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첫째 주 찬송/33장(통12장) 영광스런 주를 보라
천사들과 함께 주님께 찬송하는 “왕의 왕, 주의 주”
거리를 지나다가 이름난 커피전문점에서 아기천사를 만났습니다. 두 팔을 겹치고 그 위에 턱을 얹고 있는 모습이 어디선가 본 듯한 낯익은 모습입니다.
한참 후에야 생각이 났는데요, 독일 드레스덴 구 거장 미술관에 소장된 라파엘의 ‘시스틴 마돈나’ 그림의 일부분이었습니다.
천상의 커튼이 열리며 구름 가운데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 마리아가 서있고, 교황 성 식스투스 2세와 성녀 바르바가 양옆에서 지상을 가리키는 가운데 맨 아래에서 그 모습을 구경하고 있는 바로 그 예쁜 날개 달린 아기천사였지요.
거의 모든 예배 찬송에 등장하는 천사의 존재는 성경에도 273회(구약 108회, 신약 165회)나 등장한다고 합니다. 천사들 중에서도 계급이 있어 천사장급이 있는가 하면 정사, 권세, 능력, 주관, 보좌 등의 계급도 있습니다(에베소서 1;21, 골로새서 1;16).
가브리엘이나 미카엘처럼 이름이 있는 천사가 있는가 하면 흔히 그림에서 보듯 그룹(Cherub과 스랍(Seraph)처럼 날개 달린 천사가 있습니다. 그런데 예배와 관련하여 하나님의 임재 때엔 이 천사들이 나타나곤 하지요(이사야 6;1-4).
“웃시아 왕이 죽던 해에 내가 본즉 주께서 높이 들린 보좌에 앉으셨는데 그의 옷자락은 성전에 가득하였고 스랍들이 모시고 섰는데 각기 여섯 날개가 있어 그 둘로는 자기의 얼굴을 가리었고 그 둘로는 자기의 발을 가리었고 그 둘로는 날며 서로 불러 이르되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만군의 여호와여 그의 영광이 온 땅에 충만 하도다 하더라 이같이 화답하는 자의 소리로 말미암아 문지방의 터가 요동하며 성전에 연기가 충만한지라.”(이사야 6;1-4)
찬송 시 ‘영광스런 주를 보라’는 아일랜드의 토머스 켈리(Thomas Kelly, 1769-1855) 목사가 요한계시록 7;9-15에 근거하여 ‘재림’이란 제목으로 지었습니다.
1809년은 이 시를 처음 실은 ‘찬송 시집’(Hymns on Various Passages of Scripture)의 출판 연도입니다. 켈리 목사는 영향력 있는 설교가로 유명한데요, 복음적인 설교 때문에 영국 국교회를 떠나게 되어 독립교회 목사로 일했습니다.
그는 765편의 찬송 시를 남겼고, 우리 찬송가에 ‘찬송하는 소리 있어’(19장), ‘구세주를 아는 이들’(26장), ‘사망을 이긴 주’(172장) 등 4편이 실려 있습니다.
곡명 CROWN HIM은 죠지 스테빈스(George Coles Stebbins, 1846-1945)가 작곡하였습니다. 미국 태생으로 유명한 부흥사인 펜테코스트(G.F. Pentecost) 목사와 무디(D.L.Moody)의 찬송 인도자를 지낸 복음찬송 작곡가입니다.
그의 찬송은 멜로디가 아름다워 우리 찬송가에 9장이나 실려 있지요. ‘주 예수 내가 알기 전’(90장). ‘저 멀리 푸른 언덕에’(146장), ‘고통의 멍에 벗으려고’(272장), ‘영광을 받으신 만유의 주여’(331장), ‘너 성결키 위해’(420장),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425장), ‘자비한 주께서 부르시네’(531장), ‘후일에 생명 그칠 때’(608장) 등입니다.
우리 찬송엔 후렴이 “왕의 왕이 되신 주께 면류관을 드리세”란 서술적인 가사로 되어 있지만, 원곡은 “왕관 드리세!”(Crown Him! Crown Him!)를 4회씩 연거푸 반복됩니다. 이어 “왕의 왕, 또 주의 주”(King of kings, and Lord of lords.)를 반복하여 헨델의 ‘할렐루야’를 연상케 합니다.
Crown Him! crown Him! Crown Him! crown Him!
King of kings, and Lord of lords.
4월 둘째 주 찬송/504장(통266장) 주님의 명령 전할 사자여
주님의 길 곧게 닦아라. “때가 차매” 주님 이루신다
기원 전 4세기. 로마제국의 집정관 카에쿠스(Appius Claudius Caecus)는 ‘아피아의 길’(Via Appia)로 로마제국 전역을 거미줄같이 연결하여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업적을 세웠습니다. 알렉산더 대왕은 원정으로 헬레니즘인 동 서방이 융합한 하나의 문화권으로 만들었고, 그리스어는 세계 공용어가 되었습니다.
이들의 네트워크와 글로벌화로 “때가 차매”(갈 4;4) 예수님이 오셨습니다. 주님의 제자들은 그들이 통일시킨 언어로 복음서와 편지를 쓰고, “곧게 닦”은 ‘로마의 길’을 달려 복음을 더더욱 멀리 “널리 전파” 하였습니다.
그뿐인가요. 15C 구텐베르크가 발명한 금속 인쇄술로 “때가 차매” 수없이 찍어낸 루터의 독일어 성경과 코랄로 개혁을 성공시킨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1446년,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공표한 한글도 “때가 차매” 하나님의 말씀이 되고, 찬송이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찬송 시 ‘주님의 명령 전할 사자여’(Heralds of Christ, who bear the King’s commands)는 미국 버지니아 주의 마리언(Marion)태생인 코펜헤이버(Laura Scherer Copenhaver, 1868-1940)가 지었습니다.
여류 찬송가 작가이며 마리언 대학에서 30년간 봉직한 영문학 교수입니다. 독실한 루터교 신자로서 ‘산간전도’와 ‘가정선교’를 주도하여 미국 연합 루터교회의 ‘가정 선교부’를 낳게 한 교육자이며 전도자입니다.
26세 때인 1894년 여름, ‘왕의 대로’(The King’s Highway)란 제목으로 지은 이 시는 거의 30년이나 지나 1923년에 출판된 찬송가(Hymns for the Living Age)에 실리면서 널리 퍼졌습니다.
곡명 NATIONAL HYMN은 미국 독립선언 100주년을 맞는 1876년, 로버츠(Daniel Crane Roberts, 1841-1907)가 지은 시 ‘하나님은 우리 선조의 주’(God of our fathers, whose almighty land)에 뉴욕 성 토마스(St,Thomas) 교회의 오르가니스트인 워렌(George William Warren, 1828-1892)이 붙인 곡입니다.
‘새 찬송가’(1972)에 실린 377장은 바로 이 로버츠의 애국 찬송가사입니다. 이 곡은 1892년 10월 8일 성 토마스 교회에서 초연되었고, 1894년 미국 성공회 찬송가(Protestant Episcopal Hymnal)에 처음 실렸습니다.
원래 이 곡은 트럼펫이 “따아안 따다다 딴딴딴딴” 하는 두 마디 팡파르의 전주로 시작하고, 4째, 8째, 12째 마디에도 “따다다딴딴” 하는 트럼펫의 반주(bridge)가 곁들여 힘차게 고취시킵니다.
우리 찬송가엔 빠져있으나, 유니슨인 “그 소식 널리”도 ‘내림 사’(Gb) 코드의 변화화음(變化和音)으로 신비로움을 더합니다. 주님의 길은 언제나 이토록 환상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