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윤여정 배우의 성공

영화배우 윤여정 씨(만 74세)가 황금색 트로피를 손에 들고 활짝 웃고 있다. 4월 26일(한국시간)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리스 유니온 스테이션과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그녀는 당당히 섰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의 수상자이다. 아시아인으로는 두 번째, 한국인으로는 최초이다. 비 영어권 연기자로서는 여섯 번째의 연기 배우상이다.

한국 영화 사상 102년 만의 쾌거라고 한다. 전 세계의 영화사(映畵史)를 뒤흔든 최고의 순간, 역대 급 기록을 윤여정 씨가 작성한 것이다. 이번에 수상한 영화는 ‘미나리’이다. 그녀는 이 작품에서 ‘순자’역을 연기했다. 1980년대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 이민자 가족이 시골에서 농장을 만드는 이야기를 다루었다.

한국 영화 판에서는 알아준다는 배우이지만 그녀가 어떻게 세계 영화 판에 당당하게 명함을 내밀게 되었을까. 누가 길을 물었대요. ‘브로드웨이에 어떻게 가나요?’ 길을 물었는데 ‘연습하세요!’ 그랬대요. 연습이라는 건 정말 무시할 순 없어요. 아카데미 수상으로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은 거냐는 질문에는 이런 답을 내놨습니다. 최고의 순간인지는 모르겠어요. 아카데미가 최고는 아니잖아요?

윤 배우는 폐쇄와 차별, 경쟁으로 얼룩진 현 사회에 뼈 있는 조언도 한다. 너무 1등 ‘최고’ 그런 거 하잖아요. 그러지 말고 우리 다 ‘최중’ 되면 안 돼요? 그냥 같이? 같이 살면 색깔들을 합치면 더 아름다워집니다. 무지개도 일곱 색깔이 있잖아요.

그 동안 국민들의 뜨거운 기대 속에 남몰래 겪었던 마음고생도 털어놓았다. 여러분들께 보답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드려요. 제가 축구선수들의 심정을 알겠더라고요. 사람들이 너무 응원을 하니까 제가 나중에는 눈 실핏줄이 다 터졌어요. 너무 힘이 들어서.

격식을 깨는 소탈함과 재치 있는 입담은 매 인터뷰 때마다 빛난다. 손들 거 없어요. 내가 대통령도 아닌데 뭘 손을 들어요? 질문이 길어지면 노련하게 끊는다. 알았어요. 포인트를 알았어요. 지나치게 가벼운 질문에는 재치 있는 유머로 응수한다.

진행자의 물음이다. 브래드 피트가 시상을 했는데요. 브래드 피트 냄새가 어떻던가요? 그녀의 대답은 이렇다. 냄새는 안 맡았어요. 전 개가 아니거든요. 브래드 피트 씨, 결국 만나게 되는군요. 저희가 툴사에서 촬영할 때는 어디에 있었나요?(시상식장에서) 유럽 사람들은 저를 ‘유영’이나 ‘유정’이라고 부르더라고요. 오늘은 다 용서해 드리겠습니다.

윤 배우는 세계가 인정하는 명배우의 반열에 올랐다. 앞으로의 계획은 소박했다. 살던 대로 살 겁니다. 제가 오스카상을 탔다고 해서 윤여정이 김여정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남한테 민폐 끼치는 건 싫으니까 민폐가 되지 않을 때까지 이 일을 하다가 죽으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아카데미상에서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는다는 것이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윤 배우가 오스카상을 받은 이유를 영화 관계자들은 이렇게 요약을 한다.

첫째는 윤 배우의 연기가 굉장히 신선했다. 둘째는 미나리에서 연기한 캐릭터가 재치 있었다. 셋째는 지금까지 윤배우의 연기생활은 시사점이 많은 역을 해왔다. 그녀의 자신에 대한 평가이다. 어렵게 연기 기회를 잡을 때마다 주연과 조연을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정말 먹고 살려고 했어요. 대본이 저한테는 성경 같았기 때문에 그냥 많이 노력했어요, 많이 노력해요.

배재대가 최근 올 신입생 1,99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이다. 새내기 대학생들은 삶의 성공 요인으로 ‘실력’을 최우선 과제로 여긴다. 설문 결과에 응답자(1,791명)의 31.7%가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첫째는’실력’을 꼽았다. 두 번째는 인간관계(23.9%),세 번째는 경제력(17.5%), 네 번째는 성격( 8.6%), 마지막은 학벌(8.3% ) 등의 순이었다.

싱글 맘이자 워킹 맘인 두 아들의 엄마인 그녀의 수상소감이다. 두 아들에게 감사한다. 아들들이 나더러 일하러 가라 했다. 아들의 잔소리 덕에 일했다. 사랑하는 아들들아, 이게(오스카 여우조연상)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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