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삶으로 이어지는 적용

큐티를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배우고, 예수님의 삶을 따르는 적용을 하게 된다. 적용으로 이어지는 큐티를 할 수 있으면 좋다. 적용은 마음을 바꾸는 결단으로 시작된다. 결단은 각오나 회개, 태도와 성품을 바꾸는 것이다.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적용이면 가장 좋겠지만 매일 그런 적용을 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삶의 변화로 이어지는 적용은 하지 않고 결단만 해서는 안 된다. 매번 ‘사랑해야 되겠다’ ‘누구를 용서해야겠다’고 하고는 실천하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적용은 말씀으로 내 삶을 해석하는 것이다
적용은 ‘말씀이 내 사건을 해석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의 경험과 세상의 기준으로 바라보았던 나와 세상을 말씀의 기준으로 바라보게 되면 가치관이 바뀐다.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 끼고 있던 세상 안경을 벗어 던지고 말씀의 안경을 껴 보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말씀의 관점으로 내 삶을 해석하고 하나님의 관점으로 내 인생을 새롭게 조명해 보는 것을 적용이라고 할 수 있다.

출애굽 당시 바로가 완악하게 했던 말씀을 묵상한다고 해보자. 바로는 악한 왕이고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고정관념을 바꾸어 보자. 바로의 완악함으로 인해 거듭된 재앙이 사백 년 이상 살아왔던 애굽을 떠날 수 있었던 직접적인 이유가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말이 어눌하고 자신감이 없었던 모세가 지도자로 성장시키는 과정이 되었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좀 더 설명하자면, 내 주위에 바로처럼 힘들고 어려운 사람으로 인해 내 인격과 믿음이 훈련되도록 하나님께서 붙여 주신 사람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하나님께서 내 믿음의 수준을 높여 주시고, 나로 하여금 하나님이 쓰시는 귀한 일꾼으로 성장시키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속 썩이는 아들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진다. 아이를 바라볼 때 마다 스트레스 받고, 힘들어서 조그만 일에도 화내고 짜증내고 야단치고 그래서 점점 관계가 악화되어져 가는 일들을 얼마나 다반사로 겪고 있나?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어 보자. ‘우리 아들이 나의 거룩을 위해서 수고하고 있구나, 우리 아들이 나의 믿음의 수준을 높여 주기 위해서 안 해도 될 고생을 하고 있구나, 내가 빨리 깨닫고 하나님 앞에 바로 서기만 하면 내 아들이 고생을 좀 덜 할 텐데’ 이런 마음으로 자녀를 바라보신 적이 있는가?

아들이 고등학교 1학년 여름 어느 날에 있었던 일이다. 친구를 만난다고 해서 허락을 해 줬는데 금요일 밤에 친구를 만나서 하루를 지내고 토요일 날 조금 늦은 아침에 들어왔는데 무언가 수상했다. 내 얼굴을 피하면서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데 아무래도 술을 마신 듯했다. 목사 아들이 술을 마신다니 이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이 순간 내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적용일까 고민을 하다가 술 마시고 밤새고 들어왔으니 피곤하고 정신이 없을 테니 오늘은 그냥 자게 두자라고 생각하고 푹 자게 내버려 두었다.


이삼 일이 지나고 아들이 나에게 와서 그 날의 상황을 이야기해 주었다. 친구 두 명이랑 만나서 이야기가 길어지는 바람에 여관에서 잤고 술도 조금 마셨다는 것이다. 그때 내가 “아니, 이놈의 자식, 어쩌자고 친구들이랑 여관방을 빌려서 술을 마시냐? 정신이 있냐, 없냐? 지금 나이가 몇 살이냐? 고등학교 1학년짜리가 술을 마셔서 어떡하겠느냐?”라고 야단을 쳤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마음을 다잡고 적용을 했다.


“아빠도 고등학교 1학년 때 어떤 친구 집에 부모님이 안 계시다고 함께 갔었어. 그 집 진열장에 술이 가득 차 있는 거야. 너무 호기심이 나서 친구들과 함께 그 진열장에 있는 술을 꺼내 가지고 마셨단다. 그런데 아빠가 마신 술은 나중에 알고 보니까 고량주였던 거야. 얼마나 쓰고 입이 화끈거리든지 딱 반 잔만 먹고 더 먹지는 않았는데, 그 다음부터 아빠는 술이 체질에 안 맞아서 많이 먹지 못했어. 아빠도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술을 마셔봤다.”라고 공감해 주었다.

