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결혼을 말하다

결혼을 꿈꾸는 모든 사람이 꼭 읽어야 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책이다.

원제는 The Meaning of Marriage 결혼의(성경적, 올바른) 의미가 무엇인가를 집요하게, 그리고 균형 있게 조망하고 있다. 그가 강단에서 전한 설교 시리즈를 토대로 엮은 이 책은 그리스도인과 불신자, 미혼과 기혼남녀, 또 예비 신랑 신부를 모두 포함한 상당히 폭넓은 독자들을 향해 결혼의 큰 그림을 복음 안에서 보여준다.

죄가 세상에 들어온 후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 오염되고 비틀렸지만, 그중 가장 심각한 것이 성과 결혼이 아닐까? 지금 세상은 환상과 혐오 양극단에서 결혼을 바라보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누구에게나 마음이 통하는 소울 메이트가 있으며,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선 가슴 두근거리는 로맨스가 꼭 필요하다는 쪽과 부부 관계가 벽에 부딪혔다 싶으면 얼른 이혼하고 새출발하라고 등을 떠다미는 사람들을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적 사고가 결혼에 미친 파괴적 영향은 무서울 정도다. 한 마디로, 결혼을 서로가 주고받는 것으로 여긴다는 사실이다. 투자하고 사고팔아 수익을 남긴다는 시장 논리가 결혼을 비롯해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침투해 들어왔다. 팀켈러는 이 책에서 환상과 혐오 그 어느 쪽도 아닌 날 것 그대로의 결혼, 그 현실과 복음적 승화를 이렇게 말한다.


‘결혼은 한없이 고통스럽지만 그 이상으로 근사한 일이다.’

세상에 완벽한 배우자는 없고, 완성된 남편과 아내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결혼처럼 사람을 성숙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 ‘성숙하지 않은 남자와 여자가 만나 성화되어 가는 과정’이 결혼생활이라는 것이다. 놀랍도록 유익한 이 책은 3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하나씩 살펴본다.

  1. 결혼은 현실이다
    결혼하면 불행해질 것 같다는 잘못된 시각을 바로잡으라. 이제 결혼은 개인의 만족을 위한 사사로운 계약이 되었다. 그러나, ‘딱 맞는 짝’ 같은 것은 애당초 없다. 지나치게 로맨틱하거나 이상적인 결혼관을 가졌다면, 인생에 미치는 죄의 영향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 보아야 할 것이다.


반면 너무 비관적이고 냉소적이라면 결혼의 거룩한 기원을 놓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결혼제도가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그렇다. 배우자가 복음의 능력에 힘입어 이편과 똑같은 진실하고 헌신적인 사랑을 맛보게 되면, 머지않아 삶을 바꾸는 사랑을 상대방에게도 나누어 주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성령의 도우심으로 자기 중심성과 맞서라. 스스로를 부족한 존재로 여기지 않는 한 결혼은 비극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하라”(엡 5:21). 사도는 성령님의 권능으로 상대를 섬기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결혼이라는 현실적 난제에 맞설 힘을 갖출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하나님에 대한 경외가 결혼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자기 중심성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분의 영광과 아름다움에 놀라 엎드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2. 결혼은 성장이다
사랑하는데 꼭 혼인신고가 필요하다. 이것은 서로를 책임지겠다는 공개적인 약속이다. 가족과 친구들뿐만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의 약속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결혼 서약은 현재 사랑하고 있음을 선언하는 것만이 아니라 미래의 사랑에 대해, 즉 상대에게 사랑스럽고, 신실하며 진실하겠노라고 하나님과 가족, 그리고 국가와 이웃들 앞에서 약속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혼이 쉬워서는 안 된다.

    외롭지 않으려고 결혼했다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창 2:18). 하나님은 ‘돕는 배필’, 곧 친구를 지으셨다. 배우자는 가장 친한 친구이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가장 좋은 벗이 되어 주신 것처럼 남편과 아내는 서로 좋은 친구이거나 그렇게 되어 가는 상태여야 한다. 부부는 모든 관계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 배우자야말로 누구보다 큰 사랑과 에너지, 열성과 헌신을 쏟아야 할 대상이다.

    콩깍지가 벗겨졌어도 계속 살아야 하나? 진실한 사랑은 그때부터 시작이다. 내가 상대방보다 낫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는 한, 섬김과 용서는 불가능에 가까울 만치 힘들게 된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섬기셨듯이 또 용서하셨듯이 우리도 겸손히 상대를 바라보아야 한다. 그때 상대 안에 계신 하나님을 지극히 일부분이나마 파악하게 될 것이다.

    우리 부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다름’의 복을 누리라. 남성들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분리시키면서 성숙하는 반면, 여성은 다른 사람들과 결합하면서 무르익는다. 창세기가 설명하듯, 남성과 여성은 서로 철저하게 다르지만 둘이 모여야 완성되는 나머지 ‘반쪽’이기 때문이다. 그 ‘다름’을 끌어안고 서로 헌신하며 희생하다 보면 때로는 아프고 번거롭기도 하지만 결국은 서로가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가장 유익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3. 결혼은 하나 됨이다
    독신은 잘못된 선택인가? 하나님과 하나 되는 싱글은 아름답다. 결혼을 추구하지 않는 시기가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독신의 은사’가 무엇을 말하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바울이 말한 ‘독신의 부르심’은 내면의 갈등이 전혀 없는 상태도 아니고 끔찍한 씨름도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라.

    왜 잠자리는 부부끼리만 해야 하나? 성관계는 우리 몸뿐만 아니라 마음, 곧 속사람에도 영향을 미친다. 섹스는 결혼의 울타리 안에서 남성과 여성 사이에 사용하도록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다. 남편과 아내의 성관계는 서로가 서로에게 “나는 온전히, 영원히, 그리고 오로지 당신의 것입니다”라고 고백할 수 있도록 주님이 지정하신 방식이다.

    그러므로, 성적 연합은 영광스러운 것이다. 정서적, 인격적, 사회적, 경제적, 법률적으로 하나가 될 생각이 없다면, 육체적 성적으로 연합해서는 안 된다. 결혼은 숨이 멎도록 놀라운 약속들로 가득하다.

    결혼은 인생 항로의 방향을 바꾸는 힘이 있다. 주님은 “나를 중심에 두어라. 그 어떤 잡신들도 나보다 앞세우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이것은 결혼과 아주 흡사하다. 결혼 생활은 배우자와 부부관계를 으뜸으로 여기고 부모, 자녀, 직장, 취미 따위의 선하고 좋은 일들, 즉 ‘짝퉁 배우자’에게 한눈을 팔지 않아야 비로소 정상적으로 작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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