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네가 무엇을 보느냐”

새해 새달 새날 새아침을 맞이하면서 한 해 동안 하는 일에서 하고 싶은 일을 꿈꾼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두어야 하는 예도 있어 생각만큼 쉽지 않다. 결단으로 인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당장 먹고사는 일로 인해서 하던 일을 그만두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다가 다시 연말을 맞기도 한다. 하고 있는 일에 만족을 모르고 생각만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자고 하지만, 정작 하고 싶은 일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모르고 막연하게 지금 하고 있는 일만 안 하면 된다고 한다.


시간은 자꾸 가고 나이는 먹어가는데, 형편에 따라 시작한 직장에서 일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일을 통해 얻은 돈으로 당장 먹고 자고 입고 쓸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생산과 소비를 반복하면서 도시인의 일상에서 벗어나지를 못한다.


밥벌이의 지겨움이라고 하지만, 사는 것 역시 힘들고 어렵게 느낄 때 괴로움과 외로움 그리고 그리움이 따로 오거나 뒤섞여 오면서 마음의 감기 같은 우울함이나 정서 불안을 겪기도 한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끼리끼리 집단이 형성되어 편을 가르고 적으로 여기면 공격하고 회유하며 약해졌다고 판단되면 무시한다. 무시와 거절이 반복되면 수치를 느끼고 가지기도 하지만 반대로 화나 분노로 표출되기도 한다.


먹기 위해 사는지 살기 위해 먹는지의 경계조차 모르고 산다면 사람의 본성보다 사회의 모순에서 오는 소득분배의 불균형이다. 이는 사람의 기본적인 자유와 인권이 보장받기보다 철저하게 억압되는 사회악이다. 하나님은“아모스야 네가 무엇을 보느냐”(아모스8:2)고 묻는 것처럼 나는 지금 무엇을 보고 사는가.


부정과 부패가 일상인 사회에서 살아남는 것조차 경쟁이고 투쟁이며 전쟁이다. 다수의 소외된 시민이 살아남는 길은 불공정과 불법을 일삼는 기업에 대한 끊임없는 노동의 대가를 요구하고 쟁의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개혁과 변혁 그리고 혁명이라도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당장 써야 할 돈이 있어 일을 나가는 것이 시민의 일상이다. 시간은 지금도 흘러가는 데 생각만 하고 남이 해주기를 바라고만 있으니 달라질 것이 없는 새해가 되고 말 것이다.


뒤처져서라도 살아 있는 한 어떻게 든 살아남아야 하지 않겠는가. 부조리를 마주하는 당신에게 시 한 편을 보낸다. <뒤처진 새>, 라이너 쿤체, 전영애 역.


철새 떼가 남쪽에서 /날아오며 /도나우강을 건널 때면, 나는 기다린다 /뒤처진 새를 //그게 어떤 건지, 내가 안다 /남들과 발 맞출 수 없다는 것 //어릴 적부터 내가 안다 //뒤처진 새가 머리 위로 날아 떠나면 //나는 그에게 내 힘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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