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서의 선교의 핵심은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을 통한 선교의 방향성이다. 그 증거로 창세기 3장 9절에서 아담과 하와가 범죄한 후에 하나님은 “네가 어디 있느냐?” 말씀하셨다. 그 이유는 하나님은 범죄한 아담과 하와에게서 자신을 숨기시거나 떠나시는 것이 아닌, 잃어버린 자들을 찾으시는 마음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1)
또한 창세기 3장 15절은 하나님의 징벌 안에 하나님의 언약이 들어 있음을 통해 회복의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2) George W. Peters는 일명 원복음(Protoevengelium)이라 불리는 창세기 3장 15절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첫째, “구원은 하나님의 사역이다 (Salvation is God-wrought).”
둘째, “구원은 사탄과 대적을 무너트린다 (Salvation will destroy Satan, the enemy).”
셋째, 구원은 온 인류에 영향을 끼친다 (Salvation will affect mankind as a whole).”
넷째, 구원은 인간의 후손으로 오시는 중재자에 의해 실현된다 (Salvation will come through a Mediator who in an organic way is related to mankind).”
다섯째, “구원은 구원자의 고난을 포함한다 (Salvation is bound up with the suffering of the Redeemer).”
여섯째, 구원은 타락의 역사 안에서 경험되어진다(Salvation will be experienced within history as the fall is a part of history).”3)
창세기 3장 15절의 핵심은 구원이며, 그 범위는 단순하게 이스라엘만을 향한 구원이 아닌 “원복음의 보편성”을 나타낸다.4) 보편성의 특징이 바로 하나님의 선교가 이스라엘 넘어 창조세계에까지 관계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모세오경 전체에 흐르는 선교의 방향성이다. 모세오경은 이스라엘의 역사만 관련되어 있다는 착각에 빠질 위험성이 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구약성경 속 새로운 패턴의 선교를 보여준다.
아브라함을 통한 이스라엘의 특수성의 시작이 선포되지만, 이 또한 인간인 아브라함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닌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에 집중해야 하며, 하나님은 다섯 번에 걸쳐 아브라함만이 아닌 이 땅의 모든 것에 “복(Blessing)”을 선포하고 계심을 바라보아야 한다.
George Peters는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하나님과 온 나라 사이의 중재자의 역할로 부르셨다고 이야기하며, Walter Kaiser는 복의 통로(the Channel)의 역할로 이야기한다.
모세 오경의 핵심인 출애굽 사건은 하나님의 해방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해방의 주체가 인간이 아닌 하나님이심을 보여주는 선교적 사건이다. 안승오와 박보경은 출애굽기 속에서 나타나는 하나님을 나타내는 선교가 출애굽기 19:4-6에 가장 잘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스라엘은 “거룩한 나라”로서 특수성을 나타냄과 동시에 “왕 같은 제사장”으로서 세상과 하나님과의 중재자의 역할을 함으로 이스라엘의 선교적 목적은 “이방 국가 속에서 여호와의 증인으로서의 존재”가 된다. 즉, 이스라엘의 특수성은 “봉사를 위한 하나님의 선택”이다. 5)
지면상 단순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이 형성되면서 나타나는 선교는 보편성을 지지하는 특수성으로서의 선교를 보여주고 있다. 다른 말로 대상이 닫혀있는 선교가 아닌, 열려있는 선교이다.
역사서에서는 어떻게 선교가 나타나고 있는가? Auther Grasser는 이스라엘 왕국시대가 선교와 깊은 관계가 있음을 그의 책 제목, “하나님의 왕국을 선포하다: 성경 속 하나님의 선교 이야기 (Announcing the Kingdom: The story of God’s Mission in The Bible)”로서 잘 나타내고 있다.
이번 부분에서는 이스라엘의 왕국시대 속에서 나타나는 선교의 의미를 살펴보려 한다. 이 시대의 선교는 크게 두 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계약백성 다른 말로 표현하면 특수성을 가진 백성으로서 거룩한 삶을 지향하는 하나님의 선교가 있고, 다른 하나는 이스라엘의 영역을 넘어 하나님의 주권을 선포하는 선교적 삶을 지향하는 보편적 하나님의 선교가 있다.
이스라엘의 역사는 “적대주의 모티프(Motif of Antagonism)”으로 특수성만을 강조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으나, 이스라엘의 특수성은 오히려 온 땅에 하나님의 주권을 선포하는 보편적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6)이스라엘을 통한 보편적 구원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본문들은 기도와 관련되어 있다.
솔로몬의 성전 기도, 한나의 기도와 히스기야의 기도이다. George W. Peters는 열왕기상 8장에 나오는 솔로몬의 기도에 집중한다. 그 이유는 솔로몬의 기도는 이방인들이 그곳에 와서 기도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사무엘상 2장에 나오는 한나의 기도 속에서도 하나님이 온 땅을 다스리고 계심이 나타나고 있으며, 열왕기하 19장에 나오는 히스기야의 기도에서도 온 땅을 통치하심으로 이스라엘만을 위한 하나님이 아닌, 온 세상을 위한 보편적 하나님이심이 선포되고 있다.7)
그렇기에 역사서 속에서 나타나는 선교의 사상은 오경에서부터 이어지는 보편성을 지지하는 특수성의 선교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모세오경과 역사서에서 나오는 선교는 특수성 속에 보편성이 있는 선교이다. 단순하게 이스라엘만을 위한 이야기로 판단되며 그 안에는 선교가 없다고 오해될 수 있으나, 구약성경의 시작은 이스라엘을 넘어 하나님의 보편적 다스림에 기초한다. 하나님의 선교는 온 세상을 향하고 있다.
다음 시간에는 예언서와 시가서에서 나오는 선교를 살펴볼 예정이다.
각주 1)Encountering Theology of Mission, 6. 2)Ibid. 3)George W. Peters, A Biblical theology of Missions, Chpater 3. 4)Ibid. 5)Ibid., 29-30. 6)현대선교학 개론, 34.”7)현대선교학 개론, 3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