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1.5세대의 고민: 수치심과 은혜

‘거룩’ ‘성결’ ‘구별됨’. 이 단어들을 들을 때 어떤 생각이 자연스럽게 드는가? 일상생활에서 잘 안 쓰는 단어인 만큼 많은 사람에게 좀 멀게 들릴 것이다.

종교적인 단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그리스도를 통해 그리스도인들이 거룩해진 사실은 믿지만 거룩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그분처럼 거룩 하라고 하신다(베드로전서 1: 16). 또 성결하게 사는 삶과 구별된 삶을 사는 것은 그리스도인을 그리스도인답게 해주는 것이다(요한일서 3:3). 예수님 또한 완벽하게 구별된 삶으로 우리에게 본을 보이셨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온전히 거룩한 삶을 이 땅에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보여주셨다.

하지만 가끔 너무 완벽한 것들은 우리를 통해 포기하게 한다. 주일학교 때부터 시작된 율법적인 성경 가르침들은 언젠가부터 많은 청년을 죄와 수치심 안에 살아가게 했다.

술과 담배, 그리고 방탕함에서 멀리하고 그런 사람들과 어울려서도 안 된다는 가르침은 구원의 교리보다 강단에서 더 강조된다. 그렇기 때문에 중독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이번 세대는 숨는다.

교회와 밖에서의 이중생활은 교회 안에서는 묘한 수치심과 교회 밖에서 묘한 자유의 쾌락을 만끽하게 한다. 그래서 하나님 앞에서는 당당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없는 추악한 내 모습을 안에 품고 산다. 하나님의 용서하심과 은혜의 교리가 율법주의 교리에 잡아먹힌 것이다.

틀림이 아닌 다름
여기서 우리는 거룩하게 사는 것이 정말 어떤 의미인지 알아봐야 한다. 만약 절제된 삶을 사는 것이 거룩의 전부라면 우리는 수도승이 되는 것이 하나님이 제일 기뻐하시는 삶이 아닐까?

예수님은 사람을 회복하실 때 현상만 고치시는 것이 아닌 마음에 있는 원인까지 고치셨다. 못 보는 자를 보게 하시고, 중풍 병자를 걷게 하시고, 병자를 낫게 하신 예수님은 그들을 고치실 때 그들의 죄를 사하여주셨다. 그들의 현재 문제뿐만이 아닌 영생에 관한 문제들을 해결해 주신 것이다.

우리 교회의 거룩은 어디를 초점으로 두고 있을까? 과음하지 않고, 담배를 입에 대지 않는 것이 우리 다음 세대에 가르치는 구별됨의 전부라면 우리의 신앙을 다시 돌아봐야 할 것이다.

세상과 다름은 우리의 가치에서 나타나야 한다. 남을 위해 희생하는 삶, 남을 나보다 크게 생각하는 삶,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으로 나를 돌보지 않고 이웃을 섬기는 마음이야말로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거룩의 진짜 의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죄는 미워하되 죄인을 미워하지 말라는 이야기처럼 우리는 엇나간 행동을 보고 판단할 것이 아닌 그것을 다름으로 인정하고 사랑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문화가 교회에 생길 때 우리는 비로소 서로 숨김없는 공동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교회 안에 있는 체면 문화는 서로가 서로에게 정직하지 못하게 하고 혼자 끙끙 앓는 수치심으로 남게 된다. 마치 나쁜 짓을 하고 부모님께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밖에서 죄가 없이 완벽해 보이는 교회보다 너와 나의 고질적인 죄를 하나님께서 우리를 용서하신 것처럼 같이 품어주고 나아가는 교회가 하나님의 나라와 더 가깝다고 믿는다.

믿음의 깊이와 상관없이 나와 교제했던 많은 청년이 교회 와서 이야기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교회 밖에서 다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한다.

언제부터 교회가 의인을 위한 공동체가 되었는가? 언제부터 바리새인들처럼 사람들을 판단하는 공동체가 되었을까?

죄가 없으셨던 예수님도 죄인들과 식사를 하셨는데 우리는 얼마나 다른 사람의 다름으로 인해 틀렸다고 사랑하지 않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하나님이 아담과 이브의 부끄러움을 가죽옷으로 가려주셨듯이 우리도 서로의 허물을 가려주고 용서할 때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펼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의 온전한 용서와 사랑을 통해 우리 그대로 모습을 하나님께 보여드릴 수 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교회도 완벽해서가 아닌 서로에 대한 사랑과 이해가 넘쳐남으로 모든 것을 드러낼 수 있는 공동체가 되었으면 좋겠다. 진정한 공동체는 서로에게 숨기는 것이 없다.

수치심을 넘는 공동체를 위하여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번 주 교회에 가서 우리의 수치스러운 것들을 갑자기 다 늘어놓아야 하는 것인가? 그것이 핵심이 아니다. 결국은 우리의 공동체가 더욱 사랑하고 하나님의 은혜가 넘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서로를 진실하게 들어주고, 어떤 잘못이든 판단하지 않고 사랑해준다면 투명함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이다. 매주 같은 문제로 힘들어하는 지체에게 인내와 사랑, 그리고 진리로 끝없이 격려하고 권면하는 것 자체가 같은 좁은 길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나그네로 사는 방법이다.

이러한 지독한 사랑을 보고 세상은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알아갈 것이다. 사람의 완고한 마음을 여는 것은 결국 우리를 통해 보이는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지는 사랑이다.

세상에는 참 여러 가지 사람들이 있다. 잘 나가 보이는 사람, 바르게 사는 사람, 특이한 사람, 못된 사람, 재밌는 사람.. 하지만 모든 것은 주관적이고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영광에 똑같이 미치지 못하는 사람이란 것을 다시 기억해야 한다.

우리 교회가 어떤 사람의 습관이나 행동이나 일 처리나 성격 같은 것으로 판단하지 않고 보듬어주고 그 ‘길’을 같이 갔으면 좋겠다. 우리 교회가 하나님의 사랑이 넘치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부터 우리 교회를 하나님의 나라와 한걸음이라도 더 가깝게 만들어보자!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