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예수님을 만날 절호의 찬스!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자는 예수님의 비전에 부품 꿈을 안고 예루살렘까지 따라온 제자들은 막상 예루살렘에서 펼쳐진 예상치 못한 일들에 당황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달려 죽도록 몰아 갔습니다.
그렇게 막상 예수님께서 붙잡히고 채찍질을 당하시며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하시는 순간에는 대부분의 제자들은 도망치기에 급급했습니다. 그리고는 뜬금없이 나타난 숨어 있던 두 명의 제자들이 나서서 예수님의 시신을 무덤에 안치시켰습니다.
자신들이 따르던 선생님이 죽임을 당했다면 오히려 오기가 생길 법도 한데 예수님의 제자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제자들이 했던 일이라고는 집 안에 숨어서 문을 모두 걸어 잠그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두려움 속에서 문을 잠그고 숨어 있는 제자들에게 부활하신 주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그것이 요한이 기록하고 있는 부활하신 주님이 제자들을 찾아오신 첫 번째 사건입니다.
문제는 하필 그때 한 명의 제자가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바로 도마라는 사람입니다. 도마는 자신이 없던 자리에서 다른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다는 사실을 극단적으로 부정합니다. 자신이 직접 예수님 손의 못자국을 손가락을 넣어 만져 보지 않고는 믿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렸습니다. 도마의 이러한 표현은 그만큼 다른 제자들의 말이 믿어지지 않고 한심해 보인다는 것을 표현해 주는 강한 표현입니다. 그만큼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않겠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놀랍게도 첫 만남 후 8일이 지난 후에 지난번과 똑 같은 모습으로 문을 모두 걸어 잠그고 제자들이 모여 있을 때 예수님께서 다시 찾아오셨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자리에 있던 도마에게 직접 말씀하셨습니다.
“네 손을 내밀어 내 손에 못자국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믿지 않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
도마는 정말 기절할 정도로 놀라고 창피했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말 대로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신 것도 놀랍지만 지난번에 자기가 했던 모든 말들을 예수님께서 이미 다 알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불신과 고집 속에 꽁꽁 쌓여 있던 도마를 찾아오신 부활하신 주님의 모습이 요한이 기록하는 주님이 제자들을 찾아오신 두 번째 사건입니다.
그리고 요한은 부활하신 주님이 제자들을 찾아오신 세 번째 사건에 대하여 좀 더 자세하고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시작도 물론 베드로의 변심에서 시작이 됩니다. 아마 제자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두 번씩이나 만나게 되면서 다시금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이 불일듯이 일어났을 것입니다.
물론 그들이 기대하던 하나님 나라는 실제와는 좀 달랐습니다. 죽음에서 일어나신 예수님께서 자신들의 대장으로 앞장만 서 주신다면 로마를 몰아내고 예루살렘을 차지해서 하나님 왕국을 세울 것이라는 확신이 그들이 기대하는 하나님 나라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예수님의 세 번째 방문이 빨리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아마 두 번의 놀라운 경험이 있었던 제자들은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방법으로 문을 걸어 잠그고 기다렸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자신들이 알고 있는 방법 또는 자신들이 원하는 방법 그리고 자신들이 기다리던 시간에 찾아오시지 않았습니다.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을 오해합니다. 주님을 만나는 시간을 우리가 정하고 주님을 만나는 방법도 우리가 정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오래전에 갔었던 기도원을 다시 찾아 가거나 예전에 경험했던 부흥회나 집회를 찾아 다녀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말 예수님을 다시 만나는 것은 그렇게 우리 뜻대로 되지만은 않습니다.
결국 기다리다 지친 베드로가 먼저 포기합니다. “나는 고기 잡으러 가노라” 그러자 옆에 있던 제자들도 다 같이 따라나섭니다. 아마 분위기상 누군가 먼저 포기하기만을 바라며 눈치를 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한 마음이 되어 베드로의 고향인 갈릴리로 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베드로와 제자들이 가장 익숙하고 가장 자신 있었던 고기잡이를 시작합니다.
한 시간이 지나고 두 시간이 지나고 밤이 깊어 갔지만 그 잘난 전문가들은 고기를 한마디로 잡지 못하고 허탕을 칩니다. 그곳 어부 출신 제자들이 최고의 낚시 포인트와 최고의 방법을 다 동원했을 것입니다. 해변가와 깊은 곳 그리고 배 오른쪽과 왼쪽, 그물을 안 던져 본 곳이 없고 안 써본 방법도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무심한 시간을 빠르게 흘러서 이제 해가 뜰 새벽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 때에 해변가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습니다. “얘들아 너희에게 고기가 있느냐?” “배 오른편으로 그물을 던져 봐라 그럼 고기가 잡힐 것이다.” 참으로 재미있는 장면입니다. 목수 출신 예수님이 어부 출신 제자들에게 낚시에 대한 훈수를 두시는 장면입니다. 더욱이 제자들은 지금 말씀하시는 분이 예수님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제자들이 얼마나 절박하면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의 말을 듣고 배 오른편으로 그물을 한 번 더 던져 봅니다. 그리고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많은 고기를 잡았습니다. 나중에 육지에 나와서 세어 보았더니 153마리나 되는 많은 물고기가 그물에 들어 있었습니다.
그제서야 요한이 먼저 예수님을 알아봅니다. “베드로 형! 저분이 우리 주님이신 것 같아요!” 이 말을 들은 베드로는 겉옷을 걸쳐 입고 바다로 뛰어들어서 예수님을 만나러 갑니다. 이것이 바로 요한이 기록하고 있는 부활하신 주님이 세 번째로 제자들을 만나 주신 장면입니다.
너무도 분명한 것은 제자들이 예수님을 자신들이 원하는 시간과 방법에 만날 수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세 번 모두 예수님이 원하시는 시간과 방법으로 찾아오셨다는 것이지요. 뿐만 아니라 예수님이 찾아오신 세 번의 경우 모두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실패”라는 공통점입니다.
첫 번째는 예루살렘 무력 정복에 앞장서 주실 주님이 십자가에서 처참하게 돌아 가시자 실패한 제자들이 두려움 속에 있을 때 예수님이 찾아오셨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다른 사람들은 모두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다고 신나 하는데 자신만 혼자 누락되어져서 불신과 고집으로 가득 차 있던 도마를 찾아오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 예수님을 다시 만나려는 기대에도 실패하고 가장 자신 있는 고기잡이로 돌아갔지만 그 자신감 넘치던 일에서도 실패하고 좌절과 망신 속에 있을 때 예수님은 세 번째 제자들을 찾아오신 것입니다. 이것이 우연이었을까요?
아닙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우리들의 실패의 시간을 결코 놓치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실패하고 좌절했을 때가 예수님이 우리를 찾아오시는 가장 분명한 시간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실패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 실패라는 절호의 찬스에 예수님을 만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만약에 지금 여러분이 어떤 일이든 크게 실망하고 실패하셨다면 오히려 눈을 크게 뜨고 귀를 활짝 열고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주님은 결코 우리의 실패를 놓치지 않으시는 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