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리스트의 교향곡

교향시라는 새로운 음악 장르를 창시한 리스트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교향시에서 시도했던 방법을 고전적인 교향곡에도 활용하려고 했습니다. 이런 시도 아래 그가 작곡한 두 개의 교향곡이 ‘파우스트 교향곡’과 ‘단테 교향곡’입니다.

이 두 개의 교향곡은 그때까지의 다른 교향곡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새로움이 있습니다. 그때까지의 고전적 교향곡이 사용하였던 발전과 확대의 수법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줄거리에 따라 사건을 묘사하는 보통의 표제음악의 방식을 취하지도 않았습니다.

오늘 들을 ‘파우스트 교향곡’은 3개의 악장과 종말 합창으로 되어있지만 이 악장들은 교향곡의 악장과는 달리 오히려 서로 관련된 3개의 교향시를 묶어놓은 연작 교향시와 같은 느낌이 드는 곡입니다. 3개의 악장에는 각각 ‘파우스트(Faust)’, ‘그레트헨(Gretchen)’, ‘메피스토펠레스(Mephistopheles)’라는 제목이 붙어있습니다.

이들은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의 세 주인공입니다. 리스트는 ‘파우스트’의 줄거리가 아니라 이 세 인물의 특성을 음악으로 묘사했기에 고전적인 동기의 발전이나 전개가 필요 없었던 것입니다.

프란츠 리스트하면 화려하고 전설적이었던 비르투오소(virtuso)의 피아니스트였던 그의 생애나 그가 남긴 피아노 작품들에 관심이 집중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는 피아노 음악 이외의 다른 음악 분야에서도 놀라운 업적을 남겼습니다. 특히 관현악 장르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올렸는데 그중에서도 ‘파우스트’ 교향곡은 그의 가장 걸출한 작품의 하나입니다.

‘파우스트 교향곡(Faust Symhony)’
1830년 12월 4일에 리스트는 베를리오즈(Hector Berlioz<1803~1869> 프랑스의 후기 낭만주의 작곡가)를 방문했습니다. 베를리오즈와 대화를 나누던 중 괴테의 ‘파우스트’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관심을 갖게 된 리스트는 곧장 제라르 드 네르발(Gerard de nerval)의 프랑스어 번역본으로 ‘파우스트’를 읽고 파우스트라는 인물에 빠져들었습니다.

아마도 리스트의 마음을 사로잡은 구절은 ‘파우스트’가 제자 바그너 앞에서 “내 가슴엔 아아 두 개의 영혼이 깃들어서, 하나가 다른 하나와 떨어지려 하네. 하나는 격렬한 애욕으로 현세에 매달려 관능적 쾌락을 추구하고 있고, 다른 하나는 단연히 속세를 떠나 높은 영의 세계로 오르려 하네”라고 토로한 고뇌의 구절이었을 것입니다.

리스트의 삶은 파우스트의 삶만큼 파란만장하였습니다. 신들린 듯한 피아노 연주로 청중을 사로잡은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이며 ‘교향시’라는 새로운 음악의 장르를 탄생시킨 혁명아였지만 그는 항시 자신의 삶 속에서 부족하다고 느끼는 무엇인가를 채우려 몸부림쳤습니다. 그렇기에 평생 여성 편력을 멈출 수 없었고 말년에는 사제로서 신(神)에게 모든 것을 의탁하려고 했습니다.

끊임없이 사랑과 예술을 향한 끝없는 열망을 불태웠던 리스트의 삶은 방대한 지식을 섭렵하고도 만족하지 못해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던 파우스트의 삶과 너무도 닮았습니다. 그런 리스트이기에 파우스트에게 이끌려 교향곡을 작곡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곡의 구성
파우스트 교향곡을 내용상으로 구분하면 처음에 파우스트의 ‘비탄’으로 시작해서 그레트헨의 ‘기도’로 이어지다가 ‘인간과 악마의 대결’을 거쳐 마지막에 나오는 ‘신비의 합창’을 통한 ‘구원’이라는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악장: 파우스트
1악장은 끊임없이 갈망하며 고뇌하는 지식인 파우스트를 그렸습니다. 세상의 모든 진리를 섭렵하고도 계속 갈증을 느끼는 노학자 파우스트는 더 많은 것을 알고 경험하기 위해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계약을 맺습니다.

그 뒤 악마의 힘을 빌어 시공을 초월하고 젊음을 되찾아 아름다운 여인들과 사랑을 나누는 파우스트의 모습을 그린 악장입니다. 리스트는 이 악장에서 5개의 주제로 파우스트의 모습을 묘사했습니다.

