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ONE. LIFE <스캇 맥 나이트 지음>

사상 유례없는 더위를 이기기에는 나이가 역부족이었을까? 두 달 전, 장모님이 94세의 일기로 하나님 곁으로 갔다. 그 영정 앞에서 불현듯 인생이 무엇인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이 불쑥 솟아났다. 20년 전 한국에서, 소천한 성도들의 장례식은 물론 염도 많이 했었다. 그때마다 인생이 무엇인지 조금씩 마음 한 켠에 쌓았다. 허나 이민자의 행로에 지친 탓일까? 목사로 산다고 하면서도 어느새 그 의미를 놓아버렸나 보다. 그래서 그 놓음을 질책이라도 하듯이 인생이 무엇인가 라는 어귀는 조금의 양보도 없이 머리속을 맴돌았다. 더 이상 철학적인 질문이 아닌 실제적인 물음으로 말이다.

우리 믿음의 선배 모세는 시편90: 10에서 인생을“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라고 하나님께 고백했다. 수고와 슬픔뿐인 것이 인생이라면 도대체 그리스도인은 어떤 인생의 사람인가?

그것에 대한 답을 찾아가게 하는 책이 원. 라이프다. 우선 제목인 원. 라이프를 정의해보자. 하나의 인생이 아닌 인생 전체 즉 온 인생이라고 지은이 스캇 맥나이트는 말하고 있다.

저자 스캇은 역사적 예수 그리스도를 연구하는 세계적인 신약학자다. 책은 저자의 관심사가 어디에 있는가를 잘 보여 주는데 전체 1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실제 하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행적을 찾아내며 그의 삶이 어떠했는가를 구체적으로 살핀다. 그러면서 적어도 그리스도인이라면 그분이“나를 따르라”고 하신 말씀이 어떤 의미를 품고 있는지 분명히 알고 살아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스캇은 자신의 신앙력을 언급하면서 여섯 살때 구원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일곱 살 때 또 한번 주님을 깊이 만나면서 자신의 삶에 극적인 변화를 경험했다고 한다. 특히 청소년부 목사로부터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말씀묵상, 기도, 전도, 예배출석이라고 배워 자신의 생활 반경은 거의 교회였음을 밝힌다.

즉 자신은 그리스도를 영접했고 바른 행동을 하기 때문에, 그리고 나쁜 행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온전한 그리스도인이라고 확신했고 그것이 전부인 줄 알았다. 그러나 신학교에서 배운 성경 수업이 자신의 삶을 바꿔 놓았다고 한다. 자신은 경건 훈련에도 열심인 괜찮은 독실한 그리스도인이었다고 자부했지만 신앙의 촛점이 예수님에게 맞추어져 있지 않은 율법주의자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님 우선 신학’ 이라고 부를 만큼 신앙의 촛점을 예수님에게로 맞추면서 예수님은 그리스도인의 인생을 그분을 따르는 삶이라고 정의하셨음을 확신하게 된다. 여기서‘따르다’는 예수님을 믿겠다고 말하는 고백이 아닌 믿겠다고 고백한 그 이후의 삶을 말한다. 그러면 그 이후의 삶은 어떠해야 하는가? 성경읽기, 기도, 교회출석, 전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바로 하나님 나라 꿈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 꿈은 곧 “이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꿈이 성취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스캇은 정의하고 있다.

결국 그리스도인의 인생은 이 하나님의 꿈을 땅에 실현시키는 원. 라이프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하나님 나라는 바로 예수님의 꿈이었을 뿐 아니라 모든 이스라엘의 꿈이었고, 이민자로 이국땅을 힘겹게 살아가는 지친자들의 꿈이다. 그리스도인들 바로 이 지친 자들을 위해 소금과 빛으로 온 삶을 살아내는 소망의 인생이 되어야 한다.

원. 라이프를 읽으면서 적지 않게 부담이 된 것이 사실이다. 책의 내용이 어려워서 부담스러웠던 것은 아니다. 이 땅에 아픈 현실을 감내하며 묵묵히 살아가는 저들, 보이지 않는 미래를 불안해하며 소리 없는 눈물로 삭혀야 하는 이민자들에게 하나님의 꿈을 가져오는 삶을 일시적, 혹은 부분적으로는 살아갈 수 있다지만 온 삶을 다해 살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포기하거나 실망하기는 이르지 않은가?

하루종일 기도만 하고 성경만 보는 것이 온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다. 삶의 동기와 과정, 목적이 예수를 향하고 예수를 위해 있다면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원. 라이프가 아닐까?

흔히 말하는 모태신앙인, 목사, 장로, 권사의 자녀로 태어나 예수 믿고 구원 받은 것을 그리스도인의 삶의 전부로 여기며 살아가는 굳은(?) 신앙인이 있다면, 타성에 젖어 형식적인 신앙으로 인한 무기력한 자신에 대해 스스로 실망하여 의기소침해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읽어보기에 충분한 책이다.

<스캇 맥 나이트/성서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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