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결한 마음
잠언 22:11
“마음의 정결을 사모하는 자의 입술에는 덕이 있으므로 임금이 그의 친구가 되느니라”
“He who loves a pure heart and whose speech is gracious will have the king for his friend.”
우리는 몸의 청결을 위해 하루에도 여러 차례 손을 씻고 세면한다. 외출 후 귀가할 때는 더더욱 꼼꼼하게 씻는다. 이처럼 청결을 유지하는 것은 건강한 삶의 비결 중 하나다.
일례로, 14세기 유럽에 흑사병이 창궐했을 시,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목숨을 잃었지만 유대인들은 대부분 살아남았다. 이는 그들의 손 씻는 습관에 기인한다. 유대인들에게 지금도 손을 씻는 것은 위생 수칙 제1 지침이다. 이들은 율법에 따라 하루에 아홉 번 이상 손을 씻고, 식사 전 손 씻기 방법만 20여 가지에 이른다.
이와 같은 외면의 청결을 위한 노력은 내면에도 가해져야 한다. 예수께서는 사람을 진정으로 더럽게 하는 것은 마음에 있는 것들이라 하셨다. 우리는 마음의 정결을 위해 부단히 애써야 한다. 밖에서 활동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먼지와 균들이 우리에게 붙는 것처럼, 세상에 살다 보면 죄의 때가 묻을 수밖에 없다.
우리의 눈과 귀를 통해 마음으로 들어오는 수많은 오물을 구분하고 씻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양심을 주셨다. 이는 내면으로 침투해 오는 온갖 사상과 메시지를 일차적으로 걸러낼 수 있는 필터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접하는 정보와 이미지의 양이 너무 많다 보니 그 속에 숨어있는 악성 메시지를 완벽하게 걸러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마음의 정결을 위해 지속해서 꾸준히 살펴야 한다. 컴퓨터의 바이러스 차단 프로그램을 떠올려 보라.
이 프로그램은 일차적으로 방화벽을 형성해 바이러스를 상시 구분해 내고 막아낸다. 그러나 프로그램이 놓치는 바이러스가 분명히 있다. 이를 위해 빠르고 간편한 정기 검사를 수행한다. 정기 검사를 통해 시스템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바이러스와 악성코드를 검사하고 컴퓨터를 보호한다.
그러다 간혹 정기 검사 중에 발견하지 못한 바이러스가 있다. 이는 정밀검사를 통해 찾아내어 삭제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있어야 컴퓨터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한 번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정기적으로 정밀하게 해야 효과가 있는 작업이다. 그렇지 않으면 컴퓨터는 제 기능을 못 하고 먹통이 되어버린다. 모든 것을 삭제하고 새롭게 설치해야 하는 불상사가 일어난다.
우리 마음도 마찬가지다. 지속해서 청결을 유지하고 정결을 추구해야 한다. 우리가 보고 듣는 것을 철저하게 절제해야 하고 언행을 통해 나오는 것들을 감시해야 한다.
오늘 잠언 말씀은 우리의 마음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두 장치를 소개한다. 첫째는 우리의 말이고 둘째는 우리의 관계다. 말은 마음의 거울이다. 말을 들으면 마음을 알 수 있다. 마음에 있는 것이 말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신의 언어를 잘 살피라. 놀랍게도 가장 가까이서 들을 수 있지만 가장 듣지 못하는 것이 자신의 언어다. 주의하고 신경 써야 들린다.
다음은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통해서도 이를 검사할 수 있다. 내가 어울리는 사람이 곧 나의 마음을 반영한다. 사람은 마음이 맞는 사람, 마음에 끌림이 있는 사람과 함께한다. 그리고 서로 닮아간다. 만약 마음의 정결을 간절히 사모한다면 무의미하고 부도덕한 관계부터 단절해야 한다.
오늘 말씀처럼 마음의 정결을 사모하는 자는 그 입술에 덕이 있고 왕의 친구가 되지만, 아니하는 자는 그 입술에 독이 있고 악인의 친구가 될 뿐이다.
지혜자는 잠언 4장 23절에서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네 마음을 지키라고 명했다. 이는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나기 때문이다. 우리의 말씀을 어떻게 정결하게 유지할 수 있는가? 오직 주의 말씀으로 채우는 수밖에 없다.
하나님의 말씀을 순금을 사모하는 것보다 더 사랑하길 바란다. 속사람을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채우길 바란다. 말씀으로 충만하여 하나님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며 왕 되신 주님의 친구로서 귀하게 쓰임 받기를 기원한다.
마음과 믿음
시편 22:1,3
1 내 하나님이여 내 하나님이여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 어찌 나를 멀리하여 돕지 아니하시오며 내 신음 소리를 듣지 아니 하시나이까
3 이스라엘의 찬송 중에 계시는 주여 주는 거룩하시니이다
1 My God, my God, why have you forsaken me? Why are you so far from saving me, so far from the words of my groaning?
3 Yet you are enthroned as the Holy One; you are the praise of Israel.
누군가에게 버림받았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가? 평온한 일상 중에 이런 감정을 경험하는 일은 드물다. 그러나 도움이 절실한 시기에, 믿었던 사람들이 등을 돌릴 때나 사랑하는 사람들이 거절할 때 우리는 버림받은 느낌을 받는다.
시편 기자는 극심한 고난 중에 도움의 손길이 전혀 없는 상황 속에서 하나님이 자신을 버렸다며 애통해 한다. 위기 속에 홀로 남겨진 자신의 처지를 보며 버림받았다고 한탄한다. 이런 배신감, 거절감, 상실감, 그리고 허탈감은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그러나 기자는 자신의 감정을 분명히 호소하면서도, 하나님과의 관계의 선을 지키고 있다. 감정이 격해지면 선을 넘기 마련이다. 하지만 기자는 이를 자제하고 있다. 그는 감정으로 하나님의 행동을 해석하고 있지만, 성품까지 재해석하진 않는다.
여전히 고난의 폭풍과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머물고 있지만, 하나님은 변함없이 거룩하시고 신실하시며 살아계신다는 것을 인정하고 고백한다(3절). 마음은 하나님이 버렸다고 속삭이지만, 믿음은 하나님이 나와 끝까지 함께하신다고 외친다.
이 시편은 우리에게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를 상기시켜 준다. 예수님은 십자가의 잔을 옮겨달라고 간구했으나 침묵으로 일관하신 하나님 아버지께 이 시편을 빌어 그 마음을 다음과 같이 토로하셨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그러나 그것이 그의 마지막 말은 아니었다. 그의 마지막 말은, 자신의 영혼을 하나님께 부탁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그의 십자가에는 버림받았다는 애통한 마음과 자신을 받아 주실 것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모두 걸려있다.
마음보다 중요한 것은 믿음이다.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하셨다. 마음에서 시작한 것을 믿음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영성이다. 이를 기억하여 마음을 살피고 직시하고 정직하게 고백하되, 주께서 모든 마음의 생각을 믿음의 확신으로 변화시켜 주시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