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우까룸빠 성경번역센터

태평양 뉴기니 섬에 위치한 파푸아뉴기니라는 나라가 있다. 오랫동안 식민지로 있다가 1975년 9월 16일에 오스트레일리아로부터 독립했다. 

인구는 900만여 명 정도 되나 중앙정부가 힘이 없기 때문에 부족 중심 체제로 돌아가고 있다. 부족들의 세력이 워낙 세다 보니 심지어 치안과 법까지 개별적으로 맡고 있으며, 부족들이 온갖 중무장까지 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파푸아뉴기니에서는 865종 이상의 지역언어가 사용되고 있으며 언어 하나당 평균 사용자 수는 7천 명 정도라는 점이다. 이것은 이 땅이 복음을 전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곳인지를 보여 준다. 대부분의 마을이 산속에 흩어져 있다 보니 길이 없어 경비행기로만 이동 가능한 곳이 많다.

이 나라의 깊은 산속에 우까룸빠라는 곳이 있다. 위클리프 성경 번역 선교회에서는 파푸아뉴기니의 여러 부족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1950년에 이곳에 성경 번역 종합센터를 세웠다. 예배실과 성경 번역실, 언어학 자료를 보관하는 도서관을 위시해서 선교사 자녀를 위한 학교가 유치원부터 중·고등학교까지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선교사들이 거주할 집이 400채 정도 있다. 그들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시설도 있다. 말하자면 큰 마을이 있는 셈이다. 

이곳의 가장 핵심은 865종이 넘는 언어로 성경을 만드는 성경 번역 센터이다. 먼저 원주민들의 언어를 파악하고, 그 언어를 담을 문자를 고안하여 가르치고, 그 언어로 성경을 만들어 복음을 전한다. 


쪽복음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때로는 20년, 30년을 투자해야 한다. 전 세계에서 자원한 선교사들이 번역 선교를 위해 이곳에서 일생을 바친다. 때로는 대를 이어 헌신하는 선교사 가족들도 있다. 참으로 감동적이다. 

참 감사하게도 우리 빌딩 선교센터에 있는 위클리프 본부에서 우리 부부를 우까룸빠로 초대를 하고, 경비행기를 이용해서 산속 깊은 마을의 사역 현장들을 일일이 보여 주었다. 산속 마을의 원주민들은 아직도 문명과는 거리가 먼 원시 부족이었다. 


복음을 위해 평생을 이곳에서 헌신하는 선교사들을 보면서 숙연해졌다. 한편으로는 나 자신이 부끄럽고, 또 한편으로는 그들의 헌신이 정말 존경스러웠다. 이런 분들이 계셨기에 우리 한국 땅에도 복음이 들어오고 한글 성경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뜨거워졌다. 이 귀한 사역에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었다.

하루는 그분들이 우리를 한 공사 현장으로 데려갔다. 현지 원주민들을 먹이고 재우고 훈련시킬 훈련센터 빌딩을 짓고 있었다. 갈수록 번역 선교사로 지원하는 이들의 수가 줄어들어, 이제는 현지인을 훈련시켜 선교사로 세우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다. 이곳 책임자가 공사 중인 건물에 대해 상황을 설명했다. 하루속히 훈련센터 공사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자금이 없어 공사가 중단되었다고 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마음에 감동이 왔다. 이 공사가 하루속히 완료되도록 최선을 다하여 돕고 싶었다. 뉴질랜드에 돌아오자마자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후원금을 보냈다. 그리고 얼마 후 완공된 아름다운 훈련센터를 볼 수 있었다. 

물질은 참 귀한 것이다. 물질이 있어야 선행도 하고 선교도 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도 우리가 선한 일을 할 수 있도록 부어 주시려고 하신다. 그러나 물질을 다룰 수 있는 그릇이 되지 못해 못 주고 계신다. 


적어도 우리가 하나님의 뜻대로 물질을 사용하면 지금이라도 쏟아부어 주실 것이다. 물질을 주시지 않는다고 원망할 것이 아니라 먼저 물질을 받을 수 있는 그릇이 되어야 한다.

