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사람이 타고난 팔자(운명이라고 함께 사용함)는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한다.
어릴 적 고향마을에 살았던 친척 누나가 그랬다. 여학교 시절만 해도 주위 사람들로부터 선망의 대상이었다. 얼굴이 예쁘다. 마음씨가 곱다. 공부도 뛰어나게 잘한다. 노래, 글짓기, 웅변 등 팔방미인이었다.
가정에서는 맏이로서 밑으로 남동생 하나에 여동생 두 명으로 다복한 형제자매들이었다. 가정 형편도 중산층으로 이웃에게 베풀며 살았다. 집안 어른들의 주선으로 여학교를 졸업하고 일찍 결혼을 한다. 이웃 마을의 부유한 가정의 맏며느리가 된 것이다. 같은 또래의 친구들은 대학을 다닌다. 직장 생활을 한다. 세상을 휘젓고 다닐 때인데, 그녀는 어린 나이에 가정주부가 되었다. 1960년만 해도 발동기를 갖춘 고깃배는 비쌌다. 시댁은 이런 배를 여러 척을 갖춘 선단의 선주 가정이다.
열흘 붉은 꽃이 없다. 부자는 항상 부자가 아니다. 시아버지의 바람기(난봉질)와 아편 행각으로 가세가 기울기 시작한다. 남편마저도 자기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바깥으로 나돈다. 소원해진 남편과도 이혼을 하게 된다. 갑자기 불어닥친 불행에 그녀는 어찌할 줄을 모른다. 불행의 바다에서 허우적대던 그녀는 음주가무(飮酒歌舞)에 빠지고 자포자기한 인생길에 자신을 던져 버린다. 청년이 되어서 방문했던 고향에서 들은 풍문이다. 어느 날 술에 잔뜩 취한 그녀는 장마로 불어난 강물에 스스로 몸을 던졌다고 한다. 이때 그녀의 나이는 서른 다섯이었다.
트로트 가수 김연자를 제5의 가수 인생 전성기를 열어준 ‘아모르 파티’라는 노래가 있다. 필자도 노래제목의 확실한 뜻을 모른 채로 그냥 흥얼거려 왔다. Amour Party가 아니라 Amour Fati이다. Fati는 라틴어에서 온 영어 단어 Fate와 연관 된다. Love your fate(네 운명을 사랑하라)는 방탕하게 즐기며 살라는 뜻이 아니다. 불리한 운명 앞에서도
그것을 헤쳐 나가려는 자신의 당당한 상황을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자신의 결정으로 인해 벌어지는 그 결과가 좋던지 나쁘든지 간에 그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랑하라는 것이다.
트로트 곡인 아모르 파티는 어느 날 운명처럼 김연자에게로 온다. 그리고 그녀를 운명처럼 신데렐라로 만들어 준다. 2013년에 불러서 반응이 별로였던 노래였다. 방송국 PD의 요청으로 2016년 7월 KBS 열린 음악회에서 불렀다. 이듬해인 2017년에 대박이 난 것이다. 대중가요계에서 이 현상을 역주행이라고 한다. 주행은 자동차가 앞으로 곧장 달려가는 것이다. 역주행은 반대로 달려 온다. 역주행의 사고는 주행 때보다도 그 피해가 엄청나다고 한다.
김연자 가수는 8비트 트로트를 주로 부른다고 한다. 아모르 파티는 16비트 트로트로서 리듬이 빠르고 박자를 맞추고 감정을 잡고 부르기가 어렵다고 한다. 노래가 주인을 만났다. 16비트 리듬과 본인의 8비트 리듬은 묘한 균형을 잡으며 듣는 이들을 노래에 빠지게 한다. 마이크를 멀리 떨어트리는 퍼포먼스와 망토를 잡고 도는 안무는 보고 듣는 이들에게 떼창을 하게 한다. 어깨를 흔들면서 춤파티에 몰입하게 한다.
산다는 게 다 그런 거지/ 누구나 빈손으로 와/ 소설 같은 한 편의 얘기들을/ 세상에 뿌리며 살지/ 자신에게 실망하지 마/ 모든 걸 잘 할 순 없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면 돼/ 인생은 지금이야 아모르 파티/
노래를 음미하면 뭔가 냄새가 난다. 철학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아모르 파티,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 이 말은 인간이 가져야 할 삶의 태도를 가리키는 말이다. ‘운명애(運命愛)’라고도 한다.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의 ‘운명관(運命觀)’을 나타내는 학술 용어이다.
살다 보면 만족스럽지 않은 날들이 많다. 고난과 어려움이 많다. 코비드-19 락다운으로 암울한 날들이 안개처럼 내려온다. 내일을 예측할 수 없다. 이러한 때에 인간들은 두 가지의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수동적인 삶과 적극적인 삶이 있다. 아모르 파티는 부정적인 것을 긍정적인 것으로 가치 전환을 한다.
월드사랑에서는 2020년 1월부터 ‘5메콩 어린이후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메콩강 유역의 5개 국인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의 어린이들을 매년 선발하여 학용품과 잡비를 지원해 준다.
2020년 1월에 12명 어린이를 돕기를 시작했던 캄보디아는 2021년 2년 차에는 60여 명을 돕게 되었다. 2021년 1월에 12명으로 시작했던 미얀마, 야다나판킨 고아원 어린이 돕기는 전쟁과 국가적인 재난으로 14명 돕기로 마치게 된다.
2022년 1월, 3년 차 사역은 태국 북부(미얀마 접경지역, 치앙마이, 치앙라이, 메홍손도) 소수 부족(라후, 리수, 아카, 몽족) 어린이와 청소년을 돕게 된다. 자신이 태어난 곳과 삶을 마치도 운명인 양 체념하며 살 수도 있다. 이 지역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이 사역을 통하여 던져 주는 메시지가 있다.
‘아모르 파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