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반도의 통일을 이야기할 때 1990년에 이루어진 독일 통일이 실례로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 언뜻 보기에 같은 민족이 분단되어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이데올로기적인 대립 등이 비슷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독일과 한반도는 분단 이후 상당히 다른 형태의 체제로 존립되어 왔다. 그러기에 정치, 경제, 사회적인 차원에서의 통일을 이야기 할 때 괴리가 생긴다. 그러나 독일 개신교회를 보면 동서독 교회가 민족의 통일 과정에 적지 않은 공헌을 한 것을 볼 수 있다. 그 내용들을 보면서 우리의 남북한 통일에 개신교회들의 역할의 중요성이 대두되어진다고 할 것이다.
첫째, 세계 기독교단체를 활용한 남북한 교회의 지속적인 교통의 필요
독일 통일 전 동서독국가는 분단되었었지만 교회는 하나의 교회였다. 동서독의 교회는 같은 성서를 읽고 해석을 해왔다. 교인들은 똑 같은 찬송을 불렀다. 복음 선포와 신앙의 실천, 교회 생활이라는 분명한 기독교적인 여러 문화 양식이 분단 동안에도 시종일관 똑 같은 형태를 유지해 왔다.
동서독의 기독교와 교인들은 똑같이 민주적인 절차와 의회주의적인 규칙을 실천해 왔다. 동독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하는 회의, 자유, 비밀선거, 민주적인 토의, 대표를 통해서 기초를 결정하는 것을 훈련할 수 있는 사회적인 장소는 유일하게 교회뿐이었다.
1969년 동서독의 개신교 교회를 분리시키려는 동독 정권의 압력에 의해 ‘독일민주공화국 개신교연맹’이 조직되었지만, 이는 행정적인 처리를 통하여 이루어졌을 뿐 그 후에도 개신교교회는 공개적인 설교와 의회주의적인 총회회의를 통해서 내적인 민주주의를 실행했다. 뿐만 아니라 동서독교회는 물질적 교류를 활발히 하였다.
서독교회는 1년 예산의 40%를 동독교회에 지원했다. 이에 비하여 남북한의 교회는 국가단절과 동시에 교회 또한 단절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통일 전 동독교회에 대한 서독교회로부터 재정 지원이 없었더라면 동독교회는 존속 자체가 어려울 정도였다. 또 동독교회는 서독교회로부터 세계교회협의회를 통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동독 정권이 합리적인 사회주의의 명성을 잃지 않기 위해 동독교회 목사들이 세계교회협의회에서 일하는 것을 막지 않는 틈을 이용하여 동서독 목회자들은 서로 비교적 자유롭게 만날 수 있었다. 동독 목회자들은 다른 동독주민들과는 달리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비교적 쉽게 서독을 방문 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동서독 목회자들 사이에 상호협력을 위한 네트워크가 구축되었다.
독일과 한반도의 상황은 매우 다르다. 북한지역에는 동독교회와 같은 통일의 주도역할을 할 수 있는 교회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독일교회의 활동과 같은 세계기독교단체들을 통한 북한교회와의 접촉을 비롯하여 남북한 교회가 주관하는 남북한 주민의 사회문화 교류 활동을 하는 것이 독일통일의 전례를 볼 때 매우 중요한 방법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북한지역에 교회건축 활성화로 인한 다원화된 사회문화 형성
북한의 전 외교부 공사였던 태영호는 북한을 정상국가로 만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만일 우리가 북한에 교회당을 한 개라도 더 건설하고 기독교의 자유를 조금씩 허용해 나간다면 북한을 다원화된 사회로 만들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통일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대단히 쉽게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독일통일에 큰 주도력을 행한 것은 동서독교회이며 이중에서도 동독교회의 역할이 통일에 결정적이었다는 것은 국제 학자들이 결론짓고 있는 내용이다. 독일의 예가 남북한에서도 적용 될 수 있을 것인가? 북한공산 주체사상 정권의 꼭두각시인 북한의 교회가 동독교회와 같은 통일에 대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을 뒤엎는 적화통일 전략을 가진 북한이 1980년대 말, 한국에서 일어난 민주화 운동에 종교세력이 부상하자 종교 말살정책을 감추고 이들의 지지와 인도주의 지원을 받기 위해 봉수교회를 세웠다. 이처럼 북한은 한국(남한)의 기독교교회 중에서 북한의 정책에 동조하는 기독교교회 단체들만을 지지하고 있으며 이들과는 정책적으로 교류를 원하고 있다.
또한 현재 변화된 상황으로는 북한의 기독교 지도부에서는 한국의 보수 기독교교회 및 단체들과도 조금씩 접촉 및 교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북한교회 지도부의 정책적인 전략이지만 통일의 면에서 보면 한국교회의 북한선교에 대한 중요한 기회이자 접촉점 일 것이다.
