사자들도 있어 교제하며 즐거운 식사를 나눴다. 식사 준비는 조남건 목사의 사모가 주로 했는데 미안한 생각이 들어 힘드시겠다고 했으나 아주 밝고도 활력 있게 아니라고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는데 건강에 너무 소홀한 것 같아
다음 날 토요일은 인근의 “나마따꿀라” 마을의 회관에서 진료를 시작했다. 마을회관 옆 교회는 피지의 초기 선교사로 식인종들에 의해 순교한 토마스 베이커 선교사 기념교회여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진료 부서는 내과에서 박재복 교수, 검사실은 병리 기사인 최 장로가 당 검사 등을 했고, 피부과는 본인이 뉴질랜드에서 가져간 사마귀 제거용 기계를 사용했다.


간호사들과 봉사자들은 각 과와 약국과 접수부를 도왔다. 치과는 피지에서 사역하는 “Marine Reach”라는 치과 의료팀이 함께하였고, 필리핀 치과의사와 권용철 원장이 전날에 이어 다음 날에도 이곳 마을과 비전 칼리지를 오가며 발치, 충치 filling 등 여러 진료를 했다.


피부과는 두 찬양팀이 도왔다. 피부과 환자들의 상태는 상처가 너무 심해 마음이 아팠다. 발과 다리에 염증이 심해 한 번의 치료로는 되지 않겠으나 연고와 복용 약을 줄 뿐이었고 병원에 가기를 권유했다.


더운 곳에서의 흔한 질병인 백선 같은 곰팡이 환자도 많았는데 환자가 병명도 모르고 치료도 하지 않아 심한 상태지만 곰팡이 연고만 줄 수밖에 없었다. 사마귀가 있는 환자들도 많았고 얼굴과 몸에 사마귀들이 많아 모두 제거하기가 어려웠는데 몇 분은 사마귀가 제거된 것을 보고 기뻐하기도 했다. 피지는 모든 사람이 국가 병원에서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는데 건강에 너무 소홀한 것 같았다. 다음의 진료하는 날은 주일 예배 후에, 학교에서 하기로 했다.


20일 주일 예배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는데 조남건 목사가 목회하고 있는 교인들과 학교 식구들, 코이카 발런티어들, 독일 교환 학생들이 있었다. 11시에 시작한 예배에서는 처음에 “찬미팀”에서 준비한 워십댄스가 있어 중간마다 많은 박수 소리가 나왔다.


나는 설교를 시작하기 전 아내와 이중창으로 옛날에 배웠던 피지 안 찬송가 “롤로마 이 지수(Loloma I Jisu 예수님의 사랑)” 을 불렀고, 피지 학생들이 중간에 와! 와! 하는 소리와 박수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내가 준비한 설교의 제목은 “중생과 성령세례”였다. 요약하면 예수님이 승천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성령세례를 받으라고 하셔서 기도하여 성령세례 받고 놀라운 증인이 된 것처럼, 우리도 성령세례 받고 능력 받아 예수님의 증인이 되자는 내용이었다. 자막을 띄우면서 설교를 했지만, 영어로 다 표현하기에 부담이 되어 내가 체험한 내용을 말씀과 연결하지 못해 아쉬웠다.

“이싸 이싸”피지 전통의 작별 노래를 불러 줘
오후에는 교회 성도만 와서 진료를 받았고 진료가 마무리된 후에는 성도 전체가 우리팀을 위하여 “이싸 이싸(이별의 아쉬움 나타내는 감탄사)”라는 피지 전통의 작별 노래를 불러 주었는데 그들의 찬송은 전문 합창단의 목소리 같았다.


3일간의 진료를 마친 우리는 비전 칼리지에서 철수하여 짐들을 챙겨 난디의 토카토카 리조트로 이동했다. 하루 반 동안 난디를 떠나기 전 해변을 즐기기 위한 것이었다.


21일 오후에는 마마누다 제도중에서 육지와 제일 가까운 작은 섬인 남해섬에 반나절 여행을 다녀왔다. 데나라우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섬으로 갔는데, 데나라우는 난디 인근의 모든 섬 관광의 중심지였다.


다음날 10월 22일은 5박 6일의 피지 체류의 마지막 날로 우리 부부는 오후 2시에 뉴질랜드행 비행기로 떠나고, 한국팀은 밤중에 동경 나리따 공항을 경유하여 피지 항공으로 14시간 후 23일 인천공항에 도착한다고 했다.


우리는 아침 식사 후에 난디 근처의 박영일 목사 가족을 만나기 위해 피지 아가페 선교학교로 향했다. 박 목사 부부는 우리가 23년 전에 피지를 떠나면서 박 목사 집에서 쉬었다가 뉴질랜드로 온 후 처음 만나는 시간이었다. 지금은 박목사의 노력으로 사립 초중고의 교장으로서 교과목에 성경도 넣고 예배도 드리는 현지 기독교 학교를 세웠다. 아침 수업 시간에 교문으로 들어오는 학생들을 보니 교복 차림의 절도 있고 단정한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다시 팀원들이 있는 호텔로 와서 석별의 정을 나누고 난디 공항으로 향했고 오후 2시에 탑승하여 3시간 30분 만에 무사히 뉴질랜드에 도착했다. 짧은 6일간의 선교 여행이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새로운 경험을 가졌던 시간이었다. 다시 하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