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300회 기념 화요음악회 축하잔치

음악은 영혼의 양식’이 되고…‘정이정 처마 품에서 귀를 씻다’

지난 4월 27일 화요일 저녁 6시에 300회 기념 화요음악회가 김동찬 장로와 조윤희 권사의 집(3/150 Calliope Road, Stanley Point)에서 열렸다. 매주 화요일에 열리는 화요음악회는 작년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이 아니었더라면, 이미 300회를 열었을 것이다.

석운 김동찬 장로

그러나 지금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코로나바이러스 가운데 뉴질랜드가 레벨 1로 일상생활이 가능하여 300회 화요음악회가 열릴 수 있었다. 김 장로 부부가 외출을 마치고 돌아오니 꽃과 함께 ‘Music, Congratulations’이라고 쓴 케이크가 문 앞에 놓여 있었다.

300회 축하 잔치를 준비하는 시간에 한 아름의 꽃다발을 주고 간 모녀가 있었다. 기스본에 사는 김 장로의 대학 후배인 금이가 잠시 오클랜드에 일 때문에 왔다가 화요음악회 소식을 듣고 딸과 함께 방문해 주었다.

이종인 회원이‘사랑해’시작으로‘토요일 밤과 아침 이슬’로 이어지는 추억의 가요를 통기타로 연주하며 노래할 때 회원들의 박수와 함께 합창으로 이어져

저녁 6시에 회원들이 300회 화요음악회를 축하하려고 포트럭(potluck)을 준비해 왔다. 손수 담가온 감주와 더불어 맛있게 잔칫상을 차렸다. 가져온 음식을 서로 나누어 먹으며 정겨운 이야기 꽃이 도란도란 이어졌다.

‘음악은 영혼의 양식이다’
저녁 7시 30분 화요음악회는 한일수 박사가 축사로 시작했다. 한 박사는 손수 쓴 수필 ‘어느 눈먼 소녀를 위한 소나타’를 낭독해 주었다. 이어서 친필 붓글씨로 ‘음악은 영혼의 양식이다’를 족자에 써 선물했다.

여심은(필명) 시인(뉴질랜드 스콜라문학회 대표)이 자작 축시 ‘정이정 처마 품에서 귀를 씻다’를 직접 낭독해주었다. 여 시인은 한국의 공군사관학교 철학 교수로 있었는데, 그때 그곳에서 영어를 가르치다가 만난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김 장로가 말했다.

김 장로는 정이정(淨耳亭)은 고 박용구 선생의 세이정(洗耳亭)을 본떠 지은 화요음악회의 음악감상실 이름이라고 설명해주었다. 이어서 이종인 회원이 ‘사랑해’를 시작으로 ‘토요일 밤과 아침 이슬’로 이어지는 추억의 가요를 통기타로 연주하며 노래했다. 회원들의 박수와 함께 합창으로 이어졌다.

1960년 말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김 장로의 대학 선배인 요산(별명)은 ‘울어라 열풍아’를 비롯하여 세 곡의 트럼펫 연주를 해주었다. 또한, 40년 동안 Rock 음악에 빠져 살다가 이란 제목의 책을 출판한 최영무 작가는 준비해온 CD에 수록된 ‘The Love’라는 노래를 들려주었다.

300회 기념 케이크 나눔과 시와 노래로 축하
뉴질랜드 스콜라 문학회 ‘따뜻한 얼음(필명)’이 300회 기념 특별 케이크를 마련해 와, 김 장로와 조 권사 부부가 같이 자르고 촛불을 끄는 순서를 가졌다. 모두 환호하며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김 장로는 받은 사랑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동찬 장로와 조윤희 권사 부부

축하 케이크를 차와 더불어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이 이어졌다. 소설을 쓰는 이강산(별명)은 Amazing Grace와 Besame Mucho를 원어로 멋지게 부르더니, 한용운 시인의 ‘님의 침묵’과 조지훈 시인의 ‘승무’ 그리고 박목월 시인의 시를 암송했고 ‘Ave Maria’를 불러주었다.

