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그 땅을 위한 기도 (사무엘하 21:14절)

“사울과 그의 아들 요나단의 뼈와 함께 베냐민 땅 셀라에서 그의 아버지 기스의 묘에 장사하되 모두 왕의 명령을 따라 행하니라 그 후에야 하나님이 그 땅을 위한 기도를 들으시니라”(삼하 21:14)

공의가 만족되어야만 응답되어지는 기도가 있습니다
오늘날 수많은 기도가 하나님께 올려지고 있습니다. 그 많은 기도 중에 응답받는 기도는 얼마나 될까요? 14절에 ‘하나님이 그 땅을 위한 기도를 들으시니라’고 말씀합니다. 여기서 ‘들으시니라’는 하나님께서 단순히 ‘기도소리를 들으셨다’는 말이 아니라 ‘응답하셨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응답하신 ‘그 땅을 위한 기도’는 어떤 기도일까요? 기근 재앙을 거두시고 비를 내려달라는 다윗의 기도입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의 기도에 응답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윗이 하나님의 공의를 만족시켰기 때문입니다. 14절에 “그 후에야”란 하나님의 공의를 만족시킨 후에야를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공의가 만족되자 그 땅을 위한 다윗의 기도에 하나님이 응답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공의가 만족되어야만 응답되어지는 기도가 있습니다.

많은 경우 하나님의 공의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기도에만 매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무엘하 21장 1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다윗 시대에 거듭하여 삼 년 기근을 내리셨습니다. 기근은 칼과 전염병과 더불어 하나님의 3대 징계 수단입니다(레위기14:12). 3년 연속 기근이 임하자 다윗이 하나님께 간구했습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얼굴을 찾으며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를 구했습니다.


다윗의 간구에 하나님이 주신 응답은 기근을 그치고 비를 내려 주시는 응답이 아니라 왜 하나님께서 거듭하여 3년간 기근을 내리셨는지 원인을 알려 주시는 응답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3년간 기근을 내리신 이유는 사울이 기브온 사람을 죽였기 때문이라고 알려 주셨습니다. “사울과 피를 흘린 그의 집으로 말미암음이니 그가 기브온 사람을 죽였음이니라 하시니라”(사무엘하 21:1하)

기브온 사람들은 여호수아 당시에 가나안 족속으로 진멸당한 처지였으나 진멸당할 것이 두려워 먼데 사는 사람처럼 사신들을 분장시켜 여호수아와 화친조약을 맺어 진멸을 면했습니다. 3일 후에 거짓임이 밝혀져 대를 이어 하나님의 집을 위하여 나무를 패며 물을 긷는 노예가 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사울 왕이 이스라엘과 유다 족속의 열심으로 순수한 단일 민족을 구축하고자 이방 족속 축출 정책을 시행하면서 많은 기브온 주민을 죽인 것입니다.

“이스라엘 족속들이 전에 그들에게 맹세하였거늘 사울이 이스라엘과 유다 족속을 위하여 열심이 있으므로 그들을 죽이고자 하였더라”(삼하 21:2하)

하나님은 죄에 대해 반드시 물으시는 분이십니다
사울 왕이 기브온 주민들을 학살했는데 하나님은 왜 다윗 왕 시대에 3년 기근으로 징계를 내리셨을까요? 이스라엘을 하나의 신앙 공동체로 보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사울을 포함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기브온 사람들을 학살한 일에 대해 회개하기를 기다리셨는데 아무도 회개를 하지 않자 다윗 시대에 3년 기근으로 징계하신 것입니다.


사울 왕이 기브온 주민을 학살한 것은 큰 죄입니다. 침묵하며 동조한 이스라엘 백성들도 함께 죄를 지은 것입니다. 침묵하다 보니 회개할 기회를 놓치게 되었고, 회개하지 않다 보니 죄는 잊혀져 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죄를 기억하셨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회개하지 않자 다윗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3년 기근으로 내리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징계의 벌을 내리셨는데도 무슨 일 때문에 징계를 받는지 조차 모를 때가 있습니다. 다윗도 기근 3년 만에 하나님 앞에 엎드렸습니다. 기근 1년 차에 다윗이 왜 엎드리지 않았을까요? 우연인가 했을 것입니다. 기근 2년 차에 다윗이 왜 엎드리지 않았을까요? 버틸만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기근 3년 째가 되자 하나님의 징계임을 확신하고 그제서야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죄에 대해 반드시 물으시는 분이심을 봅니다.

