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Bon Wave I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본죽’의 ‘본 월드 미션’은 ‘본아이에프(주)’에서 선교를 목적으로 파생한 선교 단체이다. 기도로 세운 기업이기에 선교에 대한 이사장님의 열정이 남다르다. 또한, 문화선교와 해외 사역에 대한 이해도도 각별하여 ‘본 웨이브’라는 타이틀로 해외 크리스천 케이팝 선교를 시작하셨다.

같은 비전을 품은 복음성가 가수 출신 목사님의 리드로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서의 크리스천 케이팝 선교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하지만, 목사님이 사임하게 되어 잠시 사역이 중단되었다.

해나리, 남성 그룹 ‘아이보이스’, 여성 그룹 ‘로즈엠’, 댄스 그룹 ‘소울 바이브’, 이렇게 네 팀의 아티스트와 선교사님, 조명, 영상, 음향 엔지니어, 코오디네이터,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의 스탭 총 20여 명이 한류열풍이 강하게 부는 나라를 공략해 문화선교를 나갔다.

인도네시아의 한류열풍은 실로 대단했다. 첫 회의 선교사역 이후 SNS를 통해 인도네시아 팬들이 아티스트들에게 다시 와달라고 끊임없이 요청했다. 그래서 내가 팀들을 다시 한 자리로 불러 모았다.

“한류열풍은 하나님이 우리 같은 문화 사역자에게 해외 선교를 위해 주신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겠지만, 해외 팬들이 매일 저에게 SNS를 통해 다시 와달라고 요청하고 있어요. 어떻게 해서든 비용을 마련해서 우리가 다시 저들을 찾아가 선교해야 하지 않을까요?” 라는 제의에 모두 동의를 했고, 기획안을 만들어 직접 본 월드 미션 이사장님을 찾아갔다.

“이사장님, 이 본 웨이브 사역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기회입니다! 저번 2회의 선교를 통해 수많은 영혼이 예수 그리스도께로 나아온 걸 보지 않으셨습니까? 이 한류열풍이 지나가기 전에 이 사역이 지속되어야 합니다. 저희가 직접 준비해 보겠습니다, 함께 해 주세요!”

“다시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기도해 보고 연락 드리겠습니다.”라는 이사장님의 대답 이후, 추진해 보라는 승낙을 받았다.

각 팀의 리더들이 수시로 모여 회의하고 계획을 세웠다. 로고를 만들고, 콘서트 컨셉을 잡으며 프로그램을 짰다. 전에 영적인 리더로 함께하신 김종국 선교사님께 연락을 드려 다시 도움을 청했다. 선교사님도 흔쾌히 이번에도 함께 하기로 하여 이전에 방문했던 교회들과 연결해 주셨다.

영어가 능숙한 내가 총대를 메고 인도네시아 측과 연락하며 하나부터 열까지 코오디네이팅 했다. 본 웨이브 리더 역할에, 총무 역할에, 포스터 및 기념품 판매용 티셔츠와 팔찌, 씨디 자켓 디자인까지 감당한 데다 국내 개인 사역 스케줄까지 소화해야 하니 몸이 열 개라도 부족했다.

하지만, 매주 전체 모임을 통한 영성 훈련과 예배 시간이 있었기에 내 영혼은 어느 때 보다 성령 충만했다. 그리고 다른 팀 리더들이 영상 제작 및 편집과 부수적인 업무를 분담해 맡아줘서 모두 한 마음으로 선교를 준비할 수 있었다.

최대한의 비용 절감을 위해 가장 저렴한 항공편으로 티케팅을 했는데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 출발 일주일 전 우리가 타고 갈 항공편이 결항했다는 것이다. 소식을 들은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이미 인도네시아 쪽에서는 콘서트 홍보도 다 하고 숙소와 국내선 비행기 편까지 다 준비해놨을 텐데, 우리가 못 가게 되면 어떡하지?’

멤버들의 스케줄과 인도네시아 측의 사정 때문에 출발 날짜를 변경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항공사 측은 항공료 전액을 환불해준다는 말밖에는 하지 않았고, 타 항공사 항공편을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우리 예정일에 출발하는 항공편은 없었다.

알아보는 내내 식은땀이 났고 1시간이 1년같이 느껴졌다. 머리가 하얘지면서 우리가 가는 날만을 학수고대하며 기다릴 12,000여 명의 팬들이 생각났다. 몇 달 동안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을 인도네시아 6개 도시의 교회 목사님 및 관계자들의 얼굴도 떠올랐다. 그리고 멤버들과 함께 기도하기 시작했다.

“이번 선교를 계획한 분도 하나님이시고, 이루시는 분도 하나님입니다. 주님의 뜻이 계신다면 우리를 이번 선교에 보내소서! 주님은 불가능한 게 없는 분임을 믿습니다!”

모든 걸 내려놓고 평안한 마음으로 기도했더니 며칠 뒤 국내 항공사에서 같은 날 출국하는 항공편이 같은 가격에 떴다, 할렐루야! 국내 항공사 비행기는 비싸서 타고 갈 생각도 못 했는데 결국 하나님이 더 좋은 비행기로 타고 가게 해 주셨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는 이슬람이 주를 이루는 나라라 선교 비자가 발급이 안 된다. 그래서 첫 회 때도 공연 비자를 받아 들어갔는데, 이번엔 테러로 인해 공연 비자도 막혀버린 것이다. 출국이 며칠 안 남은 상태에서 인도네시아 대사관에 새벽같이 가서 다른 경로로 들어갈 수 있는 비자도 알아봤지만 방법이 없었다.

인도네시아 측에 연락하여 기도 부탁을 하고 무작정 관광 비자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우리가 가져가는 악기와 조명, 음향기기 등이 세관에 걸려서 공연을 목적으로 입국하는 게 발각되면 우린 그 자리에서 한국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공항에 도착해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입국 심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심사 직원이 멀리서 나를 보며, “코리안 보컬? 코리안 보컬?”이라고 묻는 것 같았다. 처음엔 못 알아들어서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한참 후에 다시 “코리안 보컬? 코리안 보컬?”이라고 물어봐서 다가갔더니

“한국에서 온 공연팀입니까? 멤버 전원이 먼저 입국 심사받고 들어가세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처음에 나는 공연팀인 게 들통나서 입국을 거부당할까 봐 마음 졸이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자카르타 교회의 교인 한분이 공항 관계자여서 우리의 상황을 알고 속행으로 입국 가능한 비자를 발급해준 것이었다.

하나님이 그 교인분을 예비해 주셔서 우리 선교의 발걸음을 순조롭게 이끄셨다.

Exit mobile version