“나의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 대로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빌 4:19)

방 하나 있소!
유럽여행 중에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이 로마였다. 로마에는 초대교회의 유적이 많다. 특별히 카타콤과 콜로세움은 기독교인들에게는 특별한 감동이 있는 곳이다. 부활신앙을 가진 초대교인들은 어떤 핍박 속에서도 타협하지 않고 원형경기장에서, 카타콤에서 죽어갔다. 

지하무덤인 카타콤을 방문했을 때의 충격은 너무 컸다. 내가 방문한 곳은 지하 20미터, 지하 4층이나 되는 곳이었다. 초대교인들은 한 줄기 빛도 들어오지 않는 지하 무덤에서 오직 주님의 재림을 기다리며 믿음을 지켰다. 그들의 평균 수명은 30세였다. 그들이 로마군인들에게 발견되어 밖으로 끌려 나왔을 때 모두 맹인이 되어 있었다고 했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강하게 만들었을까? 며칠 동안 많은 생각을 하였다. 지금까지 발견된 카타콤은 총 60여 개이고 전체 길이가 900킬로미터 정도 된다고 한다. 약 50만 명의 죽음이 발견되었는데 상당수는 영양실조로 죽은 아이들이라고 했다.

로마의 성지들을 돌아보고 수중 도시인 베네치아를 방문하려고 했다. 경비를 아끼느라 늘 출발 전에 인터넷으로 가장 저렴한 숙소를 예약했다. 출발 몇 시간 전에 기차역 앞에 있는 인터넷 카페에서 숙소를 예약하는데 마지막 단계에서 계속 오류가 났다. 기차 출발 시간이 다가와 결국 숙소를 예약하지 못하고 출발했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밖에는 비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아내는 계속 염려를 했다. 밤에 내려서 숙소를 못 구하면 어떻게 할지 걱정이 되었다. 

염려하는 아내에게 하나님께서 다 준비해 주실 거라고 계속 안심을 시켰다. 그러나 실상은 나 역시 걱정이 많았다. 유럽에는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숙소를 구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캄캄한 밤중에 베네치아 역에 내렸다. 우선 안내센터에 가서 숙소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줄을 섰다. 이미 내 앞에도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마음이 점점 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비 오는 밤에 어디서 숙소를 구할 수 있을까 암담했다. 

그런데 갑자기 한 노인이 내 등을 두드렸다. 혹시 숙소를 구하느냐고 물었다. 역 바로 앞에 있는 모텔 주인인데 방이 딱 하나 남았으니 그리 오겠냐고 물었다. 그리고 그 방은 제일 비싼 패밀리룸인데 특별히 일반 요금으로 저렴하게 주겠다는 것이었다. 입에서는 계속 ‘할렐루야’가 쏟아져 나왔다. 방은 정말 좋았다. 로마 궁궐에 와 있는 느낌이었다. 


그날 밤 하나님의 예비하심에 깊이 감격하며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함 속에 깊은 잠을 잘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 베네치아 마을을 돌아보며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마을 전체가 대낮에도 길을 찾아다니기 어려운 미로였다. 다시 한 번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얼마나 놀라운지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만약에 출발 전에 숙소가 예약되었다면 그날 밤에 도저히 숙소를 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낮에도 찾기가 어려울 텐데 비 오는 밤에 이 미로 속에 어떻게 숙소를 찾을 수 있었겠나? 그곳 사람들이 이야기했다. 밤에 오는 많은 사람들이 숙소를 못 찾아 낭패를 본다고….

하나님께서는 친히 우리의 숙소를 예비하시고 예약을 막아 주셨다. 하나님은 이렇게 세세한 것까지 간섭하시고 우리를 인도해 주신다. 이런 우리 아버지가 계신데 우리가 염려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로마 여행은 여러 가지로 귀한 감동과 은혜가 있었다. 하나님과 동행하며 더욱 천국을 소망하게 된 너무나 값진 시간이었다.

“위의 것을 생각하고 땅의 것을 생각하지 말라 이는 너희가 죽었고 너희 생명이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 안에 감추어졌음이라 우리 생명이신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그때에 너희도 그와 함께 영광 중에 나타나리라”(골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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