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사람이 하나님을 믿게 해 달라고 공연 중에 기도한 할머니
2023년 12월 2일 토요일 정오, Orere 마을의 60세 이상인 주민들이 ‘2023년 정기 크리스마스 오찬/Annual Xmas Lunch’에 참여하기 위해 Orere Hall로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Tim과 Natalie가 사람들을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홀 안으로 친절하게 안내했다.
홀 안에는 아주 특별한 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졌는데, 합판 조각을 길고 짧게 잘라서 사각 뿔 형태로 멋스럽게 이어 붙여 만든 것이다. 이 트리 위에 금빛 크리스마스라이트에 Orere 마을 어린이들이 고사리 손으로 한 주 전에 만든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달아두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남성중창단의 특유의 음색으로 노래
홀 좌석이 만원이 되자 Tim은 와인 컵과 차 스푼을 이용해 ‘땡땡’ 소리를 내고는 환영인사를 한다. 그리고 ‘오늘은 특별한 손님들과 함께 하게 되었다’며 오클랜드 장로중창단을 소개했다. 특별히 Orere 마을 사람들을 위해 이은태 목사(다니엘 크리스천캠프 이사장)가 피아노를 기증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식사가 끝나갈 무렵 오클랜드 장로중창단은 무대로 올랐다. 오클랜드 장로중창단은 박성열 목사(뉴질랜드 예수찬양교회)의 지휘와 이연수 집사의 피아노 반주로 *Angels We have Heard on High/천사들의 노래가 *Go, Tell It on the Mountain/산위에 올라가서 *O Come All Ye Faithful/참반가운 신도여 *Silent Night/고요한 밤 이렇게 4곡을 남성중창단의 특유의 음색으로 노래했다.
마을 위해 기도하고 공연 통하여 좋은 화합 기대
처음 성탄 찬양을 드릴 때는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이 서로 대화를 이어갔지만, 곡이 이어지면서 핸드폰을 열어 동영상을 찍거나 콘서트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갔다. 그러나 객석은 여전히 소란스러웠다. 못마땅한 듯 노래 소리보다 더 크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Xmas Lunch 행사라 예상은 했지만 공연자들은 조금 당황했다.
사실 콘서트 사전 답사 때 이 마을 행사의 총괄 책임자인 Jason씨가 이 마을의 분위기를 얘기하면서 크리스천 아닌 분들이 많다고 귀뜀해 주었다. 그래서 장로중창단은 공연에 앞서 이 마을을 위해 기도를 드리면서 공연을 통하여 좋은 화합이 있기를 간구했다.
카우리 나무 목재소에서 크리스천 캠프로 알려져
Orere는 오클랜드 시내에서 남동쪽으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해변 마을이다. 초기 이 마을은 광대하게 분포된 카우리(Kauri) 숲 때문에 이름이 알려졌다. 카우리나무는 위도상 코로만델, 오클랜드 기준으로 북섬 북단에 주로 분포하는 뉴질랜드 토종이다. 카우리나무는 가벼우면서도 단단하고 하늘을 향해 빨리 성장하는 특징 때문에 최고급 목재로 등극했다.
그러나 그 이유로 카우리나무들이 목재소로 팔려나가결국 Orere 마을에서 카우리 숲은 사라져 갔다. 이후 카우리 숲은 초지가 되었고, 마을 사람들도 점점 떠나 이젠 노인들이 지키는 조용한 시골 마을이 되었다.
일부 한국 교포들에게 Orere 마을은 Orere Point Top10 Holiday Park(1964년 open)이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고, 또 일부 전문 낚시꾼들에게 매력을 주는 포인트로만 인식되어 있다가 본격적으로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하게 된 것은 2018년 9월 28일 Orere Point Holiday Park이 ‘Daniel Christian Camp’로 알려지면서부터이다.
교회조차 없는 마을에 한국인이 와 마음 여는데 시간 필요
오클랜드 장로중창단의 단장인 고성일 장로는 이번 행사에 참여한 의의를 이렇게 설명한다.
