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해리의 봄 날은 간다- 전시회

해리 김 작가 작품

한인 3인 3색 전시회

지난 9월 24일 월요일부터 10월 7일 금요일 오전 9시 30분-오후 4시, 토요일 및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2시까지 한인 3인 3색 전시회가 오클랜드 마이랑이 베이 아트센터(20 Hastings R. Mairangi Bay, Auckland 문의: 09)478 2237)에서 열린다.

해리 김의 <봄 날은 간다> 목각과 손윤기 서양화, 죠이 구의 민화와 수묵 채색화 작품이 3인 3색 전시회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해리 김 작가 작품
손윤기 작가 작품
죠이 구 작가 작품

해리 김 ‘봄 날은 간다’ 부르던 어머니 기억하며 만들어

오는 10월 7일 금요일 오전 9시 30분-오후 4시까지 해리의 <봄 날은 간다> 전시회를 오클랜드 마이랑이 베이 아트 센터에서 갖는다.

이번 전시회를 여는 해리 김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디자인 회사를 운영했다. <어린 왕자>를 좋아하는 해리는 어머니를 ‘영원히’ 잊지 않기 위한 노력으로 작업을 해오고 있다.

“다시 여기에 그의 모습을 재현하는 것은 영원히 그를 잊지 않기 위한 나의 노력이야. 친구를 잊는다는 것은 무엇보다 슬픈 일이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중에서

<봄 날은 간다> 목각 작품을 전시한 해리 김과 마리 김 부부 작가

해리의 봄 날은 간다
그는 <봄 날은 간다> 작품집(2022 간행) 들어가는 말에 “내가 태어나고 어린시절을 보낸 1950, 1960대 우리나라는 한국전쟁(1950년 6월 25일-1953년 7월 27일)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모든 것이 부족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자리가 없어 노점이며, 행상, 품팔이로 하루하루를 연명했고, 일본 식민지시대와 한국전쟁을 겪으신 우리의 부모님들은 그 힘든 세월을 오직 가족의 안위를 위해 온몸으로 살아 내셔야 했습니다. 나의 아버지께서는 우리나라를 바로 세우셔야 한다며 다니시던 관직을 그만 두시고 국회의원에 여러 번 출마하셨고 단 한 번의 성공도 이루지 못하셨습니다. 한번 낙선하실 때마다 우리의 세 끼는 두 끼로, 두 끼는 한 끼로 줄어들었습니다. 집도 점점 작아지고 변두리로 밀려나 버스도 닿지 않는 서울 끝자락 산중턱에 무허가 집을 짓고 살아야 했지요.”라고 자신의 어린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어머니는 고만고만한 육 남매와 어려운 살림을 고스란히 당신 몫으로 짊어지신 채 하루하루를 꾸려 가셔야 했습니다. 어머니는 삶이 너무 힘드실 때면 깊은 한숨과 함께 나지막하게 ‘봄 날은 간다’를 부르셨습니다. 그 끊어질 듯 이어지던 노랫소리는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드라마의 주제곡처럼 남아 있습니다.
나의 작업들은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기억하며 만들어진 것입니다. 어느새 나도 생전의 두 분만큼이나 나이가 들어 있습니다. 문득 되돌아보니 나의 가슴 한 켠엔 늘 그분들이 함께 하셨다는 것을 느낍니다. 끝으로 마음 속 깊은 곳에 침잠되어 있는 나의 내면의 어린아이를 꺼내어 작품화 할 수 있게 끊임없이 조언과 격려를 해주고 자칫 슬픔으로만 남았을 나의 조각에 색을 넣어주고 표정을 만들어준 나의 베프, 아내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합니다.”라고 적고 있다.

“평생 그리운 친구가 있습니다”
해리의 고등학교 친구인 조배근(한국, 애드원 제작이사)은 “그때는 정말 형제처럼 지냈습니다. 그때의 추억이 떠오르면 지금도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그리고 사회에 나가 서로의 일에 최선을 다해 살다, 제 친구는 운영하던 공간디자인 회사를 정리하고 뉴질랜드로 이민을 갔고, 거기서 본인의 또 다른 예술적인 열정을 불태워 나무조각으로 우리의 삶의 편린들을 재현하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의 거친 듯, 덜 다듬어진 듯한 모습이 마치 우리네 삶의 모습과 같아 더욱 정겹습니다.”라고 했다.

조이사는 “아직 열정이 살아있는 제 친구가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우리 부모와 우리가 살아온 이야기를 작품으로 남기는 것을 보면서 이 친구가 우리 문화의 전도사 역할을 잘 하고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더구나 조각을 통해 자신 안에 내재되어 있던 아픔을 아름다운 작품으로 만들어 가는 친구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옵니다.” 라고 하면서 건승을 기원했다.

과거를 비춰주는 거울이 되어
해리 김의 작품집에 추천서를 쓴 한일수 칼럼니스트는 “자기의 어린 시절, 청소년 시절을 겪으면서 내면에 침잠되어 있던 추억들을 섬세한 감성으로 표출해낸 목각예술 작품들을 감상해보면서 1960년-1980년대의 우리들의 자화상을 떠올려본다. 특히 중년이 되어 한국을 떠나 다른 문화권에서 이주해 살고 있는 이민자들에겐 아련한 고향의 추억들을 떠올리며 나태해지기 쉬운 이민 생활에서 새로운 활력소를 발견하고 있다. 그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작품을 창작해온 작가의 노고에 깊은 찬사를 보내며 이들 작품을 통해 많은 감상자들이 영감을 얻고 삶을 충전하는 기회로 삼기 바란다.”고 했다.

변경숙 오클랜드한인회 전 회장은 해리의 작품집 출간을 축하하면서 “작가의 작품세계에는 그 시절의 아련한 추억이면서 쓰라린 기억이 담겨있습니다. 작가는 어렸던 시절 자신에게 부러움과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던 모든 것들, 구멍가게, 만화방, 시장통의 구석구석까지 놓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장난감이던 마당에 자라는 잡초, 돌멩이, 하얀 눈, 초가지붕의 고드름까지 진짜처럼 되살려 놓았습니다.”라고 했다.

오는 10월 7일 금요일까지 전시회가 열리고 있으니 가족과 함께 또는 친구나 연인이 찾아가 부모 세대의 자화상과 더불어 추억을 공유하며 이민 생활에 새로운 활력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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