다윗이 기브온 사람들을 불러 ‘어떻게 해 주기를 바라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기브온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21장 5절입니다. “우리를 학살하였고, 또 우리를 멸하여 이스라엘 영토 내에 머물지 못하게 하려고 모해한 사람의 자손 일곱 사람을 우리에게 내어 주소서” 계속되는 6절에 “여호와께서 택하신 사울의 고을 기브아에서 우리가 그들을 여호와 앞에서 목 매어 달겠나이다”라고 말합니다.

기브온 사람들의 고백에서 무엇이 보이시나요? 이들은 수백 년 동안 이스라엘 땅에 살면서 그 땅에 계속 머물러 살기를 원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6절에서 ‘여호와’라는 이름이 두 번 언급되는 것을 볼 때, 기브온 사람들은 이방인이었으나 이스라엘과 화친한 이후 이스라엘 족속과 함께 살면서 하나님을 섬기는 자들이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울 왕이 이들이 이방민족이라는 이유로 학살한 것입니다.

나와 출신이 다르고, 성향이 다르고 맞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그들이 하나님의 공동체 안에 들어왔다면 그들을 같은 형제와 자매로 여기고 인정하고 받아 주어야 합니다.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기브온 사람들이 변절했다는 기록이 없습니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신앙공동체 안에 있는 다른 형제를 제거하려는 시도는 하나님의 진노를 사는 죄된 행동입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이 거하시는 땅에 무죄한 피를 흘리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시고 피 흘린 대가를 반드시 찾으시는 분이십니다.

한 사람의 눈물의 회개가 공동체의 회개를 이끌어냅니다
다윗은 기브온 주민의 청을 받아들여 사울의 첩 리스바의 두 아들, 알모니와 므비보셋과 사울의 딸 메랍에게서 난 아들 다섯 아들을 내어줍니다. 그러자 기브온 사람들이 여호와 앞에서 일곱 사람을 동시에 목 매달아 죽입니다. 9절에서 ‘여호와 앞에 목 매어 달매’라고 표현한 것은 기브온 주민들이 개인적 원한에 대한 보복이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를 시행한 것임을 말해줍니다.

사울의 첩 리스바가 굵은 베를 가져다가 바위 위에 펴고 하늘에서 비가 두 아들의 시체에 쏟아지기까지 낮에는 공중의 새가 앉지 못하도록 밤에는 들짐승이 범하지 못하도록 지킵니다(10절) 리스바가 밤낮 두 아들의 시체를 지키면서 무엇을 했을까요? 리스바는 내가 죽어야 하는데 아들이 죽었다고 눈물 흘리며 회개했을 것입니다. ‘굵은 베를 가져다가 바위 위에 폈다’는 말이 이를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긍휼을 바라며 기도했을 것입니다.

리스바의 이 모습이 다윗을 감동시켰습니다. 리스바의 모습에서 다윗은 자신이 기브온 사람들을 학살하는데 자신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나 이스라엘 공동체적 책임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리스바는 처형당한 두 아들이 뼈가 되도록 그 자리를 지켰습니다. 다윗이 길르앗 야베스로 가서 사울과 요나단의 유해를 가지고 와서 처형당한 일곱 명의 시체의 뼈를 거두어 합장합니다. 이 일에 이스라엘 사람들도 동참합니다. 이들이 사울과 요나단, 그리고 처형당한 일곱 명의 유해를 합장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침묵하며 동조한 자신들의 죄를 회개하지 않았을까요?


리스바가 흘린 눈물은 다윗의 눈물이 되었고, 다윗의 눈물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눈물이 되었고, 온 이스라엘 백성들의 회개의 눈물은 하나님의 공의를 만족시켰고 결국 하나님께서 기근을 그치고 비를 내리셨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그 땅을 위한 기도’를 하나님께 많이 드리고 있습니다. 그 땅을 위한 우리의 기도는 어떤 기도인가요? 응답을 구하기 전에 우리가 구하는 그 땅은 하나님의 공의를 만족시키는 땅인가요? 그 땅에 청산해야 할 우리의 죄는 없나요? 공의가 바르게 시행되는 땅인가요? 우리가 흘려야 할 회개의 눈물은 충분히 채워진 땅인가요?

다윗은 사울의 자손 일곱을 처형하도록 기브온 사람들에게 내어주고 하나님의 공의가 만족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비는 그 때 내리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온 이스라엘이 회개의 눈물을 흘리기를 원하셨습니다. 그것을 이끌어 낸 것이 리스바의 눈물입니다. 눈물을 흘리며 회개하는 리스바의 모습은 다윗을 감동시켰고, 온 이스라엘을 회개로 이끌었습니다.

오늘날 리스바의 눈물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응답은 공의와 회개와 눈물을 통해 주어집니다. 하나님께 응답을 바라기 전에 공동체를 회개로 이끄는 눈물을 먼저 흘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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