내 아들에게 적용을 한 것이다. 감정이 끓어오르는 대로 아들에게 하면 안 될 것 같아서였다. 당연히 야단을 맞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공감을 해주자 그 날 있었던 일을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주었다. 교회에 새로운 친구가 학교에서 사고치고 전학을 두세 번 갔지만 적응을 못해 중국으로 유학을 보내야했던 상황이었다. 아들이 이 친구를 도와주려고 만나서 얘기도 하고 상담도 해주고 하다가 서로 영향을 받는 관계가 된 것이다. 그러다 밤에 만나서 깊은 얘기를 한답시고 하다가 어쩌다 보니까 의기투합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자초지종을 얘기했다.

아들의 이야기를 듣고 ‘정말 고맙다. 네가 아빠한테 그런 애기를 자세하게 해 줘서 너무 너무 고맙다. 근데 좋은 건 본받기 어려운데 나쁜 것은 쉽게 본받을 수 있다. 아무튼 그 친구랑 관계를 깨뜨리지는 말고 기도하고 도와주되 네가 조금 더 조심하면 좋겠다.” 그러면서 그날 밤 늦게까지 아들과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적용을 잘한 것 같다.

툭 튀어나오는 말은 적용이 아니다
어떤 상황이 왔을 때 두 번 생각하지 않아도 그냥 툭 튀어나오는 말은 적용이 아니다. 그건 전혀 말씀과 상관없이 내가 품고 있는 내 감정에 따라서 얘기하는 것뿐이다. 내 본성과는 좀 다르지만 하나님의 말씀 때문에 그 말씀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말하는 것을 적용이라고 한다. 말 한마디를 할 때도, 누구를 만나서 대화를 할 때에도 말씀을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적용이다.

오래된 일이지만 어떤 후배 목사를 만나서 적용했던 일이 기억난다. 그날 아침 큐티 본문이 시편 11,12편이었다. “터가 무너지면 너희가 무엇을 할꼬 여호와는 그의 성전에 계시니 여호와의 보좌는 하늘에 있으며 그 눈이 인생을 통촉하시고 그 안목이 지혜를 감찰하시도다.” “저희가 이웃에 각기 거짓을 말함이요 아첨하는 입술과 두 마음으로 말하는도다.

여호와께서 이 모든 아첨하는 입술과 자랑하는를 끊으시리니”라는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다. 하나님의 눈이 나를 바라보고 계신데 혀로 아첨하는 말, 두 마음을 가지고 하는 말, 거짓된 말, 자랑하는 말을 조심해야 되겠구나라고 묵상했다.

후배를 만난 자리에서 “목사님, 사랑의교회에서 사역을 하는데 참 귀하십니다. 어떤 사역을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라고 물어보길래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랑의교회에서 하고 있는 사역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게 되었다. 말을 하다 보니 내 자랑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아침에 묵상한 말씀이 떠올라 말을 끊고, “오늘 아침에 자랑하지 말라는 말씀을 묵상했는데 내가 너무 자랑을 하는 것 같다. 우리 다른 얘기를 하자”하고는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갔고, 함께 기도제목도 나누게 되었다. 이런 것이 적용이라고 할 수 있다.

적용은 내가 하기 싫은 것을 하는 것이다
적용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것이 아니다. 내가 가기 싫은 곳을 가야하고, 만나기 싫은 사람을 만나려고 해야 한다. 적용으로 시댁 제사에 갈 수 있어야 한다. 교회를 핑계로 가지 않거나, 몸이 아프다고 빠지면 믿지 않는 시댁 식구들이 무엇이라고 할까? 일찍 가서 더 열심히 일하고 나서 신앙 때문에 제사상에 절은 할 수 없다고 하면 모두가 인정해 주지 않을까?

하나님의 말씀은 참 신기하다. 그냥 읽고 의미를 해석하고 깨닫는 정도로는 경험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을 적용하는 순간 경험한다. 한 말씀을 순종하면 다음 말씀을 순종할 힘이 생긴다. 순종하고 적용할 때 살아있는 말씀의 역사가 일어난다.

분명히 손해 보는 적용을 했는데 그것과 비교할 수 없는 값진 것으로 채워 주신다. 우리가 사는 시대는 온 우주의 중심에 ‘내’가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진리요, 최선의 삶이라고 부추기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고백하는 우리는 달라야 한다. 이것이 적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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