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겨울맞이 노숙자들을 위한 선물 나눔

추운 겨울을 맞아 빈민촌에서 사는 사람들과 시티의 노숙자들을 위해서 손 장갑, 양말, 치약, 칫솔 등이 들어 있는 선물 팩을 준비했다. 7월 10일 진행되었었던 킹덤 페스티벌에서 참여해준 이들이 직접 포장하며 따뜻한 글귀도 써주어 준비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선물 팩에 들어갈 물품들은 여러 사람들의 후원으로 알차게 채울 수 있어서 감사한 부분이었다.

늦은 밤 시티에 있는 노숙자들에게 나눔을 하러 갈 때 멤버들과 저녁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노숙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면 좋을지에 대해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각자 배려하고자 하는 마음과 사랑으로 다가가고자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는 게 보여 감사하면서도 나 스스로 충분히 고민하지 않고 그 자리에 나왔음에 반성하게 되었다.

우리가 이 겨울 선물 팩을 만들어 나누는 이유는 이 선물을 받는 이들이 당신은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면 되지 않느냐는 말이 참 와 닿았다. 거리에 앉아 있는 하루 동안 마치 자신이 없는 유령인 것 마냥 무시하고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만 보다가 누군가 와서 이름을 물어 봐주고 챙겨준다면 어떨까라는 말도 다시금 내 마음을 돌아보게 하였다.

우리가 좋은 일이라 생각하며 나서서 하는 일들도 결국 깊은 곳에 사랑과 배려보단 양심적 충족과 자기만족이 있다면 그릇된 일임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날은 다른 봉사자들과도 함께 했었는데 10명이 넘는 청년들과 청소년도 섞여 있었다. 모두가 어떤 마음으로 나왔을지는 모르나 끝나고 났을 때는 어느 정도 심경의 변화가 있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도 조금 가지고 각 조로 나뉘어 길을 나섰다. 시티에 공사가 많이 진행되다 보니 지난 몇 년 동안 노숙자들이 많이 모여 있었던 구역들이 사라져버린 것을 보았다.

다들 어디로 갔을까 하며 시티를 헤매다 거리에 앉아 있는 노숙자 한 명을 발견하고 다가가 추운 날 괜찮은지 물어보며 선물 팩을 꺼내드렸다. 순간 바로 울음을 터뜨리며 몇 분간 울길래 그냥 같이 바닥에 앉아서 기다려보았다.

후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너무 추워서 손이 얼 것 같고 잘 곳은 마땅치 않아서 거리에 앉아있었는데 마침 우리가 내민 도움의 손길이 있었기에 다행이었다고 하였다. 시티에 노숙자들을 돌보아주는 단체들이 있을 텐데 거긴 찾아 가보았냐고 하자 그런 곳에 가면 싸우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젠 가기 싫다고 했다.

하루종일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에서도 다른 이들의 다툼으로 인해서 밀려 나온 정말 소외되었고, 어디 도움을 청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속해 있었다. 어찌 도와주고 싶어도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생각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일어나며 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으러 가보겠다고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떴다.

이날 끝나고 모든 봉사자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여서 각자 어땠는지 들어보는데 다들 마음 한 켠에 새로운 도전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시티를 다니다 무조건 마주치게 되는 노숙자들을 더 이상 지나치지 않고 직접 다가가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며 사랑을 실천할 수 있었던 경험이 앞으로 더욱 용기를 낼 수 있는 작은 발걸음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이들은 많다. 그들을 다 도울 수는 없지만 그래도 한두 명은 도울 수 있다. 그 한두 명을 도울 사람들이 모이면 그 도움의 손길이 닿는 이들의 수는 몇 배로 늘어난다.

겨울맞이 선물 팩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나누어주는 과정까지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100명 가까이 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기에 감사한다. 사랑하고자 하는 이들이 조금만 용기를 내서 나선다면 추운 겨울 노숙자 한 사람이 추위에 떨지 않아도 되고 밥 한 끼를 굶지 않아도 된다.

하나님께서 주신 사랑을 알게 된 이들이 함께 사랑하고자 고민하고 사랑하기를 포기하지 아니하며 실천하고자 노력하게 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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