‘대부분의 뉴질랜드 시골마을 분위기가 그렇듯 외부인들에 대해 폐쇄적이라 사귀는데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 마음의 문을 여는데 Orere 마을도 다르지 않다. 더구나 교회조차 없는 이 마을에 별안간 이름을 올린 ‘Christian Camp’, 거기에다 이방인인 한국인을, 그리고 크리스천 한국인을 이들이 수용하기에는 쉽지 않다. 그러기에 장로중창단(Auckland Korean Elders Choir)의 이번 크리스마스 초정 콘서트가 어떤 식으로든 좋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콘서트를 준비했다.’
그래서인지 첫 번째 스테이지에서 오클랜드 장로중창단은 지금까지 해왔던 공연 중에 가장 곤혹스러운 경험을 했다. 대신 마음속으로 가장 치열하게 기도 드렸던 시간이기도 했다. 사실 콘서트 사전 답사 때 협의한 콘서트 프로그램을 오자마자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일방적 통보를 받아야 했기에 기도는 더 간절할 수밖에 없었다.
콘서트 이후에 감사해 주고 내년에도 와 달라고 해
장로중창단 단원들은 높은 무대에서 낮은 객석으로 내려와 두 번째 스테이지를 준비했다. 크리스마스 모자와 자켓을 장착하고 마음도 더 내려놓고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위해 기도했다.
관객들은 어느 사이엔가 크리스마스 케롤 가사가 자막으로 무대 벽에 올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니 마음먹으면 따라 부를 수도 있다는 눈짓도 한다.
박성열 목사는 객석 중앙에서 이연수 집사의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Panis Angelicus/생명의 양식을 독창했다. 이어 장로중창단은 *Edelweiss/에델바이스 *Pokarekareana/포카레카레아나 *Jingle Bells/징글벨 *You Raise Me Up/날 세우시네 *Silver Bells/은종 *Amazing Grace/나같은 죄인 살리신 *O Holy Night/오 거룩한 밤. 이렇게 주옥같은 명 캐럴 일곱 곡을 연주했다. 관객들은 첫 번째 스테이지와는 다르게 잘 아는 노래는 따라 부르기도 하며 곡마다 호응을 해 주었다.
콘서트가 끝나자 처음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변해있었다. 마을의 한 어른이 나와 ‘Hip, Hip’을 선창했고 관중들은 ‘Hooray!’로 반응하며 장로중창단을 응원해 주었다. 믿음으로 열정으로 최선을 다한 장로중창단의 크리스마스 캐럴에 마음을 열었다는 신호였다.
콘서트 이후에 정말 여러 관객들이 감사를 표해 주었다. 수줍어 엄지 척만 날리며 귀가하는 분들도 있었고, 내년에도 다시 와 달라는 관객도 여럿 있었다.
특히 Orere인근 마을인 Clevedon장로교회를 출석하고 있다는 이 마을 주민인 한 할머니는 ‘마을 사람들이 하나님을 믿게 해 달라는 간절한 기도를 공연 중에 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한국인 크리스천에게 호의적이고 긍정적으로 변해
Orere 마을 주민이며 Daniel Christian Camp에서 일을 하는 한 직원은 ‘콘서트 이후 한국인 크리스천들에게 호의적이고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마을 사람들의 반응을 전했다.
콘서트 당일, 모든 일을 뒤로하고 달려와 호떡을 구워 마을 어른들을 대접한 한 집사와 부군의 다함 없는 수고에 감사를 전한다. 아울러 이번 성탄 콘서트를 통해 크리스천 캠프장과 크리스천들에 대하여, 더 나아가 한국인들에게 마음의 문을 조금 더 열어 준 Orere 마을 주민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장로중창단은 Orere 마을을 방문하고, 2023년 가장 큰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Daniel Christian Camp 사이트 메니저인 한순화 집사(AIC)의 주선으로 성사된 이번 콘서트를 통해 장로중창단 단원들은 하나님께서 한국 사람을 뉴질랜드로 부르신 이유를 물으며 뉴질랜드 시골에 복음을 전할 이유를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