한국의 기독교교회 및 단체들이 북한교회 지도부들과의 교류를 확대하며 북한지역에 교회를 점차적으로 세워나간다면 북한에 다원화된 사회문화가 형성되는 분위기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예를 들면, 국가에서 종교를 통제하지만 한편으로는 종교를 제한적으로 보장하는 삼자교회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은 현재 1억 명 이상의 기독교 신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2030년에는 3억의 기독교 인구로 증가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북한에는 종교의 자유가 중국처럼 시행된다면 순식간에 교회의 부흥이 올 것으로 판단된다. 태영호 공사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북한은 광복 이후 당시 20~25만 명의 기독교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 분명 이전 신자가 있을 것으로 봤다.
국가 보위부가 잠복하여 보니 일요일 예배 시간만 되면 교회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나이 든 사람들이 나타났고, 이들이 한두 명이 아니었다며, 그 중에서 몇 사람을 잡아 징계를 가하지 않는다고 하고 솔직히 말하라고 하니 ‘아직 하나님을 믿는다’고 시인했고, 봉수교회도 김일성이 지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계속 하나님께 기도하고 믿어서 하나님이 지어준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뿐이 아니었다. 봉수교회는 남한 적화통일에 종교단체를 이용하기 위해 설립됐지만 가짜 교인으로 투입된 북한 사람들이 변화되면서 북한 당국은 종교의 힘을 다시 한번 인식했다고 했다”.
셋째, 방송문화 매체 활용으로 인한 북한지역 사전 복음화
사회 문화적인 면에서의 방송매체 활용이 독일 통일과 소련 공산당정권 붕괴에 크게 기여한 사실은 매스컴을 통한 북한선교의 중요성을 제시해 주고 있어 라디오, 인터넷과 각종 대북 영상물 자료 등 여러 방안의 방송매체를 통한 간접선교를 제안하고자 한다.
독일은 1945년에 동서독으로 분단 된 후 27년이 지난 1972년부터 통일방송정책을 시행하였다. 당시 동독지역 보도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공영방송사 가운데 하나인 WDR의 von Bismarck 사장은 74년에 민족의식이 공영방송국의 통일 지향적 방송임무를 수행하는데 새로운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문제 제기를 통해 통일방송의 새로운 방향 설정을 제시하였다.
그에 따르면 분단이 고착화된 시점에서는 국민들의 의식 속에 존재하는 문화민족의식을 강조할 필요성이 있고, 이를 위해 독일민족의 역사와 역사의 공유성을 인식시키고 이것을 통일관련 프로그램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종전까지의 TV 프로그램에 분단 문제를 반영하는 것이 통일이라는 관점에서 이루어졌다면 이제 동독이 주권 국가로 인정된 다음부터는 문화민족이라는 개념을 부각시켜 최소한 양 국민의 이질감이 심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하나의 민족이 두 개의 독립 국가로 나누어진 분단 상황이 공영방송에게 부여하는 시대적 의무를 1945년 전까지의 독일의 공통된 역사를 독일 국민 각자의 의식 속에 살아 숨 쉬게 하고 양 국가에서 이러한 공통된 역사가 어떻게 다르게 해석되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지에 관한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데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von Bismarck의 통일 방송관은 90년 독일 통일 때까지 ARD 방송사의 통일방송 정책에서 일관되게 반영되어 왔다.
독일 정부의 방송에 대한 통제가 있었지만 지속적인 동서독의 방송통신 교류협력의 노력으로 인하여 1980년대에 이르러서 서독의 방송 프로그램이 동독의 케이블 망에 연결되어서 동독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시청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동서독의 통일문제와 정치,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뉴스에 대한 시청률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것으로 집계된 바가 있다.
통일 전 독일의 매스컴을 통한 상호협력 상황이 남북한의 현실에 그대로 적용되기는 힘들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여러 선교방송단체에서 방송매체를 통하여 힘겹게 간접적인 사역을 하고 있다.
극동방송과 아세아 방송은 오래 전부터 지속적으로 중국과 북한지역에 라디오 방송 선교를 함으로 인해 공산치하에서 억압받고 있는 많은 갈급한 영혼들이 복음을 듣고 어둠에서 생명의 빛을 비추고 있다.
현재, 북방선교 방송(TWR Korea)은 전세계 14개 송출소와 다양한 미디어 매체를 통해 230개 이상의 언어로 교회와 함께 복음을 전하는 국제적인 미디어 선교 단체로서, 방송 사역은 북한 지하교회의 세대교체에 따라 현재 지도자들이나 차세대 지도자들에게 라디오 방송을 통해 체계적인 성경공부와 신학교육,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이들에게 영의 양식을 공급함으로 바른 신앙을 유지 발전시키고 통일 후 북한 복음화의 일꾼으로 양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