제1주제는 세상의 신비한 수수께끼를 알아내려는 파우스트의 몸부림을 보여주듯 비올라와 첼로가 연주하는 음산한 선율로 시작됩니다. 이윽고 오보에와 클라리넷이 제시하는 제2주제는 높고 큰 것을 동경하는 파우스트의 마음입니다. 흔히 ‘동경의 주제’로 불립니다.

이어서 바이올린 파트가 연주하는 제3주제의 빠르고 정열적인 선율은 파우스트의 야심과 투쟁심을 부각시킵니다. 그러다가 오보에와 클라리넷이 소리 높여 연주하는 제4주제는 파우스트의 고뇌를 묘사합니다.

욕망과 도전에는 성취의 희열도 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고뇌가 일기 마련입니다. 마지막으로 호른과 트럼펫이 호쾌하게 제5주제를 연주합니다. 파우스트의 영웅적인 포부와 굳은 의지를 그려냅니다.

2악장: 그레트헨
순수함의 극치라고 할 수 있는 2악장은 리스트의 관현악곡 중 가장 수작으로 꼽힐 정도로 독창적이고 완성도 높은 작품입니다. 플루트와 클라리넷의 맑은 선율로 시작되는 사랑스런 서주에 이어 시작되는 제1부는 오보에와 비올라가 빚어내는 그레트헨의 주제가 그녀의 신선하고 순진한 자태를 그려냅니다.

이어서 클라리넷과 플루트가 스타카토로 흐르며 바이올린이 이에 응답하는데 이는 원작에서 그레트헨이 꽃잎을 따며 ‘그는 나를 사랑하는 것일까 아닐까’라고 속삭이는 장면을 묘사하는 것입니다. 계속되는 제2부는 그레트헨과 파우스트의 사랑의 이중창입니다. 감미로운 사랑과 뜨거운 열정이 번져 나오다가 시작되는 제3부는 파우스트에게 버림받는 그레트헨의 운명처럼 감미로우면서도 애틋합니다.

3악장: 메피스토펠레스
모든 것을 부정하지만 스스로는 아무것도 창조할 수 없는 메피스토펠레스의 면모를 풍자한 악장입니다. 원작 ‘파우스트’에서 남을 조롱하고 파괴할 줄만 알지 새로운 것은 만들 줄 모르는 메피스토펠레스처럼 3악장의 주제는 거의가 1악장에서 가져온 주제를 비틀고 변형시켰을 뿐입니다. 말하자면 리스트가 그리고자 하는 메피스토펠레스의 모습은 그의 꼬임에 빠져 타락한 파우스트의 모습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 악장은 악마의 흉악한 표정과 음흉한 조롱 그리고 난잡한 춤사위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리스트는 반음계를 극단적인 수준까지 사용했습니다. 여기 묘사된 메피스토펠레스의 모습은 또한 리스트 자신의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연주 불가능이란 판정을 받았던 그의 악마적인 피아노곡들이나 ‘사제복을 입은 메피스토펠레스’라는 그의 별명이 연상될 수밖에 없는 악장입니다.

종말의 합창-신비의 합창
원래 합창 없이 3악장 마지막에 그레트헨의 주제가 다시 나오며 코다로 끝났던 이 교향곡에 리스트는 1857년에 ‘신비의 합창’을 추가했습니다. 상황에 따라 연주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지만 ‘신비의 합창’이 빠진다면 파우스트의 구원 부분이 너무 빈약해지기에 오늘날엔 거의 합창이 있는 버전이 연주됩니다. 이 합창의 가사는 원작 ‘파우스트’의 대단원을 장식하는 ‘신비의 합창’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일체의 무상한 것은 한낱 비유에 불과하다. 완전치 못한 것들도 여기서는 실제 사건이 된다. 말할 수 없는 것도 여기서 이루어진다.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들을 이끌어 올린다.”

오르간 소리가 들려오면서 합창단이 ‘신비의 합창’을 노래하며 파우스트의 구원을 알립니다. 그러다 ‘영원히 여성적인 것(Das Ewigweibliche)’에서 테너 독창이 나와 점점 고조되다가 저음 악기가 나와 힘차게 진행되면서 곡이 마무리됩니다.

화요음악회에서는 Thomas Beecham이 지휘하는 Royal Philharmonic Orchestra의 연주로 감상했습니다.

이날 같이 본 하나님 말씀은 로마서 7장 23 ~25절입니다
“내 지체 속에서 한 다른 법이 내 마음의 법과 싸워 내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으로 나를 사로잡는 것을 보는 도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 그런즉 내 자신이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육신으로는 죄의 법을 섬기노라.”

리스트도 파우스트도 우리도 누구나 지체 속에는 두 개의 다른 법이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는 죄의 법에 빠질 수밖에 없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도움을 받아 우리는 하나님의 법을 따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죄의 법에서 빠져나오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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