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도와달라 할 수 있는 용기

한국인들은 도움이 필요하지만 도움을 먼저 구하는 건 꺼려 한다고들 한다. 정말일까 싶지만 마주쳐 온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누가 도움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당연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자존심이 허락하는 선까지만 도움을 받고 그 이상 받기엔 껄끄러운 게 사람들의 마음일 수도 있겠다.

그렇게 놓치는 도움의 손길들이 있을 것이고 정말 도움이 필요한데 미쳐 드러내지 못해 끙끙 앓아야 한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일 것이다.

2019년도에 아시안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지역 보건부와 정신건강 워크숍을 진행했었다.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참여해 주었고 또 강의를 해주었던 심리치료 의사들도 생각을 일깨워주는 시간을 준비해 주었었다.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이 있었고 그 아이들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지 잘 모르는 어른들도 있었다. 대게 많은 아시안 부모님들은 이러한 부분에 있어선 잘 얘기하지 않으려 한다고 들었다.

도와주고 싶더라도 정확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면 두려움이 더 커질 뿐이었고 그렇다면 묻어두는 게 상책이었을 수도 있는 상황들도 있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찾아내고 그들을 돕기 원하는 이들에게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알려주며 서로를 향한 인식개선이 일어나게끔 하는 것, 결국 양쪽 다 돕게 되는 일이다.

2021년도 뉴질랜드 3, 4차 록다운 동안 낮은 마음과 긴급 식료품 나눔을 진행했었다. 급작스러운 록다운이 터졌을 시에 당장 생계에 위협을 받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다.

당장 일을 못하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나라로부터 보조를 받을 수도 없는 비자 여건, 이러한 가정들은 한인들도 있었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알려주라고 정말 조심스레 손을 뻗었었고 정말 감사하게 30가구가 넘는 한인 가정들에 도움을 드릴 수 있었다. 여기서부터 시작되어 여러 교회의 협력과 함께 계속해서 식료품 나눔을 진행하게 되었다.

라누이 지역에 있는 빈민촌에서도 계속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찾아다닌다. 매주 음식 배급 시간에 맞춰서 나오는 분들도 있지만 이런 시간이 있는지 몰라서 못 나오는 분들, 거동이 불편해서 못 나오는 분들, 아니면 다른 사정이 있어 못 나오는 분들 등등 도움이 주어졌지만 받지 못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면 그분들을 찾아가는 게 우리가 할 일이다.

가서 옷이나 이불이 필요한지 여쭤보고 또 아이들은 있는지, 그 아이들이 입을 옷은 있는지, 먹을 음식은 있는지 등등 직접 가야 할 때도 있다. 도움이 있다고 알아서 오라는 것보다 어떻게 조심스럽게 존중과 배려를 담은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해 보는 바이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멀리 있지 않다. 다만 도움과 함께 배려와 존중이 깃들어 있어야 진실로 도움이 되는 도움의 손길이지 않을까 싶다. 옳은 방법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해 보고 있고 정말 도움이 되는 일들일까도 질문해보고 있다. 그리고 사실 누가 먼저 도움이 필요하다고 알려주지 않으면 도와주기 힘들기도 하다.

그래서 도움이 필요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안다면 알려주시길 부탁드리고 싶다. 그리고 도움을 주기 원하는 분들도 알려주면 감사할 것 같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 고민하는 각양각색의 생각들이 모이고 연결되면 훨씬 더 큰 움직임이 일어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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