사모인 Sunny(영어 이름)가 용기를 내어 은혜로운 복음성가를 불렀다. 영미는 좋아하는 애송시를 낭송했고, 끝으로 청준(별명)은 가을 노래를 했다.

화요음악회가 계속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바라
300회 화요음악회를 마무리하면서 김 장로는 “10년 전 화요음악회를 시작할 때 저희 부부가 오클랜드에 있는 한 화요일 저녁 저희 집은 열려 있을 것이라는 약속을 했다. 지금까지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 행복하다. 그러나 오늘의 300회가 있는 것은 저희 부부의 노력보다는 오히려 끊임없이 이 자리를 찾아주신 여러분의 덕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 모임을 사랑해주시고 성원해주셔서 화요음악회가 계속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서 김 장로는 “오늘 정말 많은 분이 와서 성황을 이루셔서 감사하다. 우리 모두 머리가 희끗희끗한 사람들이지만, 오늘 모여서 가슴을 털어놓고 노래를 하고 시를 낭송하고 음악을 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는 것이 너무 기쁘다. 우리 교민 사회에 이런 시간이 더 있었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이다. 그런 목적을 위해서 이 장소가 화요음악회 이외에도 더욱 쓰임을 받는 장소가 되었으면 정말 좋겠다. 보잘것없는 장소지만, 저는 이 장소를 언제나 여러분을 위해 활짝 열어놓겠다.”고 했다.

문화 공간으로 더 많이 쓰여질 수 있도록 준비
고전 음악을 듣는 LP의 바늘이 비싸 혼자 듣는 것보다 여럿이 같이 듣는 것이 더 낫겠다는 말을 주고받던 김 장로와 조 권사는 음악을 통해 하나님 말씀도 전할 수 있도록 집을 개방했다.

개방된 집에 찾아온 사람을 위해 기도해주고 큐티 모임에 초대하여 하나님 말씀을 나누다 보니 믿음이 생겨 교회에 출석하기도 했다. 회원끼리 서로 사돈이 되는 좋은 일도 있었다.

지난 300회 동안 한 번도 겹치지 않도록 기도하고 세심하게 음악회 주제와 연결된 성경 말씀을 나누었다고 김 장로는 지난 세월의 흔적을 되새겨봤다.

화요음악회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인 음악으로 들어 더 좋다고 한 회원이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은 음악 감상도 좋지만, 하나님 말씀에 더 자연스럽게 반응하게 된 것이 감사하다고 했다.

화요음악회는 지난 10년간 저녁 7시 30분에 모이다가 새롭게 5월 11일부터 오후 3시에 모이기로 했다. 정이정은 음악을 듣는 공간뿐만 아니라 7천여 권의 책이 있어 교민 사회의 문화 공간으로 더 많이 쓰여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화요음악회는 입장료가 없지만, 하나님 말씀을 듣는 마음이 입장료라고 여기면 된다. 매주 화요일 오후 3시에 열리는 음악회에 열린 마음과 열린 귀만 가져오면 누구나 환영이다.

300회 화요음악회 축시

정이정 처마 품에서 귀를 씻다

여심은(필명)
뉴질랜드 스콜라문학회 회원

큰 나무 아래 너른 그늘처럼
정이정(淨耳亭) 처마 품도 넓어
크다란 도시 삶에 지친 사람들
여기로 와 고전음악의 선율에 귀를 적시면
돌아가는 발걸음마다 흥겨움이

매주 화요일 열리는 작은 음악회
삼백 회 축하로 모이는 오늘
오백 회 천 회 면면히 이어져서
오클랜드 교민들의 쉼터가 되고
이끌어 주신 석운 선생님
뒤에서 힘을 보태신 평생의 반려자 소운 선생님
만수무강하소서

울창한 숲속 난초 향기처럼
그 청아한 울림 바람을 타고서
멀리멀리 퍼져라

짙어만 가는 가을
낙엽 쌓인 벤치엔 여전히
숙녀와 목마는 또 깊은 사색에 잠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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